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3.7.7.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창세23,1-4,19;24,1-8.62-67 마태9,9-13

 

 

 

내 삶의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

-버림, 떠남, 따름-

 

 

 

하루하루 살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하루하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미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사랑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내 성경의 한쪽을 써가며 때로는 내 미완의 성경을 렉시오 디비나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하루가 한쪽, 내 나이 곱하기 365일 하면 내 삶의 성경 쪽수가 나옵니다.

 

저에겐 성경이 셋입니다. 하나는 신구약성경, 하나는 자연성경, 하나는 내 삶의 성경입니다. 그러니 렉시오 디비나 성독의 대상은 셋이 됩니다. 말그대로 렉시오 디비나의 확장이요 관상적 삶의 실현입니다. 그래서 요즘 제 독서의 대상은 아름답게 산 이들의 평전評傳입니다. 성경을 읽듯이, 삶의 스승에게 배우는 마음으로 아름답고 치열하게 산 이들의 평전을 읽습니다.

 

또 면담성사를 위해 수도원을 찾는 이들이 저에게는 살아 있는 성경책처럼 참으로 소중합니다. 성경을 렉시오 디비나 하듯 귀기울여 경청합니다. 때로 성경을 안 듯이, 보물을 안 듯이 감격에 벅차 안기도 합니다. 얼마전 그림 전시회를 갖는다는 옛 초등학교 교편시절 영적도반 교사의 소식을 듣고 반가웠습니다. 

 

70대 초반에도 영원한 현역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사랑의 찬미”라 하니 이름도 멋집니다. 돌고래가 바다에서 솟구치며 뛰노는 찬미의 모습을 신비로운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하루하루 아름답게 사랑의 찬미의 삶의 성경을 써가는 자매님입니다. 

 

요즘 창세기는 아브라함과 하느님과의 긴밀한 관계중에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의 삶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성경이 된 것입니다. 하느님이 없는 아브라함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중에 참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삶입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희로애락, 생노병사가 다 함축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아브라함의 생애도 종반에 치닫는 느낌입니다. 백이십칠 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을 때 빈소에 들어가 사라의 죽음을 애도하며 슬피 우는 모습에서 아브라함의 인간적 면모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어 동굴에 자기 아내 사라를 안장합니다. 참으로 만감이 교차했을 것입니다. 다음 묘사가 아브라함이 얼마나 하느님 중심의 순종의 삶에 충실했는지 말그대로 순종의 축복입니다.

 

‘아브라함은 이제 늙고 나이가 무척 많았다. 주님께서는 모든 일마다 아브라함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

 

이런 노년의 삶이라면 얼마나 축복된 삶이겠는지요! 이젠 아브라함에게서 그의 아들 이사악으로 자연스럽게 초점이 이동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섭리가 자연스럽습니다. 믿는 이들의 삶은 우연이 아닌 섭리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복을 받는 후손들입니다. 아브라함의 뒤를 잇는 이사악이요 사라의 뒤를 잇는 며느리 레베카입니다.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세대교체입니다. 다음 묘사가 참 아름답습니다.

 

‘이사악은 레베카를 자기 어머니 사라의 천막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그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사악은 레베카를 사랑하였다. 이로써 이사악은 어머니를 여읜 뒤에 위로를 받게 되었다.’

 

어제 성무일도시 새벽 독서의 기도중 2사무6,1-23 까지는 그대로 다윗의 치열한 삶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다윗의 삶의 성경이야기입니다. 얼마나 하느님을 치열하게 사랑한 삶이었는지 그와 그의 아내 미칼에 대한 다음 대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윗은 아마포 에폿을 입고 온 힘을 다하여 주님 앞에서 춤을 추었다...다윗 임금이 주님 앞에서 뛰며 춤추는 것을 사울의 딸 미칼이 창문으로 내려다보고 비웃었다...그 뒤 사울의 딸 미칼에게는 죽는 날까지 아이가 없었다.’

 

오늘 복음에서는 세관에 앉아있던 마태오가 주님을 만남으로 마태오에게는 획기적 전환점이 됩니다. 이제부터 주님의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 주님을 따름으로 새롭게 펼쳐지는 마태오 삶의 성경이야기입니다. 부질없는 질문이지만 마태오가 부름받지 않았다면, 우리가 부름받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낼른지요. 

 

믿는 이들에게는 만약도, 우연도 없습니다. 알게 모르게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 방법대로 최선, 최상의 길로 인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마태오는 무의미하고 허무하고 무지했던 삶에서 벗어나 주님의 제자공동체에 참여함으로 존재감있고 의미충만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제 삶의 허무와 무지에서 벗어나 주님을 따르는 따름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보다 큰 축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바리사이들에 대한 주님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가 평생 담고 살아야 할 금과옥조의 말씀입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세상에 넘쳐나는 주님도 자기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입니다. 무지의 병자들이요 무지의 죄인들입니다. 구원의 출구는, 답은 단 하나뿐입니다. “나를 따라라” 병자요 죄인인 우리를 부르시는 자비하신 주님께 날마다 응답하여 따라나서는 것입니다.  회개하고 주님을 따를 때 주님은 우리를 치유하시고 용서하시며, 날로 당신을 닮아 온유와 겸손, 자비와 지혜, 찬미와 감사로 가득한 우리 삶의 성경을 쓰게 하실 것입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5 내적혁명의 회개와 영성靈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성령에 따르는 삶-2019.10.26.연중 제29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0.26 128
624 내적혁명內的革命-사랑의 기도祈禱와 연대連帶-2017.5.20. 부활 제5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05.20 93
623 내적혁명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2022.4.19.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9 162
622 내적순례여정-2017.10.3.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0.03 98
621 내적순례여정 -목표, 이정표, 도반, 기도-2021.1.3.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1.03 136
620 내적성장과 성숙-2015.9.19.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9.19 183
619 내적성장: 2015.1.30. 연중 제3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81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1.30 377
618 내적 충만充滿의 삶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2016.2.24. 사순 제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2.24 291
617 내적 여정의 순례자들 “함께와 홀로” -예수님은 우리의 평생 유일한 가이드-2023.9.7.연중 제2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9.07 216
616 내적 안정과 평화 -중심이신 주님과 일치의 믿음-2022.1.29.연중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1.29 139
615 내적 공동 순례 여정 -버림, 떠남, 따름-2017.11.30. 목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7.11.30 151
614 내리 사랑 -서로 사랑하여라-2015.5.8. 부활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05.08 249
613 내가 문제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지내라-2017.2.23. 목요일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155-1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2.23 237
612 내 희망 “그리스도 살아 계시다!(Christ is Alive!)”2024.4.5.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4.05 112
611 내 탓이지 하느님 탓이 아니다 -매사 최선을 다하라-2020.1.16.연중 제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16 143
610 내 인생 성경聖經의 렉시오 디비나-하느님 은총의 발자취-2016.12.24. 대림 제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12.24 165
609 내 얼굴-2015.5.1. 부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05.01 435
608 내 소중한 삶의 성경책 ‘렉시오 디비나’하기 -날로 썩어가는 부패인생이 아닌, 날로 익어가는 발효인생을 삽시다- “끈임없는 기도와 회개, 배움의 겸손한 삶”2024.1.31.수요일 성 요한 보스코 사제(1815-188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31 151
607 내 삶의 지도자가 됩시다. -내적혁명-2016.11.13.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프란치스코 2016.11.13 222
606 내 삶의 존재 의미-2015.6.24. 수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5.06.24 507
Board Pagination Prev 1 ...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