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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대림 제3주간 목요일                                                                          이사7,10-14 루카1,26-38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

-관계의 깊이-

 

 

오늘 말씀 묵상 중 떠오른 강론 주제는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관계의 깊이-”입니다. 사제생활 초기부터 참 많이 강론 주제가 됐던 ‘삶의 중심’입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어디에 살던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삶의 중심이 없어, 삶의 중심을 잃어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뿌리없이 표류하는 삶입니다. 아주 오래전 써놨던 글이 생각납니다.

 

-자리 탓하지 말자/그 어디든/뿌리내리면/거기가 자리다

 하늘만/볼 수 있으면 된다

 회색빛/죽음의 벽돌들/그 좁은 틈바구니

 집요히 뿌리내린/연보라빛 제비꽃들/눈물겹도록 고맙다

 죽음보다 강한 생명이구나/절망은 없다-2001.4.18

 

어디든 하느님이 계시기에 이런 하느님과 관계의 깊이가 중요합니다. 물론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과 우정의 관계입니다. 수도원을 찾는 분들이 간혹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가 천국이네요.”

그러면 저는 즉시 대답합니다.

“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관계가 안 좋으면, 고립단절의 관계라면 거기가 지옥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에 살기 때문에 삶의 중심인 하느님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삶의 중심인 하느님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하느님의 일’인 기도에 정진하는 하느님만을 찾는 ‘하느님의 사람들’인 수도자들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은 우리 수도자의 모두이자 존재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하느님은 믿는 모든 이들 삶의 중심이자 삶의 모두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마리아입니다. 마리아가 처녀의 젊은 나이에도 얼마나 하느님 중심의 깊고 오롯한 삶이 었는지 잘 드러납니다. 참 중요한 것이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관계의 깊이입니다. 

 

하느님 역시 장소가 아닌 사람을 찾습니다. 참으로 눈밝으신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당대 문화의 중심지였던 로마나 아테네, 알렉산드리아 큰 도시를 찾은 것이 아니라 변방중의 변방인 이름도 없는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의 요셉과 약혼한 처녀 당신의 사람 마리아를 찾았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은 그대로 하느님 마음을 대변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역시 면담고백성사 때 보속의 말씀 처방전으로 많이 써드리는 성구입니다. 하느님과 얼마나 깊은 신뢰와 사랑의 관계에 있는 마리아인지 깨닫습니다. 사실 신뢰보다 큰 자산은 없습니다. 얼마전 휴가를 떠났던 수도형제의 메시지도 저를 고무시켰습니다.

 

“불암산 바위 같은 수사님이 늘 거기에 계시니 이렇게 수도원 밖을 나와 있어도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건강하게 잘 계세요. 저도 오랜만에 효도 실컷하고 오겠습니다.”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과 신뢰의 관계가 깊을수록 마리아처럼 은총 가득한 삶입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마리아에 대한 인사말이 참 부럽습니다. 마리아는 이 말에 몹시 놀랐지만 곧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평소 말씀을 렉시오 디비나하며 주님과 관계를 깊이 했던 관상가로서의 마리아의 면모가 잘 드러납니다. 

 

이어지는 천사의 말에서 하느님의 전폭적인 신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요셉에 버금가는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깊은 신뢰를 반영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하느님은 가브리엘을 통해 속내를 다 털어놓으시며 마리아의 동의를 구합니다. 말그대로 하느님의 모험입니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마리아를 신뢰했는지, 마리아가 주님과 얼마나 깊은 관계에 있는 지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이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관계의 깊이입니다. 다음 마리아의 응답이 오늘 복음의 절정이자 요약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말씀이 마리아의 입에서 나오기전 온 우주에 깊은 긴장의 침묵이 감돌았다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주석도 생각납니다. 하느님도 모든 피조물도 참 조마조마했을 것입니다. 마리아의 동의없이는 하느님도 일방적으로 일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류역사의 “전환점turning point”이 된 마리아의 “예스YES”의 수락입니다. 하느님께서도 마리아가 참으로 고마웠을 것입니다. 마리아의 “예스YES”의 수락이 있었기에 주님 성탄도 가능했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도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제1독서 이사야 예언도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참으로 놀랍고 자랑스러운 것이 마리아가 시종일관 “예스YES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했다는 것입니다. 늘 아드님 예수님과 고락을 함께 하며 결코 “예스YES의 삶”에서 물러났던 일이 없으셨으니 말 그대로 순교적 삶이셨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인류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참 자랑스런 믿는 이들의 모범인 마리아입니다. 감히 ‘하느님은 마리아의 자랑이듯, 마리아는 하느님의 자랑이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믿음 약한 우리들에게 무한한 용기와 격려가 되는 성모 마리아의 감동적인 예스의 삶, 순종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우리 삶의 중심이신 당신과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하십니다.

 

“다윗의 열쇠, 영원한 나라의 문을 여시는 분, 어서 오소서. 어두운 감옥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을 이끌어 내소서.” 아멘.

 

 

 

 

 

 

  • ?
    고안젤로 2018.12.20 09:33
    오늘 말씀을 깊은 묵상으로 우리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우리와의 관계가 깊어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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