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26. 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탈출16,1-5.9-15 마태13,1-9



삶과 기도

-끊임없는 기도-



삶과 기도는 함께 갑니다. 사는만큼 기도하고 기도하는만큼 삽니다. 이번 피정 주제는 ‘수도생활과 기도’입니다. 수도생활은 기도의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도자는 기도에 있어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여 수도자는 하느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이라 일컫기도 합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진정 믿는 자라면 누구나 하느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의 씨뿌리는 사람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당신을 닮아 우리 모두 씨뿌리는 삶에 항구하라는 말씀입니다. 환경탓하지 말고, 환경에 좌절하지 말고,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한결같이 순탄대로의 삶은 없습니다. 대부분 직선인생이 아니라 굽이굽이 하느님의 은총이 점철된 사연 많은 곡선인생입니다. 산능선이나 강길이나 고목처럼 곡선인생이 실은 깊고 아름답습니다. 


살다보면 좋은 땅의 때도 있지만 길바닥 같은 땅의 때도 있고, 돌밭같은 땅의 때도 있고, 가시덤불같은 땅의 때도 있는 법입니다. 이런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씨뿌리는 삶에 항구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결과의 성과물이 아니라 과정의 충실성입니다. 부단히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과정에 충실히 노력하면서 비로소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삶의 목표입니다.


이런 매사 항구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하느님께로부터 옵니다.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할 때 우리는 매사 항구할 수 있습니다.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믿어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은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을 지니기 마련입니다. 사실 이렇게 항구하다 보면 실패인생인 듯 해도 결과는 성공적 인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배, 어떤 것은 예순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귀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마태13,8-9).


그러니 하느님의 눈으로 내 삶 전체를 보는 깊고 넓은 시야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실패인생같지만 전체를 보면 성공인생으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귀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아는 만큼 들리고 알아야 들립니다. 이 또한 명심할 말씀입니다.


삶과 기도는 함께 갑니다.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이고 기도가 없는 삶은 공허합니다. 이런 과정에 충실하고 항구한 초연한 삶을 떠받쳐 주는 것은 바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소통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신망애의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항구히 ‘씨뿌리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 믿음의 사람, 희망의 사람, 사랑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슨 씨를 뿌립니까? 우선적인 말씀의 씨앗과 더불어 희망의 씨앗, 사랑의 씨앗, 기쁨의 씨앗, 평화의 씨앗, 찬미의 씨앗, 감사의 씨앗, 온유의 씨앗, 겸손의 씨앗 등 온갖 하느님의 씨앗들을, 성령의 씨앗들을 뿌리는 것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마음밭 좋은 땅에 뿌려지는 주님의 이런 좋은 씨앗들입니다. 


이런 씨앗들을 뿌리는 이들이야말로 진정 기도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들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매력적인 사람들입니다. 바로 끊임없는 기도가 이런 내적변화로 이끕니다. 그러나 오늘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의 불평으로 믿음 부족을 드러냅니다.


옛 사막교부들은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서나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베네딕도 성인이 가장 싫어한 것은 투덜거리며 불평하는 제자들이었습니다. 진정 믿는 영적인 사람들은 요구하거나 피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삶은 짐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눈만 열리면 어디에나 가득한 하느님의 선물들입니다. 이에대한 자연발생적 응답이 찬미와 감사의 삶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이런 하느님의 선물들을 못 보았기에 옛 이집트 노예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때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마침내 자비하신 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하늘로부터 양식을 내려 주시어 이스라엘 백성들은 저녁 어스름에는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만나 양식을 배불리 먹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옛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었던 것보다 더 좋은, 당신 말씀과 성체의 하늘 양식으로 우리 모두를 충만케 하시어 참 행복한 축제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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