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24. 수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요한묵21,9ㄴ-14 요한1,45-51


                                                                     참 행복, 영원한 행복

                                                                   -주님과 늘 새로운 만남-


참 행복은, 영원한 행복은 주님과의 만남에 있습니다.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과 더불어 떠올랐던 예화를 나눕니다. 아주 예전 아주 금슬 좋은 부부신자의 경우입니다. 함께 피정을 갔는데 강의 후 모두 눈감으라 하더니 묻더라는 것입니다.


“죽어서 다시 태어나도 지금 배우자와 결혼할 분 손들어보세요.”


이 부부는 손을 가만히 들고 눈을 살며시 뜨고 주변을 슬쩍 봤다 합니다. 그런데 손 든 부부는 자기들뿐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성직자, 수도자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다시 태어난대도 흔쾌한 마음으로 다시 사제생활하겠다는, 또 수도자로 살겠다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요. 다시 태어나도 요셉수도원에 살겠다 말 할 수 있겠는지요.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정말 운명적 만남입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주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런 지요. 


참으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 인생 참 허무할 것입니다. 반대로 좋은 사람 많이 못 만났어도 참으로 주님을 만났다면 그 인생 참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진정 주님은 믿는 이들의 삶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전 번 5.15일 스승의 날 방문한 제자들이 불러 준 ‘스승의 은혜’란 노래에 감격하여, 또 그 가사가 좋아 집무실 게시판에 붙여 놓고 가끔 음성 좋은 분들을 만나면 3절까지 들려 달라 청해 듣곤 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처음엔 스승을 예수님으로 바꿔부르라 했다가 이제 그냥 부르라 합니다. 문득 마태복음 23장 8절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이런 깨달음 이후로는 스승을 예수님으로 생각하며 가사를 묵상하곤 합니다. 흔히 노인은 많아도 어른이 없는 세대,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없는 세대라 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영원한 스승이요 주님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이 큰 위안이요 자랑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로톨로메오와 동일 인물로 간주되는 나타나엘의 주님과의 만남이 참 극적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은 육신의 탄생에 이은 ‘영혼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참으로 주님과의 운명적 만남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나타나엘의 운명이자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선입견에 사로잡혀 반신반의 하던 회의론자 나타나엘에게 필립보의 권고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와서 보시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보고 배우며 보고 깨닫습니다. ‘와서 보시오.’라는 초대에 응답하여 주님을 뵙기 위해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주님과 나타나엘의 만남은 언제 읽어도 신선한 충격입니다.


-예수님;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런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내적 변화입니다. 주님을 만남과 동시에 참 나를 만났고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 본 나타나엘입니다. 저는 이를 일컬어 우리 삶을 불교 용어를 차용해 ‘개안開眼의 여정’이라 부르곤 합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주님과의 만남이 아니라 평생동안 끊임없이 주님을 만나 눈이 열려가는 개안의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어 나타나엘이 언젠가 천상의 복된 비밀까지 보게 될 것을 예언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언젠가 우리의 눈이 열리면, 이 거룩한 미사 중 제대 위를 오르내리는 하느님의 천사들을 보게 될 것이란 예언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요한 사도 역시 성령에 사로잡혀 영의 눈이 활짝 열리는 순간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봅니다. 


말그대로 신비체험의 선물입니다. 이런 내밀한 주님의 신비체험의 선물이 내적변화와 내적치유에로 이끌어 주며 우리 모두 주님을 닮게 합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우리 모두 나타나엘처럼 눈이 열려 주님을 만남으로 참 나를 발견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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