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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8. 연중 제14주일                                                                               에제2,2-5 2코린12,7ㄴ-10 마르6,1-6



하느님 중심의 참 아름다운 삶

-강건, 유연, 초연-



어제 어느 본당사제와 나눈 대화중 일부입니다. 10여년 이상 자주 면담성사를 보는 한결같이 열정적이고 성실한 사제입니다. 직원들과 관계의 어려움, 또 동창사제들과의 여행중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참 본당 직원들 관계가 내공이 없으면 힘듭니다.”

“웬만하며 그냥 넘기세요. 유혹에 넘어가면 안됩니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여행에 대한 소감입니다.


“나이 50대에 접어드니 동창사제들 많이들 둥글둥글해져 무난히 지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이들면 점점 비슷해집니다. 나중에 남는 것은 ‘사람’ 하나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 처방전을 써드리고, ‘웃어요’ 스탬프도 찍어드렸습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하느님을 닮을수록 자비로운 사람이 됩니다. 참으로 자비로운 사람이 거룩한 사람이요 아름답고 품위있는 사람입니다. 어제 산책중 외딴 곳에 활짝 피어난 꽃무리들에 날라드는 나비들을 보며 떠오른 짧은 시도 소개합니다.


-“꽃 있는 곳/사람 있는 곳

  어디나/하느님이 계시다

  거기가/바로 천국이다”-


제가 쓴 시에 제가 위로 받았습니다. 하느님은 어디나 계시고 하느님 계신 바로 거기가 천국입니다. 그러니 오늘 여기서 천국을, 하느님 나라를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아름답고 품위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무엇이 하느님 중심의 참 아름다운 삶입니까?


첫째, 강건剛健한 삶입니다.

“일어서라!”,  주님 말씀에 순종하여 한결같이 강건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고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바로 제1독서의 에제키엘이 그 모범입니다. 


-“사람의 아들아. 일어서라, 내가 너에게 할 말이 있다.” 그 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실 때, 영이 내 안으로 들어오셔서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강건한 사람은 바로 성령의 사람입니다. 영에 일으킴 받은 에제키엘은 반역의 민족, 얼굴이 뻔뻔하고 마음이 완고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파견됩니다. 참 척박한 인간환경으로 파견되는 예언자들의 삶은 예수님 시대나 오늘이나 흡사합니다. 


“그들이 듣든, 또는 그들이 반항의 집안이어서 듣지 않든, 자기들 가운데에 예언자가 있다는 사실만은 알게 될 것이다.”


아무도 몰라 줘도 하느님만은 아십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항구히 순종하며 사명을 다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그냥 존재함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참으로 강건한, 아름답고 품위있는 삶입니다.


둘째, 유연柔軟한 삶입니다.

“수용하라!”, 바로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수용하는 사람입니다. 약한 듯 하나 실로 강한 사람입니다. 극복하기 보다는 약함을, 불편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투명하고 쉽고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세상일수록 느림, 불편을 즐길 수 있는 관상적 삶의 여유가 참으로 절실합니다. 


바로 넉넉한 내적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삶의 불편을 극복하려 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 즐기는 것입니다. 


제2독서의 바오로가 진정 현자賢者요 겸자謙者입니다. 약하다 낙심하지 마십시오. 바오로뿐 아니라, 바오로처럼 나름대로 찔러대는 가시를 지닌 약한 우리들을 향한 주님의 위로와 격려의 말씀입니다.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이어지는 바오로의 고백을 내 고백으로 삼는 것입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으로 약할수록 강해지는 사람이 진정 유연한 사람입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끊임없는 비움을 통해 주님의 영으로 자기를 가득 채워 충만한 기쁨을 사는 사람입니다. 강하면서도 유연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하느님 중심의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셋째, 초연超然한 삶입니다.

“인정하라!”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람을 탓한들 무엇합니까? 인간현실을 이해하고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 것입니다. 제가 오늘 복음에서 주목한 것은 예수님의 초연한 삶의 자세입니다.


나자렛 고향 사람들의 반응은 그대로 인간의 보편적 모습입니다. 선입견과 편견, 질투와 시기의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원죄가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수님의 언행에 경탄하던 고향인들은 즉시 편견에 사로잡혀 질투 가득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예수님은 이들의 불신에 놀라십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예나 이제나 만고불변의 현실적 진리입니다. 편견과 오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예수님 고향 사람들이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됩니다. 편견의 사람은 남을 제대로 사랑할 수 없고, 오만의 사람은 남에게 사랑받을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편견과 오만에서 벗어나 진실하고 겸손하게 되는 과제를 부여받은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이 예수님의 초연한 삶의 자세를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편견과 오만의 부정적 인간현실에 좌절함이 없이 자기 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예수님의 초연한 한결같은 모습이 영원한 감동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가능한 초연한 삶임을 배웁니다.


주님은 연중 제14주일 '하느님 중심의 참 아름다운 삶'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1.강건한 삶입니다.

2.유연한 삶입니다.

3.초연한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강건하고 유연하고 초연한 하느님 중심의 참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저희는 주 하느님을 우러러보며, 당신 자비만을 바라나이다.”(시편123,2ㄷㄹ).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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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7.08 09:01
    주님 말씀을 통하여 저희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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