2017.10.22. 연중 제29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선교 사명

-얼마나 아름다운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삶은!-



오늘은 연중 제29주일이자 전교주일로 우리는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합니다. ‘2017년 제91차 교황 전교 담화문’이 참 시의적절한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그중 마음에 와닿은 일부를 인용합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교회입니다. 교회의 선교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시고 활동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맙시다. 


복음이란, 계속해서 자신을 내어 주시는 한 사람, 겸손하고 경건한 믿음으로 그분을 영접하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에 실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그분의 생명을 나누도록 초대하시는 한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 바로 한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이 선교사명의 궁극목표입니다.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아버지를 만납니다. 한 사람이신 그분 예수님을 만났고, 만나기위해, 또 그분을 끊임없이 만나야 살기에 이렇게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분을 만났기에 우리 삶과 운명은 결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단히 그분을 닮아 감으로 ‘참 나’가 되는 여정중의 인생이 되었습니다. ‘만일은’ 없지만, 만일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새삼 주님과의 만남이 얼마나 큰 은총의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교황님의 전교 주일 담화문 마지막 서명에서 교황님의 겸손을 감지할 수 있음이 또한 신선한 충격입니다.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말마디가 얼마나 소박한 느낌입니까? 새삼 겸손한 삶 자체가 선교임을 깨닫습니다.


어제의 영적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아랫집 수녀원의 ‘바오로 호스피스 센터’에서 사별가족을 위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참 아름다운 깊어가는 가을날, 아름다운 분위기에서의 미사였습니다. ‘환영합니다’라는 호스피스 센터 입구의 글자가 마치 하늘나라 천국 잔치에서의 주님의 환대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세상이, 이 미사가 이렇게 아름다우면 하늘나라는, 하늘나라 잔치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환대의 주님이십니다. 하늘나라 천국의 문 앞에도 분명 다음 글씨가 붙어 있을 것입니다.


“환영합니다!”


바로 파스카의 주님을 만났기에 이런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의 환시도 그대로 주님의 선물입니다. 한 사람 그분을 만났기에 이런 아름다운 비전입니다. 들어보십시오.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속에 걸어가자!”


이 얼마나 우리를 고무하는 아름다운 꿈이자 비전인지요! 그대로 오늘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모든 인류가 염원하는 평화의 비전입니다. 이사야의 비전은 바로 그분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이미 실현되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누구나 ‘평화의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주님을 만나 배워야 합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그분의 길은 바로 ‘평화의 길’입니다. 바로 주님의 산, 불암산에 있는 하느님의 집, 요셉수도원 성전에서 주님의 길, 평화의 길을 배우고자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평생학인平生學人’인 우리들입니다. 다음 바오로의 말씀도 그대로 공감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습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참 아름다운 사람이 복음선포자의 삶입니다. 선교사명을 묵묵히 한결같이 수행하는 자가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 집니다. 당대 예수님 제자들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마지막 당부 말씀이 참 절실합니다. 우리의 선교사명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파스카의 예수님 말씀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게 하여라.”


늘 염두에 둬야 할 우리의 선교 사명입니다. 말보다는 삶을 통해 보고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강요가 아닌 삶의 모범을 통해 저절로 주님께 귀의歸依할 수 있도록 선교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어 당신의 선교사로 파견하시며 참 좋은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주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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