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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 연중 제8주간 토요일                                                                             유다17,20ㄴ-25 마르11,27-33



악마의 덫에 걸리지 맙시다!

-회개, 겸손, 지혜, 자비-



예나 이제나 곳곳에 널려있는 악마의 덫이요 함정입니다. 얼마전 수도원 곳곳을 파헤치며 막심한 폐해를 줬던 멧돼지들이 덫에 걸린 모습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덫도 함정도 아닌 그 절충형태의 쇠로 된 울안에 갇힌 세 마리의 멧돼지였습니다. 


멧돼지는 막걸리 냄새를 좋아한다하여 수사님이 울안에 옥수수와 막걸리를 놓아두고 며칠간은 먹으며 들락날락하도록 했다가 마지막 날은 들어가는 순간 저절로 문을 닫히도록 장치했고 마침내 마지막 날 세 마리가 동시에 들어왔다가 생포된 것입니다. 나가려 아무리 몸부림, 발버둥쳤지만 도저히 탈출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마침 형제가 전송해준 울안에 갇힌 멧돼지 카톡 동영상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악마의 함정에 빠지거나 덫에 걸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요. 악마의 덫이나 함정을 없애기는 힘들고 여기에 걸려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있다.’는 어디선가 읽은 구절도 생각납니다. 악의 평범성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악은 디테일안에 숨겨져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평범성에 더하여 악마는 ‘무지, 편견, 타성, 충동’을 이용한다는 말도 생각납니다. 


전통적으로 동방영성에서 말하는 악마가 이용하기 좋은 여덟가지 악한 생각들인 탐식, 탐애(음욕), 탐욕, 분노, 슬픔, 나태, 허영, 교만도 생각납니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교부들은 악마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탐식에는 절제, 탐애(음욕)에는 정결, 탐욕에는 가난, 분노에는 온유, 슬픔에는 기쁨, 나태에는 열정, 허영에는 진실, 교만에는 겸손으로 대체하라 권합니다. 


바로 이것이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새삼 인간이 생래적으로 얼마나 악마의 유혹에 취약한 존재인지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평생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지만 결코 악마의 유혹에 빠진적은 없습니다. 공생애가 시작되기 직전 광야에서 사십주간 겪으셨던 악마의 유혹을 하느님 말씀으로 격퇴하신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오늘 악마의 공격은 노골적이나 외관상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악마는 무지에 눈먼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을 통해 예수님에게 질문의 덫을 던집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참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지만 예수님은 지혜롭게도 요한의 세례에 대한 질문으로 답하며 이들에게 역공逆攻을 폅니다. 이들은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왔다.’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고, ‘사람에게서 왔다.’하면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을 두려워한 이들은 예수님께 ‘모르겠소.’하고 대답합니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예수님의 언행이 답이니, 스스로 예수님의 언행에서 답을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실천적 천상 지혜입니다. 이런 삶의 지혜, 분별의 지혜가 참으로 필요한 시절입니다. 어떻게 이런 지혜의 선물을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유다 사도가 이에 대한 처방을 줍니다. 회개를 통한 겸손한 이들이 지켜야할,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1.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예고한 말을 기억하십시오.

2.성령안에서 기도하십시오.

3.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십시오.

4.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를 기다리십시오.

5.의심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십시오.


바로 이런 구체적 처방의 수행에 충실함이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지혜로운 처신이자 천상 지혜를 받는 길입니다. ‘기억-기도-정주-기다림-자비행’의 요소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회개로 겸손해져 이런 수행에 충실할 때 선사되는 실천적, 분별의 천상 지혜입니다. 


이런 최상의 노력의 수행과 더불어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입니다. 하느님의 은총만이 악마의 유혹에 대한 궁극의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주님의 기도중 마지막 대목이 간절할 수뿐이 없습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마태6,13).


저의 단 하나의 소원의 기도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엊그제 참 많이 걸었던 1박2일의 휴가중 확실히 자리잡은 소원의 기도입니다.


“주님! 주님의 집에 이르는 죽는 그날까지 ‘늘 주님과 함께’ 순례길을 걷는 것이 소원이오니 걸을 수 있는 건강한 다리를 주소서. 제 소원 이것 하나뿐이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악마의 유혹을 물리칠 은총과 지혜를 선사하십니다. 유다 사도의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우리가 넘어지지 않도록 지켜 주시고, 당신의 영광 앞에 흠 없는 사람으로 기쁘게 나서도록 해 주실 수 있는 분, 우리의 유일하신 구원자 하느님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광과 위엄과 권능과 권세가 창조 이전부터, 그리고 이제와 앞으로 영원히 있기를 빕니다. 아멘.”(야고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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