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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21.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미카2,1-5 마태12,14-21



예수님은 누구인가?

-앎의 욕구-



요즘 없는 시간을 쪼개어 20세기 최고의 천재 철학자로 평가되는 비타인쉬타인 평전을 읽었습니다. 정말 치열한 진리추구의 삶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인생에 아름다운 초상화같은 평전이었습니다. 마지막 임종어는 물론 그의 장례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의사로부터 암선고에 이어 며칠 만 살 수 있으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좋습니다!” 외쳤고, 죽음에 임박했을 때 의식을 잃기전 그의 임종을 지키고 있던 자매에게 남긴 말이 감동적입니다.


“그들에게 전해 주시오. 나는 멋진 삶을 살았다고.”


흡사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마지막 연을 연상케하는 비트겐 슈타인의 임종어입니다. 남은 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이런 아름다운 임종어입니다.


이어지는 묘사에도 공감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가톨릭교도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의 장례식이 가톨릭종교의식으로 치러진 것은 어느 면에서 타당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독실하게 종교적인 삶을 살았으며 이것은 그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이다.’


잘 살다가 잘 죽는 것은 누구나의 소망일 것입니다. 얼마전 어느 자매의 카톡을 통해 보내준 메시지도 반가웠습니다.


“오늘 올리신 시 3편이 너무 아름답게 와 닿아서 카페 블러그로 옮겼습니다. 언제나 늘 그 자리, 지금 여기에서 늘 기억하며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강론에 인용된 시 하나에 다음 짧은 두 시입니다.


-“소나무에는/솔향香

  꽃에는/꽃향

  먹에는/묵향墨香

  글에는/문향文香

  사람에게도/향香이 있겠네“-


-“꼭 하늘비 내려야

  맑게/흐르는 시냇물인가

  비 안와도/늘 맑게 흐르는/시냇물이고 싶다”-


늘 하느님을 찾을 때 아름다운 삶, 향기로운 삶, 늘 맑게 흐르는 시냇물같은 삶입니다. 예수님은 누구인가? 우리의 평생 화두입니다. 평생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을 찾는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미카 예언서 시작입니다. 사회적 불의에 대한 미카예언자의 맹렬한 단죄는 기원전 8세기의 예언자들, 곧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와 맥을 같이합니다. 그대로 오늘날에도 해당되는 예언자의 질책입니다.


“불행하여라, 불의를 꾀하고 잠자리에서 악을 꾸미는 자들! 그들은 능력이 있어, 아침이 밝자마자 실행에 옮긴다.”


여전히 반복되는 불의와 불평등의 사회현실입니다. 공정과 정의의 현실은 여전히 요원합니다. 어제 일간신문 만화도 ‘방치된 아이들/방치된 젊은이들/방치된 자영업자들/방치된 탐욕’이란 그림으로 불공정과 불의의 사회현실을 풍자하고 있었습니다. 때로 문명의 진보가 아니라 문명의 야만시대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탐욕의 인간본질은 변함없는 듯 합니다.


예나 이제나 우리의, 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는 예언자들입니다. 예언자들의 격렬한 단죄와 심판예고는 그대로 오늘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비상한 회개가 아니라 본연의 하느님 안 제자리에 돌아와 제정신으로 제분수대로 사는 평범한, 끊임없는 회개입니다. 


앎의 욕구와 함께 가는 회개입니다. 얼마전 ‘삶의 욕구’는 ‘앎의 욕구’임을 깨달았습니다. 끝없는 삶의 욕구에 끝없는 앎의 욕구입니다. 알고 싶어 공부하는 것입니다. 공부에 대한 앎의 욕구는 본능적입니다. 앎의 욕구중의 욕구가 자기를 아는 욕구입니다. 사실 자기를 아는 평생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앎의 공부에 치유되는 무지의 병입니다.


예수님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고, 나를 알아야 예수님을 알수 있고, 예수님 공부와 나공부는 맞물려 있습니다. 하여 예수님과 나를 알아가는 데 끊임없는 회개는 필수입니다.


초대교회 신도들 또한 ‘예수님이 누구인가?’ 알고 싶은 욕구에 치열하게 주님을 찾았음이 분명합니다. 마침내 발견한 이사야서 42장1-4절에서 예수님의 참 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도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을 롤모델로 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예수님뿐 아니라 예수님을 닮으려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나를 믿으라’ 하지 않고, ‘나를 따르라’ 하셨습니다. 삶의 이론이나 지식으로 주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실천으로 주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가 그대로 본받아야할 이사야가 전하는 주님의 종,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마침내 주님의 종,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실현된 이사야 예언입니다. 참으로 온유하고 겸손하며, 섬세하고 자비로우며, 지혜롭고 강인한 주님의 종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우리의 빛이자 희망이신 이런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 우리의 궁극의 소망입니다.


예수님은 누구인가? 우리의 근본적 앎의 욕구가 예수님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고 나를 알아야 예수님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 당신과 앎의 관계를 깊게 하시며 날로 당신을 닮게 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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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7.21 09:12
    주님 저희가 주님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으로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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