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26.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잠언30,5-9 루카9,1-6

 

 

참 자유롭고 부요한, 품위있고 행복한 삶

-하느님 중심의 삶-

 

 

얼마전 강론에 인용했던 시와 더불어 이 강론을 읽는 제자가 보낸 카톡 메시지가 생각납니다.

 

-꽃처럼/살 수는 없나

 무아/무욕의 꽃처럼 말이다

 알아주든 말든/보아주든 말든

 때되면/하늘향해 

 곱게/폈다 지는

 하늘 사랑만으로 행복한/꽃처럼 살 수는 없나-

 

야생화 유홍초를 보고 쓴 시며 시의 제목은 ‘하늘 사랑만으로 행복한’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제자의 응답입니다.

 

“저도 오늘은 선생님 강론 말씀의 시처럼 하늘 사랑만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모든 걸 내려 놓고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들어요.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선생님 강론 말씀처럼 2만원이 아닌 100만원짜리 인생을 살기위해 깨어 품위있게 살아보겠습니다.”

 

이런 삶이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한 삶입니다. 품위있고 행복한 삶입니다. 가진 것 많아서가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삶이 깊어질수록 자유롭고 부요한 삶, 품위있고 행복한 삶입니다. 참으로 성인다운 삶입니다. 성인은 수도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곳곳에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야 할 자리는 각자 삶의 제자리입니다.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한 삶을 살고 싶습니까? 누구나 원하는 바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한 삶이겠습니다. 답은 단 하나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인 하느님을, 예수님을 진정 사랑하고 신뢰하여 관계가 깊어지면서 주님과 가까워 질수록 점점 내적으로 자유로워지고 부요해집니다. 

 

참으로 역설적인 것이 하느님께 가까워질수록 저절로 집착으로부터의 이탈에 필요한 것도 줄어들면서 참으로 자유로워지고 부요해진다는 것입니다. 반면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질수록 탐욕의 집착으로 인해 필요한 것들도 많아 지면서 점점 자유롭지 못하고 결핍감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제자들이 그 모범입니다. 예수님 중심의 제자들입니다. 비워야 채워집니다.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로 텅 비워진 열두 제자를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으로 가득 채워주는 주님이십니다. 이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는 사명을 부여하여 파견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참으로 예수님이란 참보물을, 하느님 나라라는 비전을 지녔기에 이런 자발적 가난과 이탈의 삶입니다. 모두를 버린 듯 하나 역설적으로 모두를 지닌 내적으로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한 자들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투명한 도구가 된 단순하고 통합된 전인적 건강한 삶입니다. 

 

하여 제자들은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주었다 합니다. 하늘나라 복음 선포와 병의 치유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하늘 나라 삶의 비전을, 꿈을 회복하는 것이 영육의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자 의미인 하느님을, 하늘 나라 비전을 잊어버려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삶을 살아갈 때 생겨나는 온갖 영육의 질병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늘 나라 비전을, 하느님 중심의 삶을 더욱 깊이해 갈 수 있을까요?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말씀 사랑과 실행으로 직결됩니다. 사람이 말씀을 지키고 말씀이 사람을 만듭니다. 바로 오늘 잠언의 말씀이 답을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모두 순수하고 그분께서는 당신께 피신하는 자들에게 피신하는 이들에게 방패가 되신다. 그분의 말씀에 아무것도 보태지 마라.”

 

하느님의 말씀은 모두 순수합니다. 그분 말씀에 아무 것도 보태지 말고 사랑하여 실행할수록 하느님을 닮아 우리도 순수해집니다. 마음 순수한 이들이 진정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하느님 말씀 사랑으로 하늘 나라 삶의 참 비전을 회복할 때 참으로 순수하고 자유로운, 부요하고 행복한 삶입니다. 이들의 소원은 두가지로 압축됩니다. 고맙게도 제1독서 잠언이 우리 믿는 이들이 바칠 두 가지 소원을 가르쳐줍니다.

 

“저는 당신께 두가지를 청합니다. 제가 죽기 전에 그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1.허위와 거짓말을 제게서 멀리하여 주십시오. 2.저를 가난하게도 부요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답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하느님 사랑이, 하느님 말씀 사랑이 깊어질수록 저절로 이탈의 삶에 필요는 적어질 것이며 자유롭고 부요한, 품위있고 행복한 삶이 될 것입니다. 바로 지상에서 천국의 삶을 살게 됩니다. 굳이 밖으로 사막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됩니다. 함께 살아도 이탈의 자리, 바로 거기가 하느님을 만나는 침묵과 고독의 사막입니다.

 

진짜 자유롭고 부요한 행복한 사람들은 필요로 하는 것이 적은 사람들입니다. 내적으로 가난하고 허한 이들이 이를 채우고자 더 많은 소유를 지니려 노력하지만 내면은 더욱 공허할 뿐입니다. 하느님만으로 채워야 할 무한한 내적 마음의 공간은 세상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내적 배고픔과 목마름을 일거에 해소해 주시어, 참 자유롭고 부요한, 품위있고 행복한 당신의 하늘 나라 일꾼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주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을 비추는 빛이오이다.”(시편119,10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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