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7.부활 제6주간 수요일                                                   사도17,15.22-18,1 요한16,12-15

 

 

 

하느님만을 찾는 

신망애(信望愛)의 삶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에 대한 답은 ‘진리의 영’, 성령뿐이다-

 

 

 

"생명과 죽음을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명부에 내려보내고 올라오게 하시는 분도 주님이시도다."(1사무2,6)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시편97,11)

 

하느님 안에서 참 다양한 삶입니다. 하느님안 한가족같습니다. 진리의 영의 인도따라 각자의 제자리, 꽃자리에서 주님을 만나며 참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람이 혼자의 외딴 섬이 아니듯 공동체도 고립단절의 외딴섬이 아닙니다. 세상과 떨어져 있는 듯 해도 세상 한복판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세상에 활짝 열려 있는 여기 요셉수도공동체입니다.

 

어제 저녁 식탁을 보니 모두 18명이었습니다. 수도형제11명, 외부손님형제들7명! 참으로 세상에 활짝 열린 환대의 집 수도원임을 입증합니다. 전체의 1/3이 손님입니다. 하느님의 대가족을 상징하는 정주의 요셉수도원입니다. 아, 그런데 한 형제는 배밭일에 더위를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쉬고 있는 듯 했습니다.  얼마나 넓고 깊은 하느님의 품인지 평생 보고 배워야 할 분, 하느님입니다. 수도원의 정주영성은 그대로 환대영성으로 직결됨을 봅니다.

 

“소백산 등산후 부석사로 부처님을 찾아서 탐방하고 남한강을 만나러 여주로 왔어요. 오월인데 어딘들 예쁘지 않은 곳이 없어요.”

 

서울교대 동창으로 은퇴후 6명의 정다운 도반들과 자주 여행길에 오르는 스테파노 형제의 공동 카톡방에 6개의 아름다운 사진과 올린 글이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움을 찾는 구도자의 모습들입니다. 신록과 꽃의 계절, 요즘의 한국은 어디나 예쁘지 않은 곳이 없으니 어디나 하느님 계신 지상천국입니다. 

 

“오늘도 영적승리의 삶을 살려고 나름 애쓴 하루였습니다. 그 와중에 야간진료 끝나고 본 신부님의 축복 메시지가 저에게 감동을 넘어 눈물을 쏟게 했네요. 예수님의 축복으로 느껴져서 더욱 뭉클했나 봅니다.”

 

잠깨니 야간진료중인 치과의사 형제로부터의 메시지였습니다. 얼마전 “설레다”란 말과 더불어 “뭉클하다”는 우리 말마디가 참 반가웠습니다. 진리의 영 따라 살 때 자주 겪을 설렘의 삶에 뭉클함의 체험일 것입니다. 즉시 드린 답글입니다. 

 

“아, 힘든 그러나 최선을 다한 하루였네요. 하루하루 온몸과 온맘으로 사시는 무죄한 삶, 정직한 삶, 감동적인 삶, 예수님께서도 감동하시며 축복하십니다.”

 

엊그제 멀리 평택에서 4가지 기적 체험을 나누러왔던 부부도 생각납니다. 듣고 보니 신비로운 사랑의 기적에 하느님께 감사했습니다. 한달 미사중에 일어난 기적들이니 더욱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드리는 부부였습니다. 한밤중 일어나 강론을 쓰는 이 시간에도 투병으로 온힘을 다쏟는 형제자매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마음이 됩니다. 

 

어제도 예전에는 건강했던 분인데 지금은 3년째 암투병중인 형제의 방문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자비를 간절히 바라는 불쌍하고 측은하고 가엾은 형제자매들입니다. 이런 고통스런 삶중에도 참으로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이 참 거룩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한번 여행했던 곳에는 가고 싶지 않듯이 이 삶도 다시 살라하면 못살 것 같습니다. 다시 살라해도 이렇게뿐 못살것이니 살고 싶지도 않고 다만 남은 동안 인생휴가 끝내고 하느님의 집에 귀가할 때까지 정말 하느님만 찾고 바라보며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열독熱讀중인 책은 참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조선 후기, “백성을 사랑했던 지성” 정약용 요한에 관한 “다산 평전”입니다.요즘 제가 즐겨 읽는 책은 위인들의 평전이나 자서전, 고백록입니다. 또 한권은 하느님의 수도승, 토마스 머튼을 참으로 치열하게 공부하며 쓴 안셀모 신부의 박사학위 논문, “토마스 머튼의 수행과 만남입니다.

 

성인들은 물론이고 참으로 치열하게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만을 찾는 제 주변의 형제자매 도반들입니다. 저를 포함해 이분들의 삶빼기 하느님하면 남는 것은 무지와 허무의 어둠뿐일 것입니다.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은 믿는 이들의 존재이유이자 모두가 되는 분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무지와 허무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정말 불행중의 불행, 재앙중의 재앙이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입니다. 아무리 세상 학문에, 철학에 정통해도 하느님을 모르면 헛되고 공허한 삶입니다. 평생 진짜 해야할 평생 공부는 단 하나 하느님을 알고 참나를 아는 공부뿐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아테네에서의 바오로 사도의 선교가 실패로 끝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문명이 찬란하게 꽃폈던 학문과 예술, 철학의 중심지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에서의 그 멋지고 감동적인 설교에도 아테네 시민들은 마이동풍입니다. 참으로 무지로 굳어진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석상을 신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됩니다. 하느님께서 무지의 시대에는 그냥 보아 넘겨 주셨지만, 이제는 어디에 있든 모두 회개해야 한다고 명령하십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입니다. 회개를 통한 겸손과 지혜요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회개의 은총이 절실합니다. 아테네에서의 선교를 끝내고 고린토로 향하는 바오로 일행입니다. 아마 이때의 체험을 반영한 다음 고백일 것입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1코린1,22-25)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고백인지요! 하느님의 힘이자 지혜이신 그리스도를 찾고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참으로 겸손하고 자비롭고 지혜로운, 대우(大愚)의 사람들인 듯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지(大智)의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참 지혜로운 아테네 사람들인 듯 하지만 어리석은 무지의 헛똑똑의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평생공부보다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께로 이끄는 진리의 영, 성령뿐입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그러니 진리의 영, 성령과의 일치의 삶이 제일입니다. 곧 성자 그리스와의 일치, 성부 아버지와의 일치도 저절로 뒤따를 것입니다. 참으로 이 거룩한 미사중 우리 주님께 성령의 은총의 선물을 청하도록 합시다. 성령의 인도따라 성령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하느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 마음을 이끄시어, 

바르게 생각하고, 

언제나 성령의 위로를 받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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