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1.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즈카2,14-17 마태12,46-50


                                                                         인류의 영원한 꿈

                                                   -새 가정 공동체(new family community)-


인류의 영원한 꿈은 새 가정 공동체입니다. 공동체의 원형이 바로 새 가정 공동체입니다. 꿈이, 희망이, 비전이 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삶의 목표를 잃음과 동시에 허무주의의 유령이 전염병처럼 나돌아 급진적 극단의 폭력적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됩니다. 요즘 파리에서 끔찍한 테러의 만행을 저지른 IS의 젊은이들도 이런 시각에서 봐야 합니다. 


어둠을 물리치는 것은 빛이요, 옷을 벗게하는 것은 따뜻한 햇볕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치유보다는 예방이 백배 낫습니다. 폭력의 악순환으로는 악은 결코 퇴치할 수 없습니다. 발본색원, 악의 뿌리를 뽑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며 악순환의 사슬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대두되는 것이 바로 인류의 영원한 꿈, 새로운 가정 공동체의 건설입니다. 바로 폭력의 악순환에 대한 유일한 장구적 대안은 이런 공동체의 복원이자 건설뿐입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성모님께서 세 살 되던 해에 성전에서 하느님께 바쳤다는 전승이 있습니다. 본디 이 날은 6세기 중엽 예루살렘에 세워진 성모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었으며,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였습니다. 


1400년 이상 지속되어온 참으로 유구한 전통의 기념일입니다. 요아킴, 안나 부부 가정 공동체를 통해 은연중 계시되는 새 가정 공동체의 비전입니다. 오늘 말씀을 중심으로 새 가정 공동체의 설립을 위한 필수 조건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혈연가정공동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의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그리스도중심의 공동체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합니다.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의 비전을 환히 보여줍니다. 


사람 중심도, 돈 중심도, 일 중심도 아닌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이것이 진정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요 ‘오래된 미래’의 영원한 공동체요 우리 수도공동체의 이상입니다. 이미 1독서의 즈카르야를 통해 예언된 공동체입니다.


“딸 시온아,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정녕 내가 이제 가서 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그날에 많은 민족이 주님과 결합하여,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 한 가운데에 머무르리라.”


밖에서 주님을 찾지 마셔요. 주님은 바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오늘 지금 여기 이 공동체 중심에 계십니다. 그대로 오늘 복음 장면이 상징하는 바요, 이미 교회를 통해 실현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그날은 바로 오늘이며 딸 시온은 교회공동체의 성원인 우리 모두입니다.


둘째,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이, 오늘 기념하는 성모님이 우리의 영원한 롤모델입니다. 평생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데 온 힘을 다했던 우리 공동체의 중심인 예수님이요 예수님의 첫 제자가 된 성모님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믿는 누구나 기억하는 성모님의 고백입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했던 우리의 영원한 희망의 표지이자 이정표인 예수님이요 성모님이십니다. 아버지의 뜻은 주님의 말씀 모두를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 발의 등불이요 우리의 길을 비추는 빛입니다.


셋째. 예수님의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가 된 공동체의 성원들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복된 신원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아버지의 말씀을 실행할 때, 우리는 주님의 형제가 되고 누이가 되고 어머니가 됨으로 하느님 가정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영원한 꿈의 하늘나라 공동체는,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언젠가 실현될 공동체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태동하기 시작한 새 가정 공동체입니다. 


영원한 꿈의, 희망의 공동체를 찾는, 소속 욕구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이보다 숭고하고 아름다운 꿈도 없습니다. 이런 공동체를 통한 위로와 치유요 내적성장과 성숙입니다. 이런 공동체를 찾지 못해 방황이요 혼란이요 허무주의의 전염병에 감염입니다. 


날로 붕괴되고 파괴되어 가는 혈연 가정공동체 및 세상의 온갖 공동체에 대한 유일한 대안공동체가 주님 중심의 새 가정 공동체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가 아버지의 뜻을 실행함으로 이런 영원한 꿈의 새로운 하늘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들!”(루가11,28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16 주님과 함께 늘 새로운 시작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고, 감동스런 은총의 기적같은 삶- 1 프란치스코 2020.05.01 320
3115 회개의 일상화 -끊임없는 말씀공부와 기도, 회개의 수행-2019.10.4.금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0.04 320
3114 광야 인생의 수련자들 -주 예수님은 우리의 평생 수련장이시다-2023.7.19.연중 제1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7.19 318
3113 영적승리의 순교적 삶 -기도, 고백, 유언-2023.6.29.목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6.29 318
3112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하느님 중심의 삶과 기도, 그리고 지혜와 사랑-2022.9.18.연중 제25주일 프란치스코 2022.09.18 318
3111 공동체의 품격-2015.7.3. 금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5.07.03 318
3110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6.4. 연중 제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6.04 318
3109 성덕(聖德)의 여정 -진복팔단(The Beatitudes)의 실천- 2023.6.12.연중 제10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3.06.12 317
3108 주님과 만남의 여정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2022.9.12.연중 제2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9.12 317
3107 주님 반석 위의 인생 집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슬기로운 사람들-2019.6.27.연중 제1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27 317
3106 "당신은 누구요(Who are you)?"2015.3.24. 사순 제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24 317
3105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삶을, 자연을 ‘렉시오 디비나(성독聖讀)’하기-2022.9.23.금요일 피에트니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1887-196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9.23 316
3104 참 좋은 은총의 선물 -성가정 공동체-2017.12.31.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프란치스코 2017.12.31 316
3103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느님의 감동, 영적전쟁의 승리-2018.6.13. 수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1195-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6.13 316
3102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2016.3.22. 성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2 316
3101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시다 -하느님 찬미의 축복-2016.2.5. 금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2.05 316
3100 하느님이 울고 계십니다-2015.9.30. 수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2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9.30 316
3099 “요한 형님, 축하드립니다!” -귀향歸鄕의 여정-2023.7.13.목요일 이 성철 사도 요한(1922-2023)을 위한 장례미사 프란치스코 2023.07.13 315
3098 “성화聖化되십시오!” -성덕聖德의 여정-2023.6.28.수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130-20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6.28 315
3097 구원의 날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2017.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프란치스코 2017.12.25 315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