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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26. 부활 제2주간 수요일                                                                              사도5,17-26 요한3,16-21



파스카의 삶

-어둠에서 빛으로-



부단히 어둠에서 빛을 향한 삶이 파스카의 구원의 삶입니다. 죽음의 어둠에서 생명의 빛으로, 절망의 어둠에서 희망의 빛으로의 삶입니다. 독일의 시성詩聖이라 일컫는 괴테의 임종어는 “더욱 빛을!”을 이었다 합니다. 평생 빛을 찾아 낙관적 인생을 살아온 구도과정을 요약한 임종어입니다. 세상 모든 피조물이 태양을 향하듯 빛을 찾는 인간입니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하느님을 더 기다리는 우리 영혼들입니다. 하느님은 빛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란 말은 바로 빛을 찾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 역시 끊임없이 빛이신 하느님을 찾는 삶의 자세를 뜻합니다. 천국과 지옥은 삶의 태도에 좌우된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똑같은 삶의 자리에서 태양이신 하느님을 향해 빛의 삶을 살면 천국이고 태양이신 하느님을 등지고 어둠의 삶을 살면 지옥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끊임없이 어둠에서 빛이신 하느님을 향한 삶이 파스카의 삶이자 회개의 삶입니다. 며칠전 통화중 초등학교 시절, 옆집 친구의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1년동안 담낭암 말기 아내를 간병하는 참 어려운 처지의 친구입니다. 


“꽃병의 꽃이 날로 시들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정말 힘들다. 할 수 있는 것도,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지켜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으니 참 딱하다. 이젠 고생 끝나고 살만한데 죽음이다.”


물론 신앙과 인내로 잘 견디고 있지만 꽃병의 시들어 죽어가는 꽃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이 너무 절실해 지금도 그 기억이 너무 생생합니다. 하여 평소 빛이신 하느님을 향한 삶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어둠 속에서도 생명의 빛이신 주님을 향한 간절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아마 친구의 부인도, 친구도 절망과 죽음의 어둠 속에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생명과 희망의 빛이신 주님을 찾고 향하고 있으리란 생각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보면 그 의미를 더욱 확연히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 주셨습니다. 바로 온 세상에 태양 같은 빛의 선물이 바로 예수님이란 말씀입니다. 누구든 빛이신 주님을 믿고 바라볼 때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만일 태양이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대로 절망의 죽음일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을 온 세상의 태양으로 선물하셨다는 고백입니다. 하여 부활 성야 전례중 빛의 예식 중, 사제가 “그리스도 우리의 빛!”하고 세 번 외칠 때 마다 우리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했습니다.


빛이신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구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누구나에게 활짝 열린 구원의 문입니다. 구원과 심판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자초한 결과임을 깨닫습니다.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입니다. 


빛을 향하면서도 어둠을 향하는 역설적 존재가 바로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갑니다. 진정 구원을 찾는 자는 진리의 빛이신 주님을 향하기 마련입니다. 빛을 향해 살면 빛이신 주님께서 도와주십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결코 어둠이 빛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바로 오늘 1독서의 절망과 죽음의 어둔 공영감옥에 갇힌 사도들을 감쪽같이 구출한 것은 주님의 빛의 천사였습니다.


주님의 천사가 밤에 감옥문을 열고 사도들을 데리고 빛의 세상으로 나와 말합니다. “가거라,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모두 백성에게 전하여라.”, 참 감동적인 장면이요 말씀입니다.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를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무엇도 생명의 말씀을 가둘 수는 없습니다. 말씀의 빛은 바로 생명의 빛이자 주님의 빛입니다. 말씀의 빛이 생명의 빛이신 주님께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경비병들의 고백 역시 온갖 어둠의 권세에서 자유로워진 사도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저희가 보니 감옥 문은 굳게 잠겨 있고 간수가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어보니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참 놀랍고 당황스런 현실이나 얼마나 신나는 장면인지요. 그대로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이어지는 증언도 점입가경의 즐거움을 줍니다.


“여러분께서 감옥에 가두신 그 사람들이 지금 성전에 서서 백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죽음의 어둠을 넘어 생명의 빛을 살아가는 참 자유인들인 사도들입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주님의 빛이 되어 파스카의 구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파스카의 신비를 살아가게 합니다. 부단히 절망의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으로, 죽음의 어둠 속에서도 생명의 빛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도 그대로 구원의 기쁨을 노래합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시편34,8-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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