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23.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예레7,1-11 마태13,24-30


                                                    가라지 악의 세력에 대한 참 좋은 처방

                                                    -행복하여라, 주님의 집에 사는 이들!-


오늘 화답송 후렴에 이은 시편84장 중 여러 구절이 위로와 힘이 됩니다. 몇 구절을 인용합니다.


“만군의 주님, 당신 계신 곳 사랑하나이다.”

“주님의 뜨락을 그리워하며, 이 영혼 여위어 가나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 그들은 더욱더 힘차게 나아가리이다.”

“당신 뜨락에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사옵니다. 하느님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사옵니다.”


믿는 이들의 깊은 염원을 표현하는 시편 구절들입니다. 당신이 계신 곳, 주님의 뜨락, 당신 집이 가리키는 바, 세상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성전입니다. 


수도원을 일컬어 주님의 집이라고 합니다. 본향집을 찾듯이 많은 이들의 주님의 집인 성전을, 수도원을 찾아 머물러 기도하며 주님의 위로와 평화, 격려를 받기도 합니다. 성가정 축일 미사 중 화답송 시편도 생각이 납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매일 주님의 집, 성전에서 거룩한 미사로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오늘 1독서 예레미야서는 ‘성전설교’에 해당됩니다. 하느님의 계명에 성심으로 순종하는 대신 부질없이 성전과 종교 제도를 맹신함으로써 빚어진 상황을 묘사합니다. 다음 한 구절이 전 내용을 요약합니다.


“너희 길과 너희 행실을 고쳐라. 그러면 내가 너희를 이곳에 살게 하겠다. 그러나 너희는 도둑질하고 살인하고 간음하고 거짓으로 맹세하며, 바알에게 분향하고, 너희 자신도 모르는 다른 신들을 따라간다.”


주님의 집에 산다하면서도 십계명에 어긋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질책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집인 성전에서 처럼 언제 어디서의 일상에서도 우리 길과 행실을 고치고 올바른 일을 실천하며 명실상부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오늘 복음의 가라지 비유의 가르침이 참으로 적절합니다. 이 또한 하늘나라의 비유입니다.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를 살 수 있는 비결을 보여줍니다. 주인의 조언은 그대로 주님의 지혜를 반영합니다. 종들과 집주인의 대화입니다.


-종들: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저희가 그것을 거두어 낼까요?”


집주인: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 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이것이 악의 신비입니다. 삶의 지혜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공존의 사랑입니다. 선과 악,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밀과 가라지, 선인과 악인, 의인과 죄인이 공존하는 현실이요 세상입니다. 우리 마음밭만 봐도 실감하지 않습니까? 세상의 축소판이 우리 마음밭입니다. 악의 원인을 캐는 것은 부질없는 헛수고입니다. 


발본색원, 악의 뿌리를 뽑는다 하여 무수한 전쟁과 혁명에 인류역사상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는지요. 결과는 십중팔구 실패였습니다. 이건 무지의 만용이자 교만입니다. 가라지 없는 100% 밀밭은 환상이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세상에 이런 유토피아 공동체는 없습니다. 


빛에 어둠이 따르듯 어디에나 그늘의 어둠은 있기 마련입니다. 사랑의 공존, 평화로운 공존이 지혜입니다. 선과 악의 뿌리는 함께 엉켜 있습니다. 가라지 악을 뿌리뽑다가 밀까지 뽑을 수 있습니다. 


관대한 마음, 인내, 연민으로 끝까지 기다리며 견뎌내는 것입니다. 가라지 악의 세력이 커지지 못하도록 우리 자신을 튼튼히 하는 수행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믿고 희망하면서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닮아갈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최후, 최종 심판을 하느님께 유보하면서 주님의 자비와 연민, 인내로 끝까지 기다리며 견뎌내는 게 지혜이자 사랑입니다. 


하여 주님의 집인 성전에서의 끊임없는 기도의 수행이 참으로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매일 평생 공동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바치는 성전에서 성무일도와 미사수행의 은총이 우리 안팎의 가라지 악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우리의 영육을 튼튼히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영성체후 기도가 우리 안팎의 가라지 악의 세력에 대한 참 좋은 처방입니다.


“주님, 성체성사의 은혜를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천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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