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3.25. 수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이사7,10-14;8,10ㄷ 히브10,4-10 루카1,26-38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


부활대축일 전, 사순시기중 대축일의 배치가 공평하고 적절합니다. 3.19일 성요셉 대축일에 이은 3.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바로 성마리아 대축일입니다. 그 부모님에 그 아드님 예수그리스도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성모님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이며 오늘 강론의 제목입니다.


얼마전 한 주 내내 행복했던 체험의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기억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좋은 체험의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지 간간히 떠오르는 순례체험 기억을 통해 실감합니다. 수도원을 방문했던 청담동 자매들이 두 아름 사다 준 아름답고 향기로운 튜립과 후리지아 꽃에 대한 기억입니다. 한주간 내내 고백성사를 드린 분들에게 보속으로 '말씀의 처방전'과 더불어 꽃한송이씩을 선물했습니다. 이때 바로 '보속'은 '선물'이란 진리를 깊이 깨달았습니다.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게 사십시오. 떠날 때는 물론이고 떠난 후의 삶이 더 아름답고 향기로워야 합니다.“

꽃 한송이를 드리며 한 덕담입니다. 형제자매들 모두가 기쁨으로 환한 웃음을 짓던 얼굴이 꽃같았습니다. 꽃송이를 받아든 순간 예외없이 본능적으로 모두가 코에 대며 향기를 맡았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향기없는 꽃이라면 마음은 허전할 것입니다. 꽃의 아름다움만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이요, 꽃의 향기만 아니라 삶의 향기입니다. 


1.기도에 충실한 삶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오늘 복음의 성모님이 그 모범입니다. 주님의 천사 가브리엘을 통한 주님과 소통의 대화인 기도가 바로 오늘 복음입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일치요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의 임마누엘 하느님도 기도를 통해 우리 안에 실현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성모님뿐 아니라 우리 역시 기도생활을 통해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특히 위 말씀은 제가 보속의 말씀 처방전에 많이 인용되는 내용입니다. 며칠전 한겨레 신문에서 읽은 '김영훈의 생각줍기'라는 삽화의 글귀도 생각납니다.


-시간은 돈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사람의 종잣돈이다. 그 자본금 키우기 위해 애써 쪼개고 늘리려 발버둥치지만 '자신과의 만남'이 빠진 시간은 새나간 종잣돈이다.-


바로 기도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주님과의 만남'과 동시에 '자신과의 만남'의 시간이 바로 기도시간입니다.


2.말씀공부에 항구한 삶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영혼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하느님 말씀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습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생명과 빛입니다. 우리가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는 것도 말씀을 통해서입니다. 다음 대목에서 말씀을 경청하는 성모 마리아를 통해 '관상의 대가', '렉시오디비나의 대가'의 면모가 잘 드러납니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곰곰이 말씀을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주님과의 만남이요 일치입니다. 이어 전개되는 주님의 천사 가브리엘과의 깊은 신뢰의 대화를 통해 마리아의 말씀공부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3.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말씀공부에 겸손히 충실할 때 깨달아 알게되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 즉시 순종으로 응답하는 마리아의 고백이 감동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위대한 순종의 믿음입니다. 이사야의 임마누엘 예수 아기의 탄생 예언도 마리아의 순종을 통해 실현됩니다. 아무리 전능하신 하느님이라도 마리아를 강제하지 못하며, 마리아의 응답없이 일방적으로 구원역사를 펼치지 못합니다. 모전자전(母傳子傳), 그 어머니 마리아에 그 아드님 예수님이십니다. 히브리서의 예수님의 고백도 어머니 마리아를 닮았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아니 예수님만 아니라 우리 믿는 모든 이들의 고백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세상에 온 존재이유이자 우리 삶의 유일한 의미입니다.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는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4.기쁨의 삶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그래서' 기쁨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샘솟는 기쁨입니다. 기도에 충실할 때, 말씀공부에 충실할 때, 하느님의 뜻에 순종할 때, 저절로 맺는 열매가 기쁨의 열매입니다. 복음의 기쁨보다 이웃에 줄 수 있는 더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마리아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주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우리 모두 은총이 가득한 삶이요 기쁨이 충만한 삶입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정진하는 삶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수행자의 근본자세를 압축하는 두 말마디가 '끊임없이'와 '한결같이'입니다. 어제 미사때 영성체후 기도에 나오는 '끊임없이'라는 말마디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희가 언제나 천상선물을 갈망하며, 끊임없이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영성생활에 첩경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하루하루, 기도해야하고, 말씀을 공부해야하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해야 하고,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오늘 대축일을 맞이하시는 성모마리아이십니다. 


주님의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꽃이 되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부자아빠 2015.03.25 05:53
    아멘! 신부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2 예수님 중심의 삶 -떠남, 버림, 나눔, 비움, 따름-2021.5.25.화요일 성 베다 베네라빌리스 사제 학자(672/673-735)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5.25 117
411 “아빠, 아버지!”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2021.5.20.부활 제7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5.20 117
410 회심의 여정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복음 선포의 하루-2021.1.25.월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1.25 117
409 주님 중심中心의 삶 -제대로 미치면 성인聖人, 잘못 미치면 폐인廢人-2021.1.23.연중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1.23 117
408 파견된 복음 선포자의 삶 -선물, 비전, 믿음, 환대, 활동-2020.9.23.수요일 피에트첼치나 성 비오 사제(1887-196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9.23 117
407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신뢰 받는 사람 -신앙인의 롤모델; 모세와 예수님-2019.4.4.사순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04 117
406 사랑과 진리의 하느님 나라-존중, 신뢰, 무욕, 인내, 자유- 1 프란치스코 2019.02.01 117
405 구원의 희망 -부활하신 그리스도-2018.4.6.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06 117
404 “당신의 모두가 되고 싶다!” -끊임없이 돌보고 가꿔야 할 우리의 성소聖召-2018.1.14. 연중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18.01.14 117
403 약속과 실현 -영원한 구원의 희망이신 주님-2017.12.9. 대림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9 117
402 영원한 참 보물 -하늘 나라의 기쁨-2017.7.30. 연중 제17주일 2 프란치스코 2017.07.30 117
401 내 도반道伴은 누구인가?-2018.5.31.목요일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방문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5.31 117
400 믿음의 여정 -공동체와 믿음-2017.7.3. 월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7.07.03 117
399 기도가 답이다 -기도와 삶-2017.6.7. 연중 제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06.07 117
398 두려움에 대한 답은 주님뿐이시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2017.4.29. 토요일 시에나의 가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4.29 117
397 늘 새로운 시작-해뜨는 마을-2016.11.22. 화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1.22 117
396 주님과의 만남 -만남의 은총-2016.10.9. 연중 제28주일 프란치스코 2016.10.09 117
395 삶은 ‘자유의 여정旅程’이다 -사랑과 자유-2016.9.2.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9.02 117
394 참 자유롭고 행복한 삶 -예수님을 늘 삶의 중심에 모신 삶-2024.4.16.부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4.16 116
393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 -"평화가 너희와 함께!"-부활하신 주님과 만남의 삶, 회개의 삶, 증인의 삶- 2024.4.14.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24.04.14 116
Board Pagination Prev 1 ...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