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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0.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지혜2,1ㄱ.12-22 요한7,1-2.10.25-30


                                                                                                하느님의 사람

                                                                               -의인(義人), 대인(大人), 현인(賢人)-


사람 찾아보기 힘든 비인간화의 시대, 하느님의 사람, 의인, 대인, 현인이란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 나오는 의인과 악인의 대조가 선명합니다. 누구나 원하는 바 의인일 겁니다. 또대체 악인이란 말을 듣고 싶어할 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누가 의인입니까? 며칠전 성무일도 때 시편 91장에 나온 아름다운 구절이 생각납니다.


'주님 하시는 일로 날 기쁘게 하시니, 손수하신 일들이 내 즐거움이니이다. 주님 하신 일들이 얼마나 크옵시며, 생각하심 그 얼마나 깊으시니까. 의인은 빨마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체드루스처럼 자라나리니, 주님 집안에 심어진 그들은 하느님의 뜰에서 꽃피리이다.'


이런 이들이 바로 성서의 의인입니다. 말 그대로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 주님이 그의 기쁨이 된 이가 의인입니다. 반면 악인 역시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오늘 지혜서에 나오는 악인들은 아주 심성이 왜곡된 자들입니다. 온통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결론처럼 정의되는 다음 악인의 모습입니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삶에 대한 보상을 인정하지 않고, 흠 없는 영혼들이 받을 상급을 인정하지 않는다.‘


바로 하느님을 잊었을 때 누구나의 가능성이 이런 악인입니다. 이런 악인에 맞서지 않고 이들의 악을 자기비움의 겸손의 도구로 사용하는 자가 현인(賢人)입니다. 이래야 악인의 시도가 좌절됩니다.


'그를 모욕과 고통으로 시험해 보자. 그러면 그가 온유한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의 인내력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말로 하느님께서 돌보신다고 하니, 그에게 수치스러운 죽음을 내리자.‘


삶은 '하느님의 시험장(試驗場)'입니다. 온유와 겸손, 인내와 지혜의 시험장이요 시험관은 하느님이십니다. 눈만 열리면 세상 곳곳에서 발견되는 의인들입니다. 삶의 시험장에서 하느님 믿음의 은총과 자신의 항구한 노력으로 타인은 물론 자신 안에 있는 악을 극복한 자들입니다. 어제 만난 하느님의 사람, 의인인 박이냐시오와 김카타리나 부부를 소개합니다. 박이냐시오 형제는 나와 50일간 산티아고 순례를 함께 했던 도반입니다. 


"이냐시오가 달라졌어요. 예전의 이냐시오가 아니예요. 산티아고 순례 후 불평이, 부정적 생각이 말끔히 사라졌고 매사 아주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무릎의 아픔도 치유되었어요. 아주 지내기가 편해요.“


부인인 김카타리나 자매의 남편에 대한 진솔한 평이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를 통해 뿌리 깊은 악습이 치유되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우리의 항구한 수행의 노력에 따라 정화(淨化)되고 성화(聖化)되어 의인입니다. 매제(妹弟) 김미카엘과 주고 받은 카톡입니다.


"형님, 안녕하시죠? 저희들은 별일 없습니다. 안부!“

"아주 잘 있습니다. 끊임없는 자기비움의 겸손이 답입니다.“

"저한테도 아주아주 맞는 말씀입니다.“


정년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매제의 답이 고마웠습니다. 매사 자기비움의 겸손의 수련으로 삼아 그 수련에 충실할 때 의인입니다. 의인(義人)에 포함되는 대인(大人)이자 현인(賢人)입니다. 너그럽고 자비로운 하느님을 닮아갈 때 의인이자 대인이자 현인입니다. 중국인의 이상적 인간상이 대인(大人)입니다. 유홍준의 글을 인용합니다.


-이때 새 지도자로 등장한 등소평은 공칠과삼(功七過三)을 들고나왔다. 모택동은 ‘공로가 7이고 과오가 3’이라며 ‘모택동의 과오에는 나의 과오도 들어 있다’며 끌어안고 갔다. 참으로 대륙적이고 대인다운 포용력이었다. 중국은 2000여년간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해온 역사적 경험 속에서 이런 대국적인 너그러움을 키워왔다.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회의가 열렸을 때 제3세계 나라들은 모두 식민지 피해를 입었지만 국가마다 사회체제를 달리하여 입장 차이가 있었다. 이때 주은래(저우언라이) 총리는 구동존이(求同存異)를 제시하였다. ‘같은 것은 함께 추구하고 다른 것은 다름으로 남겨두자’는 것이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 때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기조도 이 구동존이(求同存異)였다. 내가 중국을 답사하면서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공칠과삼(功七過三), 구동존이(求同存異) 같은 마음자세이다. 특히 그들이 입에 붙이고 사는 ‘인인유책’(人人有責), 즉 ‘사람마다 책임 있다’는 표어는 차라리 감동적이다.-


공과칠삼, 구동존이, 인인유책의 대인다운 사고를 겸비한 의인이자 현인이라면 얼마나 멋있는 신자상이겠는지요. 바로 이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악에 포위된 사면초가의 위태한 상황중에서도 의연하게 처신하는 예수님이십니다. 다음 대목이 그 비결을 보여줍니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우리 하느님을 믿는 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보내신 분, 하느님 아버지인 그분을 알아가는 공부에 항구할수록 그분을 닮아 의인이, 대인이, 현인이 됩니다.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겸손하고 온유하며, 지혜롭고 인내력 좋은 의인이자 대인, 현인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은 '큰 사람(大人)'이, '의로운 사람(義人)'이, '지혜로운 사람(賢人)'이 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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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아빠 2015.03.20 05:44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신부님의 말씀 간직하며 하루를 살겠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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