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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6.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사회교리 주간)

                                                                                                       바룩5,1-9 필리1,4-6.8-11 루카3,1-6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여러분은 무슨 기쁨으로 삽니까? 간혹 듣는 질문입니다. 요즘이라면 저는 두말 할 것 없이 “대림의 기쁨으로,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으로 삽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수도원 정문에서 수도원 주차장까지 곧고 넓게 난 길을 생각하며 지체없이 복음 중 위의 구절을 택했습니다. 수도원 길 ‘하늘길’이라 지칭하는 이 좋은 길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들 사열을 받으며 오늘 주님께서 대림2주일 미사를 주례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오셨습니다.


참 좋은 날입니다. 말그대로 주님을 모시고 봉헌하는 희망과 기쁨 가득한 미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님이 계시기에 살만한 세상입니다. 하여 여전히 요즘도 제가 가장 많이 써드리는 다음 고백성사 보속의 처방전 말씀(1테살5,16-18)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은총의 대림시기,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말씀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니 특정한 대림시기가 아니라 믿는 우리 모두에게는 일년 열두달 매일이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의 대림시기입니다. 어제 제 강론에 달린 댓글이 저에겐 큰 깨달음의 충격이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헬조선이란 낱말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은 순간 아차 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아마 그동안 강론중 수차례 사용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설상 그렇다 치더라도 이런 부정적 단어는 최대한 자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나라안팎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우리가 찾아가기전 이미 우리를 찾아오셔서 끊임없이 일하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림시기에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은 지난 몇일 동안 북한을 방문하셨습니다.


“한국 주교단, 분단70년 만에 첫 방북-김희중 대주교 등 주교 5명과 실무진, 12월 1-4일 평양 방문, 장충성당 보수와 신자간 교류 논의-”(평화신문1면).


“한국 주교단, 북한 첫 사목방문 나서, 1-4일 일정으로 진행, 남북한 신자 교류등 대북사업 구체적 협의”(가톨릭신문1면).


가톨릭 양대 신문의 오늘 12월6일자 신문 1면의 톱기사 였습니다. 하느님 하시는 일은 아무도 예상 못합니다.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서서히 물밑에서 친히 남북통일의 일을 수행하시기 시작한 하느님이십니다. 대림시기 특히 대림 2주일 인권주일에 하느님이 이땅에 주신 참 좋은 선물입니다. 


또 대림 제2주간 중, 12월8일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부터 가톨릭 교회는 ‘자비의 특별 희년’의 여정이 시작되어 내년 2016년11월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끝납니다. 자비의 특별 희년 동안에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 크게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특히 이 거룩하고 은혜로운 대림시기에 할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첫째, 광야에서 주님을 만나십시오.

인생의 본질은 광야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적막한 땅만 광야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여기가 광야입니다. 도시의 광야란 말도 있듯이 함께 살아도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광야인생입니다. 바로 요즘의 초겨울의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수도원 배밭 풍경이 광야의 모습을 잘 상징합니다. 


바로 이것이 환상이 걷힌 인생의 본질입니다. 바로 이 광야에서 요한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을 만날 때 ‘텅 빈 허무’의 광야는 ‘텅 빈 충만’의 낙원이 됩니다. 한나스와 카야파가 대 사제로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즈카르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듯이, 똑같은 말씀이 2016년 12월 6일 요셉수도원 대림 제2주일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내립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바로 세례자 요한을 통해 광야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인생광야, 주님을 만나야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지 못하면 어김없이 허무와 절망은 내면 깊이 스며들고, 우리는 무기력과 무의욕으로 서서히 안으로부터 무너져 내립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입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희망과 기쁨의 원천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대림 제2주일 광야세상, 주님의 오아시스 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둘째, 광야에 주님의 길을 내십시오.

그냥 살라고 있는 광야가 아니라 주님의 길을 내라고 있는 광야입니다. 막연히 생각없이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가 아니라 하루하루 주님의 길을 마련하고 주님의 길을 곧게 내며 주님을 마중나가는 대림시기입니다. 바로 이 길을 통해 오시는 주님이시기에 이 길을 닦지 않으면 주님은 오시지 못합니다. 


하여 주님의 길을 닦으라는 수도자修道者의 명칭은 대림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우선 우리의 옷부터 갈아입어야 합니다. 육신의 옷이 아니라 마음의 옷, 영혼의 옷입니다. 바룩서의 ‘예루살렘’은 바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지칭합니다.


“예루살렘아,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어라.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로움의 겉옷을 걸치고, 영원하신 분의 영광스러운 관을 네 머리에 써라. 하느님께서 ‘의로운 평화, 거룩한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너를 부를 것이다.”


얼마나 고무적입니까?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영혼에 이런 아름다운 옷을 입혀 주시며 머리에는 영광의 관을 씌워 주십니다. 그러니 이런 평화와 영광의 아름다운 옷을 입고, 영광스러운 관을 쓰고 부정적이고 비관적 인생을 산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이어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을 생각하며, 우리의 세례를 새롭게 상기하고 회개와 용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례는 한 번으로 끝났지만 회개와 용서는 죽을 때까지 평생 일입니다. 막연한 회개가 아니라 ‘용서와 나눔과 섬김의 실천’의 열매로 드러날 때 진정한 회개입니다. 바로 이렇게 회개의 실천으로 주님의 길을 마련할 때 주님께서도 기뻐하십니다.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분열과 불화의 골짜기는 화해와 용서로 메꾸고, 산과 언덕의 교만과 탐욕은 겸손과 가난으로 낮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거친 길은 주님을 닮은 온유와 겸손, 평화와 기쁨의 길로 바꾸는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한 길인지요. 바로 이 길로 구원의 주님은 오십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주님의 길을 마련할 때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됩니다. 하여 우리는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성탄의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부터 심기일전하여 새롭게 주님의 길을 닦기 시작합시다. 대림 제2주일 두 개의 영롱한 촛불이 주님이 가까이 오셨음을 알립니다. 은총의 대림시기 주님의 길을 잘 닦으며 오시는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마중나가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깨어 준비하며 충실히, 항구히 당신의 길을 마련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나혼자가 아닌 주님과 함께, 형제들과 함께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보라, 우리 주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시어, 당신 종들의 눈을 밝혀 주시리라. 알렐루야."(아침기도 후렴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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