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탈출32,15-24.30-34 마태13,31-35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

 

 

오늘 하늘 나라의 비유가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우선적으로 회복해야할 관상적 삶입니다. 너무 시끄럽고 분주한 세상입니다. 자기를 잃고, 잊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오늘 하늘 나라의 비유가 하늘 나라의 관상적 삶의 비결을 가르쳐 줍니다. 예수님의 평생 관심사는 하늘 나라였고 활동가 이전에 사랑의 관상가였음이 드러납니다. 사랑의 관상가에 이어지는 사랑의 활동가 이것이 답입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예수님의 관상적 시각을 엿볼수 있습니다. 사실 눈만 열리면 고요중에 놀랍게 새롭게 펼쳐지는 삶의 기적은 얼마나 많은지요. 매사 침묵중에 깨어 잘 살펴보며 기다려야함을, 하느님 하시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고 잘 도와 드려야 함을 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요히 바라보며 잘 협조해드리는 일뿐입니다. 

 

겨자씨의 비유에서 보다시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없는 인내의 기다림이 필요할 뿐입니다.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여 제때에 맞춰 가꾸고 돌보는 일만하면 됩니다. 아무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막을 수 없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잘 협조하면 됩니다.

 

겨자씨의 비유에 이어 누룩의 비유도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밀가루를 부풀리는 누룩의 효소처럼 하늘 나라도 그렇게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참으로 침묵중에 깨어 기다리며 섬세히 살펴 봐야 하는 그대로 관상적 활동의 삶입니다.

 

말씀도 개인도 공동체도 겨자씨처럼, 누룩처럼 그대로 하늘 나라의 실현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겨자씨처럼 고요한 변화중에 놀랍게 성장하는 말씀의 겨자씨, 개인의 겨자씨, 공동체의 겨자씨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누룩처럼 주변을 사랑으로 기쁨으로 희망으로 평화로 부풀리는 말씀의 누룩, 개인의 누룩, 공동체의 누룩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적절한 예가 여기 요셉수도공동체입니다. 이제 잘 성장하여 많은 이들이 깃들일 수 있는 큰 나무가 되었고 세상을 부풀리는 희망과 기쁨, 사랑의 누룩이 되었습니다.

 

정말 겨자씨처럼, 누룩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때를 기다리며 순리대로 살 때 하늘 나라의 실현입니다. 겸손한 인내의 기다림이, 고요히 깨어 살펴보며 하느님 하시는 일에 경탄하며 겸손히 협력해 드리는 관상적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이래서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온힘을 다하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가 절대적입니다. 

 

이렇게 살면서 하느님의 일에 잘 협력해 드릴 때 비로소 하늘 나라의 실현입니다. 바로 이의 전형적 모범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요, 예수님의 예표와도 같은 탈출기의 모세입니다. 관상과 활동이 통합된 하늘 나라를 사셨던 두분입니다. 눈만 열리면 하늘 나라의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이요, 이런 세상에 대한 놀라움, 새로움의 관상적 감수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하느님께 배워야 합니다. 하느님을 공부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체험해야 합니다. 평생 공부가 하느님 공부입니다. 결국은 기도와 말씀 공부로 이어집니다. 오늘 탈출기의 모세의 삶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정말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잘 자란 사랑의 겨자나무와 같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변화를 위한 사랑의 누룩같은 모세의 존재입니다. 

 

다시 상황이 어려워지자 하느님의 은혜를 잊고 현실의 우상을 택하는 구제불능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분노하시는 하느님 앞을 가로막고 나서는 기도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 모세입니다. 하느님과 대담히 담판하는 듯한 모세의 모습에서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와 더불어 백성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배웁니다. 다음 모세의 기도가 정말 감동적입니다.

 

“아,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하여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려거든, 당신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발 저를 지워주십시오.”

 

진정성 가득한 배수진을 친 간절한 기도가 하느님의 분노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분명 감동하셨을 것입니다. 모세만 아니라 모든 성인들이 끊임없이 내적으로 성장하는 사랑의 겨자나무와 같고 사랑의 누룩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오늘 성인 기념미사를 봉헌하는 예수회의 창립자이자 초대 총장이었던 성 이냐시오 로욜라는 그대로 하늘 나라를 사셨습니다. 오늘 복음의 겨자씨의 비유와 누룩에도 참 잘 어울리는 성인입니다. 

 

성인의 작은 겨자씨는 지금도 거대한 나무로 자라고 있는 나무가 되었고, 성인의 복음의 누룩, 사랑의 누룩 역시 지금도 예수회는 물론 교회를,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그 생생한 증거가 예수회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깃들이는 큰 복음의 겨자나무가 되었고, 교회를, 세상을 부풀리는 복음의 누룩이 되어 살고 계신지요!

 

늦은 나이 46세에 사제품을 받은 성 이냐시오의 삶도 감동적입니다. 성인의 생활은 극히 검소하고 엄격했으며 수면 시간은 3시 간에 불과했고, 많이 기도하고 고신극기했으며 소박한 음식에 만족했다 합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며 온순했고 매우 사랑에 가득 찬 태도로 대했습니다. 성인의 개인 생활 원칙은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는 예수회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우리 또한 성인처럼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살 때 관상과 활동의 통합된 삶과 더불어 계속 성장하는 복음의 겨자나무로, 계속 공동체를, 세상을 부풀리는 복음의 누룩이 되어 살 수 있겠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성장하는 희망과 기쁨, 사랑의 겨자 나무가, 성숙시키는 누룩이 되어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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