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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3. 대림 제4주간 금요일                                                                        말라3,1-4.23-24 루카1,57-66



영적감각의 회복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쁨-



구세주 탄생의 기쁨에 앞서 오늘은 세례자 탄생의 기쁨을 나눕니다. 12.17일부터 시작된 장엄한 ‘오 후렴’도 12.23일 오늘로 끝납니다. 오늘 마지막의 ‘오 후렴’도 참 아름답고 장엄합니다.


“오 임마누엘 우리의 임금이시오, 입법자이시며 만민이 갈망하는 이요, 구속자이시니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 주 하느님.”


요즘 말씀도 온통 구세주 탄생의 준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연한 탄생이 아니라 하느님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따른 예수님 탄생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주님 탄생에 앞선 세례자 요한의 탄생에 관한 보도입니다. 이미 제1독서 말라키에서 예고된 세례자 요한의 탄생입니다.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보라,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


바로 말라키의 예언에 착안하여 예수님은 물론 초기 신자들은 세례자 요한을 메시아의 선구자요 엘리야의 재림으로 믿었습니다. 모두가 예수님과 관련되었을 때 유의미有意味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 없는 세례자 요한을 생각할 수 없듯이 우리 또한 그와 같습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우리 삶의 방향, 삶의 의미, 삶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은 살아있는 마을 풍경을 보는 듯합니다. 아기자기하고 깊은  여운을 풍기는 하나된 마을 분위기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예전 우리 시골 마을 풍경과 흡사합니다. 바로 첫 구절이 이를 입증합니다.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세례자 탄생의 기쁨을 함께 하는 친척과 이웃들입니다. 가난한 마을 같지만 모두를 구비한 살아있는 마을임을 봅니다. 친척과 이웃이 있고, 아이의 탄생이 있고, 무엇보다 하느님 믿음이 있는 마을입니다. 닭우는 소리, 개짖는 소리, 아이울음 소리가 사라진 죽은 마을 같은 오늘날 우리 마을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한 아이의 탄생이 온 마을의 화제와 기쁨이 되었던 예전 고향 마을이 생각납니다.


우연한 탄생이 아닌 엘리사벳에게 주님께서 큰 자비를 베푸신 결과입니다. 은총의 선물인 세례자 요한입니다. 어찌 요한뿐입니까? 오늘날도 탄생하는 아이들 역시 모두가 하느님 은총의 참 귀한 선물들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작명과정부터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함을 깨닫습니다. 마침내 즈카르야가 글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쓰자 모인 모든 이들이 이를 보고 모두 놀라워합니다. 하느님의 개입을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시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동안 ‘침묵의 피정(?)’을 통해 하느님의 섭리를 깊이 깨달았음이 분명합니다. 하여 온 이웃이 두려움에 휩싸였다 합니다. 


이처럼 옛 신앙인들의 영적감각은 살아있었습니다. 급작스러운 세속화와 더불어 사라진 놀라움, 두려움, 부끄러움 등 영적감각의 손실이 너무 큽니다. 이런 사라진 영적감각을 살리는데 하느님 찬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깊이 들여다 보면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 찬미의 종교적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끊임없이 시편성무일도를 통해 하느님을 찬미하는 가톨릭교회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통해 놀라운 하느님 섭리를 깨달은 즈카르야의 본능적 반응이 하느님 찬미였습니다. 하여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 화제가 되었고, 소문을 들은 이들은 주님의 손길이 세례자 요한 아기를 돌보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영적감각이 살아있는 참으로 착하고 순박한 모습들입니다.  주님 성탄을 바로 앞둔 이 은총의 대림시기, 찬미의 기쁨, 감사의 기쁨으로 우리의 영적감각을 살리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세례자 요한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 유다 산악 마을 사람들처럼 오늘의 우리도 이 말씀을 화두로 삼아, 세례자 요한은 물론 내 자녀들, 그리고 나에 대해서도 주님의 손길을 끊임없이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영적감각을 온전히 회복시켜 주시어 우리 모두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쁨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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