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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10.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사도18,1-8 요한16,16-20



파스카의 기쁨

-모든 날이 다 좋다-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입니다.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이라는 성모성월 5월입니다. 계속되는 알렐루야 부활축제시기입니다. 파스카의 기쁨이 영원한 기쁨입니다. 파스카의 기쁨을 색깔로 하면 ‘신록新祿의 기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늘 신록의 영혼으로, 신록의 기쁨을 삽니다.


마침 어제 읽은 중국 북송시대의 시인 소동파(1037-1101)의 시가 생각납니다. 서호西湖의 경치를 즐기며 종일 술자리를 이어가는데 그렇게 맑던 날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집니다. 그러자 비가 쏟아지니 좌중의 흥취가 깨지려는 때 소동파는 시를 읊습니다. 서시西施는 춘추시대 미녀입니다. 


-“맑은 날엔 물빛 넘실거려 아름답고/비오는 산의 뿌연 어둠도 장관이네

 서호를 서시西施에 견주어 보자면/옅은 화장 짙은 화장/어느 때고 좋도다.”


더불어 제가 몇 년 전 써놨던 ‘모든 날이 다 좋다.’라는 시도 생각났습니다.


-“햇빛 밝은 날도 좋고/비오는 어둔 날도 좋다/모든 날이 다 좋다

  모두가/기쁜 날/행복한 날/주님의 날이다.”-2015.6.14. 


주님 안에서 파스카의 영성을, 파스카의 기쁨을 사는 이들이 그렇습니다. 저절로 ‘어느 때고 좋도다’, ‘모든 날이 다 좋다.’라는 고백이 나옵니다. 오늘 복음 마지막 구절을 묵상하며 떠올랐던 생각들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변할 것이다.”(요한16,20).


죽음을 앞둔 주님의 고별사중 일부입니다.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인한 이별의 슬픔이 부활하신 주님과의 재회의 기쁨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당시 제자들이야 그러했겠지만 우리의 처지는 늘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파스카의 기쁨, 영원한 기쁨, 신록의 기쁨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도행전의 바오로가 그 빛나는 모범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의 활력넘치는 활약을 보십시오.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며 늘 기쁘게 사는 모습입니다. 아테네 선교는 실패했지만 코린토 선교는 성공적임이 역력합니다. 


아퀼라, 프리스킬라 부부와는 생업이 같아 함께 지내며, 천막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며 그 와중에도 바오르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토론하며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을 설득하여 애씁니다. 실라스와 티모테오가 마케도니아에서 내려온 뒤로 바오로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라고 증언하면서 말씀 전파에만 전념합니다. 


하여 코린토 사람들 가운데에서 바오로의 선교를 들은 많은 이들이 믿고 세례를 받았다 합니다. 참으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기쁨의 사도’ 바오로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제 집무실 문에 여전히 붙어있는 바오로 사도의 필립비서 말씀과, 고백성사 보속 말씀 처방전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데살로니카 1서 말씀이 생각납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립4.4)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언제 어디서든 파스카의 영성을, 파스카의 신비를, 파스카의 기쁨을 사셨던 ‘기쁨의 사도’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아무도 뻬앗아갈 수 없는 영원한 기쁨,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기쁨의 원천인 파스카의 예수님께 뿌리내린 샘솟는 기쁨입니다. 


하여 살아도 주님의 것이요 죽어도 주님의 것이라 고백한 사도 바오로 였기에 삶도 기쁨이요 죽음도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답도 파스카의 기쁨뿐임을 깨닫습니다. 


참 아름다운 신록의 기쁨으로 빛나는 계절 성모성월 5월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니 주님 뵈올 천국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가끔 생각해 보곤 합니다. 아니 이미 천국의 기쁨을 오늘 지금 여기서 앞당겨 살게 하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이 늘 함께 하시기에 어느 때고 다 좋습니다. 모든 날이 다 좋습니다. 그러니 늘 기뻐하십시오. 어둡고 무거운 우울이나 심각함은 하느님께 대한 모독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늘 영원한 기쁨,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을 살게 하십니다.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시편98,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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