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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7.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창세23,1-4.19;24,1-8.62-67 마태9,9-13



하느님 감독의 삶의 무대

-배역과 역할-



요즘 제1독서 창세기를 대하면 거대한 하느님의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마치 삶의 무대에 등장하는 무수한 배역에 역할을 생각하게 됩니다. 누구든 연극에서 배역에 따른 역할이 있고 자기 역할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삶의 무대에서 퇴장합니다. 


총 감독인 하느님만이 영원히 삶의 무대, 역사의 무대에 관여하실뿐 나머지는 때가 되어 자기 역할이 끝나면 물러납니다. 영원히 무대에 남아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삶의 대하 드라마에 배역과 역할이 없는 무의미한 존재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어제 그 힘든 믿음의 시험을 통과한 아브라함의 배역과 역할도 서서히 끝나가는 느낌입니다.


사라가 천수를 누리고 127세에 세상을 떠남으로 그녀는 파란만장했던 삶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아브라함은 사라의 죽음을 애도하며 슬피웁니다. 아무도 세월을, 죽음을 피해갈자 없습니다. 아브라함 역시 자신의 퇴장의 때를 예감한 듯 후속 대책을 세웁니다. 


‘아브라함은 이제 늙고 나이가 무척 많았다. 주님께서는 모든 일마다 아브라함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창세24,1)


역사 무대의 영원한 주인이신 총감독인 하느님의 뜻을 알고 자기를 알기에 하느님의 축복속에 천수를 누린 아브라함입니다. 서서히 역사의 주인공 역할도 아브라함에게서 그의 아들 이사악으로 바뀝니다. 


창세기 23장에서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죽음에 이어 24장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과 레베카와 혼인이 뒤를 잇습니다. 이사악을 혼인시키기까지 자기 배역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아브라함입니다. 이어 25장에서 아브라함의 죽음인데 내일의 독서에서는 생략된 부분입니다. 


‘아브라함이 산 햇수는 175년이다. 아브라함은 장수를 누린 노인으로, 한껏 살다가 숨을 거두고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갔다. 아브라함이 죽은 뒤에 하느님께서는 그의 아들 이사악에게 복을 내리셨다.’(창세25,7-8.11ㄱ).


사람은 떠나도 하느님은 영원히 역사의 무대를 관할(管轄)하십니다.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앎으로 자기 배역을 훌륭히 끝내고 천수를 누리다가 역사의 무대에서 아름답게 퇴장한 아브라함입니다. 반면 역사의 무대, 삶의 무대에서 총감독인 하느님도 모르고 자기 배역과 역할도 모르기에 무의미하게 떠돌며 존재감 없이 살다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이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또 자기의 배역과 역할이 다 끝났는데도 퇴장하지 못하고 무대에서 얼쩡거리는 보기에도 추해보이는 모습들도 얼마나 많은지요. 정말 잘 살다가 잘 죽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나이 30에 죽어 70에 묻힌다.’ 가끔 인용하는 말입니다. 자기 배역에 따른 역할을 잊고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제대로 제 배역에 충실했다면 70에 죽어 70에 묻혔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살아있으나 실상 죽어있는 무의미한 삶을 사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여 우리의 성소가 중요합니다. 주님으로부터 역사의 무대, 삶의 무대에서 우리의 배역과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이요, 이를 자각할 때 주님이 불러가시는 날까지 제 성소에 최선을 다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무의미한 삶을 살다가 역사의 무대에 호출된 마태오의 성소이야기입니다.


“나를 따라라.”


주님의 부르심에 일어나 그분을 따라나선 세리 마태오입니다. 만일 주님께서 마태오를 부르시지 않았다면 그는 삶의 무대에서 주님도 모르고 자신도 모르는 참으로 무의미한 존재감 없는 자존감 약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마쳤을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어둠속 무의미한 삶에서 불러내시어 당신의 교회공동체에 합류시키심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주님 주신 고유의 배역과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만일 주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시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런지요. 얼마전 여유있게 노년을 즐기는 친지의 말탄 모습의 카톡사진의 화두같은 “인생은 놀다가는 것입니다.” 글귀도 생각납니다. 


불림받은 자에게는 결코 놀다가는 인생이 아닙니다. 끝까지 주님께서 주신 배역과 역할에 충실하는 삶입니다. 주님을 알고 나를 알아감으로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는 삶입니다. 우리가 잘나서 주님이 불러주신 것이 아니라 은총으로 불러주셨다는 자각이 더욱 주님 중심의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살게 하며 겸손히 성소에 충실하게 합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9,12ㄴ-13).


우리 성소자가 평생 배워 실천해야할 자비입니다. 우리가 잘 살아서 구원이 아니라 하느님 자비로 구원입니다. 사실 깊이 들여다보면 병자 아닌 사람, 죄인 아닌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최고의 명의名醫이시자 착한 목자牧者 주님은 우리 모두 병자요 죄인이기에 불러 주셨습니다. 


삶의 무대, 역사의 무대에서 겸손히 죽을때까지 제 배역과 역할에 충실하라고 불러주셨습니다. 정말 삶의 무대에서 제 배역과 역할의 성소를 안다면 되는대로 함부로 막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어 배역과 역할이 끝나면 무대에서 퇴장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삶에, 성소에 충실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매일의 삶의 무대에서 제 배역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자작 좌우명 애송시 마지막 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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