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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5.연중 제21주간 목요일(피정4일차)                                           1코린1,1-9 마태24,42-51

 

 

깨어 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

 

 

“깨어 있어라-충실하고 슬기로운 삶-”,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어제 배운 명상기도등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 역시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 주님 안에 머무는 삶, 깨어 있는 삶입니다. 깨어 있음의 은혜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깨어 있을 때 참으로 영적 부요의 삶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도입니다.

깨어 있음은 은총입니다. 

깨어 있음은 순수입니다. 

깨어 있음은 사랑입니다.

깨어 있음은 생명입니다. 

깨어 있음은 관상입니다.

깨어 있음은 침묵입니다.

깨어 있음은 빛입니다. 

깨어 있음은 개방입니다.

깨어 있음은 경청입니다. 

깨어 있음은 겸손입니다. 

깨어 있음은 지혜입니다.

깨어 있음은 평화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쁨입니다.

깨어 있음은 건강입니다. 

깨어 있음은 자유입니다. 

깨어 있음은 부요입니다. 

깨어 있을 때 텅 빈 충만입니다. 

깨어 있을 때 아름답습니다. 

깨어 있을 때 존엄한 인간 품위도 빛납니다. 

깨어 있을 때 일체의 유혹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흡사 “깨어 있음” 예찬같습니다. 그러니 깨어 있음은 영성생활의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깨달음입니다. 모두 “깨”자 돌림입니다. 순수한 우리 말이 고맙습니다. 저절로 깨어 있음이 아니라 부단한 영적훈련의 결과입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나 미사 공동전례는 물론 일상의 모든 영적수행에, 영적훈련에 충실할 때 비로소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깨어 있는 삶입니다.

 

초대교회 신도들은 그들이 살아 있던 당대에 예수님의 재림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재림이 지체되면서 종말론적 의식도 쇠퇴해가면서 이완되는 모습이 보이자 다시 깨어 있음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변합니다. 교회는 주님을 대신하여 언제나 종말론적 자세로 간절히, 절박하게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살 것을 강조했습니다.

 

궁극의 희망이 있을 때, 인내도, 기다림도 가능합니다. 언젠가 오실 주님이 아니라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이십니다. 이런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기에 끝까지 깨어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님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주님'으로 바꿔 읽어도 무방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 말씀은 계속 이어집니다.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님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님이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입니다. 막연히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깨어, 한결같이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며 준비하며 기다림을 뜻합니다. 특히 공동체에서 중요한 책임이 맡겨진 형제들은 이 말씀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며 한결같이 깨어 사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주님 종의 삶이라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겠는지요!

 

그러나 만일 불충不忠한 종이어서 마음속으로 ‘주님이 늦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동료들을 괴롭히며 나태하게 살다가,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주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난감하겠는지요! 주님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방탕과 방종의 삶을 살다가 뜻밖의 사고나 병, 또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 인생 얼마나 낭패스러울까요!

 

이래서 오늘 지금 여기서 늘 깨어 준비하며 책임을 다하는 삶이 정말 중요하고 본질적입니다. 그러니 날마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늘 새로운 시작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특히 강조하는 바 우리 인생 여정을 일일일생, 하루로 압축하여, 또 일년사계, 일년 사철로 압축하여 어느 지점,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확인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래야 환상이나 거품을 거둬내고 오늘 지금 여기서 종말론적,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쏜살같이, 강물같이 흐르는 시간입니다. 젊음도 잠시입니다. 피정 시작한 날이 어제 같은 데 내일 모레면 끝납니다. 그러니 깨어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오늘 하루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나 코린토 교회 신도들은 참으로 깨어 있는, 유비무환의 사람들같습니다. 다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그대로 깨어 충실히 살고자 하는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들립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참 은혜롭고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깨어 살고자 힘쓰는 우리를 향한 말씀같습니다. 마지막 말씀은 더욱 그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셨습니다.”

 

그대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날로 깊게 해 주시는 미사은총이 우리를 더욱 깨어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을 살게 합니다. 이 은혜로운 미사를 통해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히 내리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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