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25.월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2코린4,7-15 마태20,20-28


                                                                      질그릇에 담긴 보물

                                                                -하느님의 힘, 예수님의 생명-


오늘 코린토 2서 말씀의 소제목이 좋아 그대로 ‘질그릇에 담긴 보물’을 강론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질그릇이란 표현은 바오로 자신의 나약함을 가리킬 수 있고, 창세기 2장 7절과 관련하여 ‘흙으로 된 육신’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아니 우리 육신을 지닌 인간 모두를 총칭하는 상징적인 말마디가 ‘질그릇’입니다. 얼마나 다치기 쉽고, 깨지기 쉽고, 병들기 쉬운 질그릇처럼 허약한 사람들인지요.


그러나 주목할 것은 질그릇이 아니라 질그릇에 담긴 보물입니다. 이 보물을 발견하여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보물들로 인해 빛나는 질그릇이요 점차 주님의 몸으로 변모되는 질그릇 같은 몸입니다. 보물을 발견할 때 질그릇 같은 우리 육신을 더욱 사랑하고 잘 보살필 수 있을 것입니다. 질그릇이 없으면 그 좋은 보물들도 담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바오로는 물론이고 오늘 기념하는 야고보 사도는 물론 모든 사도들과 성인들이 질그릇에 담긴 보물을 발견하여 그 보물을 최대한 활용한 이들입니다. 산티야고 순례지가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 바로 산티아고 역시 사도 야고보에게서 유래합니다. 스페인어로 성 야고보를 발음하면 산티아고입니다. 


사도는 특별히 9세기이후 스페인의 콤포스텔라(Compostela)에서 존경받았고 이 유명한 산티아고 순례지로부터 영향을 받아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도시들이 산티아고(Santiago)로 명명했다 합니다. 성 야고보 사도뿐 아니라 모든 사도들과 성인들의 질그릇에 담겼던 보물은 지금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음을 봅니다.


질그릇에 담긴 보물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믿음, 희망, 사랑, 참됨, 착함, 아름다움, 평화, 기쁨, 찬미, 감사, 겸손, 온유, 섬김, 환대, 친절, 성령 등 끝이 없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들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안의 참보물인 하느님의 모상에서 기원하는 것들입니다. 이런 보물을 발견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섬김이란 보물을 배워 깨닫습니다. 주님은 세상의 권력욕과 명예욕의 허상虛想, 허욕虛慾, 허영虛榮 속에 휘둘리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질그릇에 담긴 보물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십니다. 사실 질그릇에 담긴 보물을 발견하여 살지 못하면 허욕과 허영이 질그릇안에 가득 채워지기 마련이며 허상의 헛된 세상을 살게 됩니다. 


주님은 제자들이 백성위에 군림하고 통치하는 세상 지도자처럼 되어선 안된다며 단호히 선을 그으며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주님의 말씀에 따라 분도 성인은 당신 제자들의 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명명합니다. 사랑, 겸손, 순종, 믿음 역시 모두 섬김안에 들어 있습니다. 질그릇에 담긴 보물이 바로 ‘섬김의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연노해 가는 수도자들을 대할 때의 깨달음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예전에도 언급했던 깨달음입니다.


'바닷물이 증발하면 흰 소금만 남듯이, 세월이 흐르면서 질그릇 같은 육신도 노쇠해가면서 미모도, 젊음도, 재능도, 기억력도, 체력도, 점차 사라져 가면서 믿음만 남게 되겠구나. 나이들어 가면서 질그릇 육신은 서서히 낡아갈수록 질그릇에 담긴 보물은 더욱 빛을 발하겠구나.'


질그릇에 담긴 보물이 없는 말년 인생이라면 얼마나 허망하겠는가 묵상도 했습니다. 참으로 인간을 품위있고 고귀하게 하는 것이 질그릇에 담긴 보물임을 깨닫습니다. 자주 내 질그릇 안에 담긴 보물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에게 보물은 바로 하느님의 힘이며 예수님의 생명임을 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백절불굴의 믿음을, 섬김의 삶을 살게하는 질그릇에 담긴 보물은 바로 하느님의 힘이자 예수님의 생명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영원한 참 보물인 당신의 생명과 사랑을 담아 주시어 섬김의 삶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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