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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사도25,13ㄴ-21 요한21,15-19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를 따라라-


가톨릭교회의 양대 기둥과 같은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가 오늘 독서의 주인공입니다. 요한복음의 베드로, 사도행전의 바오로의 모습에서 서서히 죽음의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바 우리 믿는 이들의 죽음은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歸家입니다. 귀가준비에 늘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 것은 주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육신은 날로 쇠약해져도 영혼은 날로 강해져야 할 것입니다. 영혼을 강하게 하는 것은 주님 향한 사랑뿐입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만이 순교의 죽음, 선종의 죽음을 가능하게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베드로에게 나타나시어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이어지는 두 번의 물음 역시 대동소이합니다. 베드로의 세 번씩 부인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인 듯 세 번씩이나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십니다. 예수님은 그토록 베드로를 신뢰하고 사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주님 사랑에 앞서 우리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예수성심의 사랑을 깨달아 아는 것이 우선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우리 향한 예수성심의 사랑 역시 ‘깨달음의 발견’입니다. 주님의 그 많은 사랑을 받고 살면서도 까맣게 잊고 지내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베드로는 살아갈수록 예수성심의 사랑을 깊이 깨달았음이 분명합니다. 베드로보다 베드로를 잘 아시는 주님은 때가 되자 베드로의 순교의 죽음을 예감하신 듯 나타나시어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십니다. 6월 예수성심성월 둘째날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 모두를 향해 물으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성심성월에 화두처럼 던져지는 물음입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도 없습니다. 주님이야말로 우리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주님은 우리의 사랑 모두입니다. 우리 영혼의 영혼입니다. 살아있다 하여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할 때만이 진짜 살아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기쁨도, 평화도, 희망도 주님을 사랑할 때 주어지는, 발견되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역시 세 번씩이나 베드로의 대동소이한 진정성 넘치는 감동적인 응답입니다. 베드로의 주님 사랑이 얼마나 성장, 성숙됐는지 깨닫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진정한 내적성장과 성숙은 이런 사랑의 성장과 성숙임을 깨닫습니다. 과연 우리의 대답은 어떠하겠는지요? 이어지는 베드로에 대한 세 번의 당부 말씀도 대동소이합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이란 말마디가 은혜롭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 모두가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예수성심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누구의 양들도 아닌 주님의 양들, 주님의 소유라는 것입니다. 교회 목자들은 잠정적으로 주님의 양떼를 위탁받아 사목하는 것이니 주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양떼임을 한시도 잊어선 안될 것입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베드로와 목자들뿐 아니라 우리 믿는 이들 모두에게 주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양들인 형제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섬기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은 주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모든 사랑의 수행을 통해 공동체 형제들을, 궁극에는 주님을 섬기고 돌보는 우리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신 주님은 베드로의 순교의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죽음’은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순교 때 주로 사용한 말입니다. 


“나를 따라라.”


베드로를 향한 주님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주님의 양들인 형제들을 돌봄과 섬김으로 당신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피흘리는 순교만이 아니라,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일상의 평범한 순교적 삶에 항구할 때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가 겪는 수난이 예수님이 겪었던 경우와 흡사합니다. ‘펠릭스가 버려두고 간 수인이 하나 있는데’ 라는 표현에서 바오로의 가련한 처지가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예수님께서 헤로데 앞에 서셨듯이 바오로도 유다인 군주 아그리파스 앞에 섭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의 무죄를 선포하였듯이 로마의 장교이자 재판관인 페스투스 역시 바오로의 무죄를 선포합니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도 있듯이 바오로의 수난과정도 예수님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예수님은 바오로의 운명적 사랑이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길고도 지루한 재판을 통해서 바오로의 주님 사랑이 얼마나 깊고 항구한지 깨닫습니다. 정말 주님 사랑에 있어서 쌍벽을 이루는 가톨릭교회의 양대 기둥 베드로와 바오로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성심의 사랑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어 당신을 항구히 사랑으로 섬기며 따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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