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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25.연중 제7주간 화요일                                                               야고4,1-10 마르9,30-37

 

 

 

참 아름다운 사람; 진리의 연인戀人

-회개, 겸손, 환대-

 

 

 

‘마리아의 집’ 피정집 앞에 만개한 영춘화迎春化가 참 곱고 아름답습니다. 참으로 회개한 영혼이 이럴 것입니다. 오래 전 써놨던 시가 생각납니다.

 

-“사람들은 꽃이 ‘곱다’ ‘향기롭다’ 찬탄하지만 꽃은 그런거 모른다.

  그냥 있을 뿐이다, 때되면 피어날 뿐이다

  무아無我의 진아眞我의 아름다움이여, 향기로움이여, 대부분의 사람들, 꽃만도 못하다!”-2001.1.23

 

참으로 회개할 때,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무아의, 진아의 아름다움이요, 향기로움입니다. 비로소 진리의 연인이 됩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진리의 연인-회개, 겸손, 환대-’로 정했습니다.

 

어제의 충격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내일은 사순시기 첫날 ‘재의 수요일’인데 흡사 하루 앞당겨진, 오늘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된 느낌입니다. 어제 저녁기도가 임박해 원장수사가 집무실에 들려 ‘비상 일과표(2.24월-3.13토)’를 집무실 앞에 붙여 놓았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의정부 교구와 보조를 같이하는 부득이한 조처입니다.

 

순간 “재앙이다!”, 탄식과 더불어 “축복이다! 전화위복이다!”란 말마디가 튀어 나왔습니다. 사순시기에 들어가면서 영육靈肉을 새로이 충전시키는 회개와 은총의 대피정기간이 시작된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런 사태는 천재지변天災地變 같지만 잘 들여다 보면 인재人災입니다. 6년전 2014년 4월16일 312명이 수장된, 아직도 원인이 명쾌히 규명되지 않고 있는 전대미문의 세월호 사태의 비극이 연상되었습니다. 이때는 성주간 수요일이었습니다. 이또한 잘 들여다 보면 전국민이 회개하라는 표지의 인재였습니다. 이 두 사태의 저변을 살펴 보면 인간의 탐욕貪慾과 사악邪惡이, 무책임無責任과 무관심無關心이 또아리 틀고 있음을 봅니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비단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전국민이 회개하라는 표지요, 또 신속히 합심하여 난국을 타개하라 주어진 참으로 긴박한 과제입니다. 참으로 이런 사태와 더불어 시작되는 사순시기의 배치가 참 절묘하여 하느님의 섭리를 깨닫습니다. 하여 ‘재앙이자 동시에 축복이다!’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일 제1독서 요엘서의 전 백성의 거족적擧族的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 오너라.”

 

오늘 제1독서 야고보 사도의 불같은 호소의 말씀도 결국은 회개의 촉구입니다. 싸움, 다툼, 분쟁의 원천인 욕정을, 욕심을 떨처 버리고 주님께 오라는 것입니다.

 

“절개없는 자들이여, 세상과 우애를 쌓는 것이 하느님과 적의를 쌓는 것임을 모릅니까? 누구든지 세상의 친구가 되려는 자는 하느님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친구가 아닌 하느님의 연인으로 살라는 회개의 촉구입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고스란히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하느님께 복종하고 악마에게 대항 하십시오. 그러면 악마가 여러분에게 달아날 것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 손을 깨끗이 씻으십시오.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이여, 마음을 정결하게 하십시오. 탄식하고 슬퍼하며 우십시오.”

 

그리고 이어 야고보 사도는 우리 모두에게 회개의 결정적 열매인 겸손할 것을 촉구합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여 주실 것입니다.”

 

회개로 겸손해진 영혼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들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도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논쟁중에 있는 철부지 제자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방금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과 부활의 예고에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탐욕에 바탕한 엉뚱한 논쟁으로 시간과 정력을 소모하는 어리석은 무지의 제자들입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전격적 회개를 통해 자발적 꼴찌이자 모든 이의 종이 되는 겸손한 이가 역설적으로 가장 큰 첫째의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작아지기 경쟁, 낮아지기 경쟁, 비우기 경쟁의 ‘회개의 제자 공동체’가 되라는, 참으로 진리이신 당신의 연인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진정한 환대의 정신, 환대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환대 역시 겸손과 더불어 회개의 열매입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기서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순수innocence’가 아닌 ‘가난poverity’과 ‘무력함powerlessness’입니다. 참으로 가난하고 무력한 자 누구든 주님의 이름으로 환대하는 자는 바로 예수님뿐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까지 환대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가난하고 무력한 자 하나하나가 예수님의 현존, 하느님의 현존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건강하고 건전한 신비주의입니다. 새삼 예수님과 하느님은 인간 품위의 마지막 보루임을 깨닫습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의 말씀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아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장차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너희는 나를 맞아주었다’라고 말씀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정주의 삶을 사는 베네딕도 수도회의 빛나는 덕이자 영성이 바로 환대의 사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 ‘진리의 연인’이 되어 ‘한결같이’ ‘겸손과 환대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너의 근심 걱정 주님께 맡겨라. 그분이 너를 붙들어 주시리라. 의로운 사람이 흔들리도록, 결코 버려두지 않으시리라."(시편55,2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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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2.25 08:57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에게 주님 주신 지금의 현실을 잘 받아드려 저희가
    더욱 깨어 기도 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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