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5.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코린3,1-9 루카4,38-44



영적 인식 지평의 확장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사막의 하느님께-



삶은 영적 인식 지평 확장의 여정이라할 수 있습니다. 살아갈수록 깊어지고 넓어져가는 영적 인식 지평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삶은 앎의 여정, 깨달음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면서 날로 깊어지고 넓어지는 영적시야, 내적시야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야말로 참으로 깊고 넓은 영적시야를 지닌 살아있는 성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얼마전 타계한 세계적 석학, 사회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생애 최후의 인터뷰중 끝부분을 길다싶지만 인용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위대한 인간입니다. 그분은 교황에 선출된 후 첫 인터뷰를 무신론자라고 자처하는 이탈리아인 저널리스트와 가졌습니다. 그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즉 진정한 대화는 같은 것을 믿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지요. 


소셜미디어는 우리에게 대화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남들과 연대하려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의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 반대입니다. 자기 자신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하여 자신의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소리만 듣습니다. 사람이 소셜미디어에서 보는 유일한 것은 자기 자신의 반사된 얼굴입니다. 소셜미디어는 매우 유용하고 사람들에게 쾌락을 주지만, 그것은 하나의 덫입니다.”-


‘소셜미디어는 덫이다!’,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경종이 되는 말씀입니다. 새삼 일상의 크고 작은 살아있는 만남과 체험을 통해 영적 인식 지평을 넓혀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단연 부각되는 것이 공동체내의 관계입니다. 관계를 떠나 살 수 없는 인간들입니다. 하느님을 중심한 공동체생활을 통해 다양한 만남을 통한 관계 체험을 통해 날로 넓어져가는 영적 인식 지평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영적 인식 지평은 얼마나 깊고 넓은 지요. 갈릴래아의 가파르나눔이 전 활동무대입니다. 어제 미친 사람을 고치신 주님은 이어 오늘은 시몬의 장모를 고치시고 많은 병자를 고치십니다. 이런 일련의 치유 체험들을 통해 예수님의 내적시야는 참으로 넓어져 하느님의 시야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다음 대목이 중요합니다.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활동의 한 복판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하느님과 만남의 관상임을 깨닫습니다. 누구나 지녀야 할 하느님과 만남의 외딴곳의 안식처이자 정주처이자 피난처입니다. 영적 인식 지평의 확장을 위해 활동과 관상의 리듬은 필수입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활동과 관상의 리듬중에 날로 깊어지고 넓어지는 영적 인식 지평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 좌우명 자작시 넷째 연도 이를 강조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예수님처럼 우리도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외딴곳 사막의 하느님께, 활짝 열려 있어야 비로소 영적 인식 지평의 확장입니다. 이를 깨닫지 못한 무지한 군중들은 예수님을 만나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듭니다. 


집착하여 머무는 순간, 시야가 차단된 ‘우물안 개구리’의 처지로 전락됩니다. 끊임없이 흘러야 맑은 물이지 웅덩이에 고이면 썩어 탁해진 물입니다. 이기적 집착이야말로 영적 인식 지평의 최대 장애물임을 깨닫습니다. 내적 광야 여정중 끊임없이 영적 인식 지평을 넓혀가야 하는 예수님께 대한 무지의 반영입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은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주변 모두에 활짝 열려있는 예수님의 깊고도 넓은 영적시야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처럼 끊임없이 영적 인식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 바로 영적성장이 뜻하는 것입니다. 


제1독서의 사도 바오로의 영적시야도 참으로 넓고 깊습니다. 영적인 사람과 육적인 사람이 참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육적인 사람이 시기와 싸움 등 인간의 이기적 방식대로 살아가는 편협한 시야의 속된 사람들이라면, 영적인 사람은 모두를 망라하면서도 올바른 식별과 분별의 지혜를 지닌 영적 인식 지평을 지닌 사람입니다. 


과연 나는 영적인 사람입니까, 혹은 육적인 사람입니까? 끊임없이 물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 바오로의 비유와 분별이 얼마나 명쾌한지요.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나 같은 일을 하며, 저마다 수고한 만큼 자기 삯을 받을 뿐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협력자고, 여러분은 밭이며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전체에서 부분을 보는 참으로 깊고 넓은 영적 인식 지평의 소유자, 하느님의 시야에 근접한 바오로의 영적 지평입니다. 영적 인식 지평이 넓어지면서 저절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해소가 되어버립니다. 하여 공동체내에서 비교로 인한 우열이나 호오의 문제는 저절로 해소되고 상호보완만 남게되니 여기서 샘솟는 공동체 형제들에 대한 감사입니다. 상호보완의 공동체! 참으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공동체입니다. 


문제는 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습니다. 부단히 영적 인식 지평을 넓혀감이 답입니다. 우리의 평생공부가 목표하는 바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사막의 외딴곳 하느님께 활짝 열어두고 관상과 활동, 기도와 노동의 리듬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날로 영적 인식 지평도 넓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영적 인식 지평을 넓혀가는데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주님은 우리 도움, 우리 방패, 우리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 기뻐하고, 거룩하신 그 이름 우리가 신뢰하네.”(시편33,20-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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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9.05 07:52
    매일 주시는 주님의 말씀이
    오늘하루를 살아가는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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