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29.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지혜3,1-9 루카9,23-26


                                                                                                천국의 열쇠

                                                                                              -십자가 예찬-



오늘은 참 뜻 깊은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4.8.16.일 광화문 광장에서 '가경자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시복식을 거행하셨고, 이어 124위 복자 기념일을 5월29일로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로 그분들의 첫 번째 맞이하는 기념일 미사를 기쁜 마음으로 봉헌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를 상징하는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삶없이는 부활도 없습니다. 십자가는 장식이 아니라 파스카의 삶을 상징합니다. 순교자들은 예외 없이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의 부활을 누리는 분들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그대로 천국의 열쇠요 구원의 열쇠입니다. 어제의 깨달음이 새롭습니다.


"수사님, 천국의 열쇠를 보여드릴까요. 천국문이 닫혀 있으면 나에게 연락하십시오.“


덕담(德談)을 하며 집무실 열쇠 고리에 달린 십자가를 보여줬습니다. 어제 성지순례후 인사차 수도원을 방문한 어느 자매로부터 선물로 받은 아름다운 십자가입니다. 받자 마자 축복을 하고 열쇠고리에 달고 입맞춤 했습니다. 열쇠고리에 십자가를 매다는 순간, '아, 십자가가 바로 천국의 열쇠, 구원의 열쇠구나!' 하는 깨달음이 가슴을 쳤습니다. 늘 지녀야 할, 결코 잃어 버려선 안되는 제 십자가, 천국의 열쇠입니다.


천국의 열쇠를 지니고 있다는 소박한 생각에 물밀 듯 밀려오는 기쁨이었습니다. 집무실의 문을 열 때 마다 입맞춤 하며 바라보게 될 천국의 열쇠,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사랑은 주님 향한 열렬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오늘 주님은 복음에서 바로 십자가가 천국의 열쇠, 구원의 열쇠임을 천명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평생, 매일, 죽을 때까지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길이 바로 구원의 길입니다. 주님을 따라 가다 마지막 천국문을 여는 열쇠가 각자의 제 십자가입니다. 똑같은 천국의 문이지만 열쇠는 다 다릅니다. 주님의 십자가도 남의 십자가도 아닌 제 십자가의 열쇠가 있어야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천국의 문입니다. 날마나 점검해봐야 할 천국의 열쇠 제 십자가입니다.


사람마다 십자가는 다 다릅니다. 똑같은 십자가는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아, 나름대로 주님을 바라보면서, 주님을 따라, 힘겹게 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들입니다. 비교할 수도 누가 대신 질 수도 없는 제 십자가입니다. 이 운명의 십자가를, 책임의 십자가를 기꺼이, 기쁘게 지고 갈 수 있는 힘을 주십사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순교적 삶입니다. 순교적 삶에 충실한 이들이 바로 의인들입니다. 외적으로는 힘들어 보여도 내적으로는 깊은 평화를 누리는 이들이요,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차 있는 이들입니다. 지혜서의 주님의 말씀은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순교적 삶에 항구한 우리들에게 좋은 격려가 됩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지혜3,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 주님을 믿는 이들, 주님의 거룩한 이들, 주님의 선택하신 이들이 지칭하는 바, 순교적 삶에 항구한 우리 모두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항구히, 충실히 따를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제 좌우명 자작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의 마지막 연을 나눕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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