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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20.부활 제6주간 토요일                                                       사도18,23-28 요한16,23ㄴ-28

 

 

 

기쁨의 여정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기쁨-

 

 

 

 

아침에는 당신의 사랑, 

 밤이면 당신의 진실을 알림이 좋으니이다.”

 

“주님, 하신 일로 날 기쁘게 하시니, 

 손수 하신 일들이 내 즐거움이니이다.”(시편92;2.4)

 

삼일간 계속되는 주제가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우울은 하느님께 대한 모독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기쁨은 주님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공자의 논어의 시작이 참 멋집니다. 참 멋진 군자, 공자입니다. 예수님과 만났어도 곧 의기투합했을 것입니다. 공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으로 시작되는 논어의 시작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제때에 그것을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벗이 먼 지방에서도 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남이 알아주지 아니해도 화가 나지 아니하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공자의 군자삼락에 대한 자부심에 공감이 갑니다. 하느님만을 찾는 그리스도교의 군자들인 우리 수도승들에게도 그대로 공감이 가는 군자삼락입니다. 정말 좋은 도반의 방문은 기쁩니다. 빈손으로 와도 그 존재자체가 반가움과 기쁨입니다. 과연 이런 도반이 있습니까? 

 

어제도 기쁨으로 가득한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회의가 있어 서울에 들렸던 제주에서 은거(隱居)의 삶을 살고 있는 도반이 잠시 수도원에서 하루 묵어가면서 저에게 고백성사를 보았습니다. 참 오랜만에 웃으며 유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 집무실 앞 주님의 힐링의 꽃길, 환대의 꽃길에서 혼자의 독사진도 찍어 드렸고, 함께도 찍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온 도반만이 아니라 고백성사차 집무실을 찾았던 여러분의 형제자매들에게도 집무실옆 힐링의 꽃길, 환대의 꽃길, 사랑의 꽃길, 기쁨의 꽃길, 평화의 꽃길에서 사진을 찍어 드렸습니다. 참 좋은 주님의 선물인 힐링의 선물, 기쁨의 선물을 드린 것입니다. 힐링과 기쁨, 주님을 만나는 사랑의 고백성사의 근본 목표이기도 합니다. 새삼 서로를 즐겁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기쁨의 선물, 기쁨의 나눔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 제목은 이미 어제 정했습니다. “기쁨의 여정-주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기쁨-”으로 말입니다. 어제는 삼시경후 공동체 형제들이 모인 가운데 귀엽고 예쁜 새 승용예초기 축복식이 있었고 또 이것이 우리를 기쁘게 했습니다. 마치 귀여운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새삼 가톨릭 축복 예식의 아름다움에 감탄합니다. 

 

사랑의 기쁨이듯 역시 아름다움의 기쁨입니다.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며 하느님의 아름다움은 전례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며 또 이런 아름다움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주님의 파스카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5월 신록과 파스카의 꽃들을 상징하는 무수한 꽃들의 아름다움이 또 우리를 감동케하고 기쁘게 합니다. 

 

축복기도시 아름다웠던 독서와 축복기도를 나눕니다. 요즘 복음의 주인공은 물론 예수님이요 계속되는 제1독서 사도행전의 주인공은 기쁨의 사도, 바오로입니다. 역시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바깥 사람들에게 품위 있게 처신할 수 있고 아무에게도 신세를 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1테살4,11-12)

 

백장선사의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 ‘하루일하지 않으면 하루먹지 않는다’라는 말씀도 있듯이,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수도승의 노동 윤리의 기초가 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이런 노동의 기쁨, 역시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합니다. 축복기도문도 참 아름답습니다.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고 풍성한 복을 내리시는 하느님, 

믿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이 도구들을 봉헌하는 

자녀들을 굽어보시어, 

이들이 열심히 일하여 

창조사업에 협력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인류발전에 공헌하며

언제나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도구들을 축복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할 사람을 축복하는 것이요 도구를 사용하는 이들이 꼭 기억해야 할 기도문이요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축복기도문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마지막 대목인 우리 주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 삶의 모두가 됩니다. 

 

아무리 영성을 강조해도 토마스 머튼이, 산티아고가, 렉시오 디비나가 우리 주 그리스도를 가려선 안됩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단 하나 파스카 예수님의 영성이 있을 뿐입니다. 정말 하나의 소원을 청한다면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사랑뿐이겠습니다. 성 베네딕도 역시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라 했습니다. 그리스도와 날로 깊어지는 우정의 사랑과 더불어 기쁨도 날로 깊어지고 더해져 갈 것이니 그대로 기쁨의 여정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참으로 날로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뜻에 일치할수록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을 것이니, 바로 충만한 기쁨의 선물입니다. 말그대로 사랑의 기쁨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 말씀도 우리의 주님 사랑의 의욕을 붇돋습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참으로 우리 주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이들의 복된 운명을 보여줍니다. 이들 역시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와서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논증하면서, 공공연히, 담대히, 확고히 열정을 가지고 유다인들을 논박하는 아폴로! 기쁨과 활력으로 넘치는 모습입니다. 새삼 그가 얼마나 내적으로 주 예수님과 깊은 우정관계에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 우정의 사랑을 날로 깊게 하시며 더불어 날로 기쁨 충만한 기쁨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독수리가 제 새끼를 보호하듯이,

 당신은 두 날개를 펴시어 그를 품어 주시고,

 주님의 날개로 그를 인도하셨도다.”(신명32,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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