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30. 사순 제4주간 목요일                                                                               탈출32,7-14 요한5,31-47



누가 좋은 지도자인가?

-기도하는 사람, 겸손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 섬기는 사람, 담대한 사람-



나름대로 다 지도자입니다. 대통령같이 눈에 드러나는 지도자만이 아니라 나름대로 그 위치에서 지도자입니다. 교사, 부모, 성직자 등 나름대로 다 지도자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습니다. 우선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며 지도자답게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탈출기의 모세가 지도자의 모범입니다. 참 좋은 지도자입니다. 예수님이 참 놀랍도록 좋은 지도자임을 그 증언을 보아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 하신 일들의 증언, 아버지의 증언, 성경의 증언 참 풍부합니다. 이런 확고한 증언들에도 불구하고 완고한 적대자들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참 힘든 지도자의 위치입니다. 주님과 타락한 백성들 사이에 위치한  탈출기의 모세와 흡사합니다. 


“어서 내려가거라.네가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너의 백성이 타락하였다.---내가 이 백성을 보니,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이제 너는 나를 말리지 마라. 그들에게 진노를 터뜨려 그들을 삼켜 버리게 하겠다. 그리고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탈출32,7.9-10).


진노하신 주님을 막아서서 주님을 설득하는 담대한 지도자 모세입니다. 바로 기도하는 모세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지도자는 우선 주님과 자신의 휘하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중재자로서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중재자intercessor’이자 동시에 주님께로 안내하는 ‘안내자guide’이면 더욱 이상적인 ‘지도자director’일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길을 찾는 것입니다. 참으로 겸손한 자세입니다. 예전 아빠스님의 조언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장상은 교통순경과 같습니다. 공동체의 중심에서 모두가 원활히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 잘 하는 교통순경같습니다. 또 장상은 사목자로서 부모같은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참으로 지도적 위치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조언입니다. 또 한 장상은 자신을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자칭했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일방적으로 군림하고 다스리는 지도자가 아니라 공동체의 중심에서 심부름꾼이 되어 겸손히 섬기는 자가 참 지도자임을 깨닫게 됩니다. 일치의 중심, 소통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지도자여야 합니다. 위로 대통령에서 아래로 가정의 가장에 이르기까지 공히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참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이 지도자입니다. 참 지도자에게 고독과 외로움은 숙명과 같습니다. 위로 대통령이나 가정의 가장이나 정도의 차이일뿐 고독하고 외롭습니다. 말 그대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나 탈출기의 모세의 고투苦鬪하는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참으로 기도하는 대통령이, 기도하는 가장이, 무엇보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대선에 출마하여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중 과연 기도하는 겸손한 사람은, 국민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기도할 때 비로소 겸손한 지도자, 지혜로운 지도자, 인내하고 기다리는 지도자, 섬기는 지도자, 담대한 지도자가 되어 자기에게 속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지도할 수 있습니다. 참 지도자인 주님께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 


기도와 더불어 사랑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정말 기도하는 사람, 하느님과 더불어 공동체 성원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참 좋은 지도자임을 깨닫습니다. 고독하고 외로울수록 더욱 하느님을 사랑하고 공동체의 성원을 사랑하며 기도하는 지도자가 정말 좋은 지도자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모세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하느님을 참으로 사랑하고 신뢰했기에, 목이 뻣뻣하고 타락한 백성들을 실로 사랑했기에 살려내기 위해 끝까지 애원의 기도를 바치는 모세의 모습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백성들의 참 좋은 울타리같은 지도자 모세입니다. 진정 좋은 지도자는 공동체의 길이자 울타리와도 같습니다. 아니 주님만이 바로 공동체의 길이자 울타리임을 아는 겸손한 이가 참 좋은 지도자입니다.


“주님,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큰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당신의 백성에게 진노를 터뜨리십니까?---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당신의 종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을 기억해 주십시오.”(탈출32,11-13참조).


백성들을 살려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기도하는 모세에게 감동하신 하느님은 마침내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십니다. 참 위대하고 훌륭한 지도자 모세 덕분에 살아난 백성들입니다.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막중莫重, 엄중嚴重한지 깨닫습니다. 


공동체의 교통정리를 통해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여 서로의 다리를 놓아주는 ‘소통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지도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하느님과 사람들,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의 중심에, 즉 십자가 형상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지도자의 모범이 바로 예수님이요 모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의 일치의 중심, 소통의 중심이 되어 주심으로 겸손과 섬김의 참 지도자의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3-4).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4 하느님 중심의 삶 -관상과 활동의 조화-2019.1.16.연중 제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1.16 135
863 성령이 희망이다 -하늘 나라 유토피아 꿈의 실현-2018.12.4. 대림 제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04 135
862 참된 수행자修行者의 삶 -기본에 충실한 삶-2018.3.7. 사순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07 135
861 어떻게 살 것인가? -‘씨뿌리는 활동가, ’좋은 땅’의 관상가로-2018.1.24.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1.24 135
860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해처럼 빛나는 의인들의 삶-2018.7.31. 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8.07.31 135
859 귀가歸家 준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2018.5.18. 부활 제7주간 금요일 2 프란치스코 2018.05.18 135
858 어둠을 밝히는 빛 -무지의 어둠, 주님의 빛-2017.4.7. 사순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7 135
857 영적전쟁-주님의 전사戰士-2016.10.27.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10.27 135
856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2016.8.30.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8.30 135
855 하느님의 기쁨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2020.11.5.연중 제3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1.05 134
854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린 삶 -기도, 일치, 치유, 선포-2020.9.2.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9.02 134
853 천국의 기적 -사랑, 찬미, 감사-2020.8.23.연중 제21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8.23 134
852 가장 큰 계명 -경천애인敬天愛人-2020.8.21.금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1835-191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8.21 134
851 주님의 기도 -기도와 삶-2020.6.18.연중 제1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6.18 134
850 복음 선포의 삶 -예수님을 알아가는 참공부-2020.4.18.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8 134
849 사랑의 일치 -그리스도 중심의 공생共生, 평화平和, 조화調和의 아름다움-2020.4.4.사순 제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04 134
848 참된 수행자의 삶 -'생명을 보살피는 사랑'이 답이다-2020.2.28.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8 134
847 품위있고 온전한 삶 -시련, 기쁨, 믿음, 인내, 지혜-2020.2.17.연중 제6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17 134
846 비움과 겸손의 수련修鍊 여정 -하느님 중심의 삶-2020.2.3.연중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03 134
845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그리스도교 신자信者들의 영적 뿌리-2019.12.17.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9.12.17 134
Board Pagination Prev 1 ...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