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25. 월요일 성 베다 베네빌라스 사제 학자(672-753) 기념일 

                                                                                                                                                                           집회17,24-29 마르10,17-27


                                                                                                      구원의 길

                                                                                                   -나를 따라라-


예수님을 항구히 따르는 것이 구원의 길, 영생의 길입니다. 오늘 복음의 부자는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부자의 처지에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만일 내가 부자였다 해도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주님을 따르기는 힘들 것입니다. 부자의 모습이 깊은 탐구대상입니다. 


복음의 부자는 분명, 십계명을 잘 지키며 신앙생활을 잘해 온, 외관상 전혀 문제가 없는 모범 신자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예수님께 왔을까요? 무언가 문제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재물로도, 십계명의 준수로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 배고픔이 있었던 것입니다. 


원인은 목표이자 방향인 예수님이 빠졌다는 것이며,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구체적 행위로서의 따름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마치 부자의 삶을 비유한다면 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원 주변을 끊임없이 맴도는 삶과도 같습니다. 원의 중심에는 하느님이 아닌 재물이 자리잡고 있고 매일 일상에 충실하지만 목표와 방향이 없습니다. 


십계명을 준수하고 모범적 생활을 하지만 흡사 고여있는 물 같습니다. 이것은 정주가 아닌 안주입니다. 정주는 밖으로는 산山같아도 안으로는 계속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내적여정의,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강江같은 삶입니다.


부자에게 결정적인 결핍사항은 바로 목표와 방향인 예수님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 하느님께 가는 순례여정의 삶임을 잊고 재물 주위를 계속 맴도는 제자리 삶이었던 것입니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시편32,11ㄱ). 그러니 화답송에서와 같은 기쁨이나 즐거움은 있을리 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부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자건, 가난하건 인간 모두의 문제입니다. 


가난하다 하여 하늘나라가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가난해도 재물 중심의 현재에 안주하며 주님을 잊고 탐욕스럽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답은 재물 중심의, 현실중심의 원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따르는 탈출의 내적여정에 오르는 것입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 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물론 이 말씀을 곧이 곧대로 실행한 사막의 안토니오 성인이지만 이 말씀을 그대로 실행할 자 몇이나 될런지요. 문제의 핵심은 '나를 따라라'에 있습니다.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나서는 것이 영원한 생명의 길, 구원의 길입니다. 재물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삶이요 하느님을 향해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삶입니다. 부자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권고였겠지만 우리는 절실히 깨닫는 진리입니다. 다음 제자와 예수님의 주고 받은 문답이 깊은 묵상감입니다.


"그러면 누가 구원 받을 수 있는가?“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예수님을 따름이 없이는 구원도 없습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 예수님을 따르는 내적여정에 나서게 할 때 비로소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재물 중심의 이기적 원의 울안에서 벗어나 매일 주님을 따라나서는 탈출의 내적여정에 오를 때 구원입니다. 재물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는 문제는 부차적입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우선 주님을 따라나서는 것입니다. 


문제는 재물이 아닌 자기를 버리는 일이요, 사람마다 버림의 양상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주님을 따를 때 주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 되고 재물 중심의 현실에서 점차 자기를 버려가는 이탈의 삶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탈의 삶과 더불어 확장되는 내적자유의 삶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잘 살아서 구원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의 은총으로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우리를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가 절실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은 자비의 은총을 베푸시어 현세의 재물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부단히 당신을 따라 내적여정에 오르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바로 이것이 회개의 은총입니다. 살아있을 때 회개와 찬미요 따름입니다. 죽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회개하라, 찬미하라, 주님을 따르라 주어진 삶입니다. 집회서의 말씀이 적절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회개하는 이들에게는 돌아올 기회를 주시고, 인내심을 잃어버린 자들을 위로하신다. 살아서 감사하는 이들을 대신하여, 누가 저승에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 찬미를 드리겠느냐? 존재하지 않는 자처럼 죽은 이에게는 찬양이 그치지만, 건강하게 살아 있는 이는 주님께 찬미를 드리리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감사와 찬미, 찬양을 드리는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의 구원과 더불어 당신을 항구히 따를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제가 당신을 불렀으니,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시편31,17-1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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