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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묵시15,1-4 루카21,12-19

 

 

영적 승리의 삶과 찬가讚歌

-영적 전쟁-

 

 

삶은 전쟁입니다. 영적 전쟁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예외없이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입니다. 사제생활 중 강론에서 참 많이 인용했던 주제중 하나입니다. 예나 이제나 늘 새롭게 와닿는 ‘영적전쟁’에 ‘주님의 전사’라는 말마디 입니다.

 

처음에는 살아갈수록 익숙해져 영적전쟁도 쉬울줄 알았습니다. 완전히 착각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힘듭니다. 더 노력하지 않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보통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거의 모두가 살아갈수록 힘들다는 고백입니다.

 

젊을 때는 공부와 싸우고 중년에는 일과 싸우고 노년에는 병마病魔와 싸운다 합니다. 노년이 문제입니다. 자기 의지력이나 정신력과 무관無關한 노년의 병마입니다. 며칠전에도 어느 형제가 죄책감을 고백했습니다. 고령의 아버지와 장모님이 동시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어 대책이 막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중년을 훨씬 넘은 부부인데 병원비 마련을 위해 알바일도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연명치료를 거부할 수 뿐이 없는 상황인데 너무 괴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한 두분이 아닐 것입니다. 장수長壽가 축복祝福이 아니라 재앙災殃인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할 수 없습니다. 이 또한 살아 있는 우리에겐 분발奮發, 분투奮鬪의 요소가 됩니다.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살아야 겠다는 자각을 갖게 합니다. 하루하루 영적전쟁에 승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루하루가 쌓여 내공이 되고 미래가 됩니다. 거창한 영적전쟁이 아니라 하루하루 오늘 지금 여기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얼마전 써놓은 귀가준비란 글이 생각납니다. 나뭇잎들 다 떠나 보내고 본질로 서있는 겨울나무들을 보며 쓴 글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갈수록 기품과 깊이를 더해 가는 노목같은 노년 인생을 생각합니다.

 

-열매들/나뭇잎들/하나, 둘,---

 다 떠나 보내고/아름다웠던/추억/가득 담고/본질로 서있는/겨울나무들

 고요하다/넉넉하다/향기롭다/부요하다

 귀가歸家 준비는/저렇게 하는 거다/본질로 서있는/저 겨울나무처럼-

 

이런 노년의 귀가준비 인생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지요. 늘 말씀드렸다 시피 죽음은 허무가 아닌 아버지 집으로의 귀가입니다. 아름답고 기쁜 귀가 여정이 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영적 승리의 삶을 사는 것이 필수입니다. 

 

오늘 복음이 바로 그 처방을 줍니다. 복음처럼 박해상황은 아녀도 나름대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 모든 일이 주님을 증언할 기회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주님의 전사답게 살아감이 바로 주님을 증언하는 삶입니다. 그러니 깨어 노력하며 승리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오늘 복음의 구체적 박해 상황에서 주님은 분명 함께 도와 주시겠다는 단호한 약속을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세상 끝날 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확약하신 주님이십니다. “두려워 하지 마라”는 말씀 뒤에는 늘 후렴처럼 “내가 너와 함께 있다”라는 말씀이 뒤따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영원한 승리의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평생 영적 전우戰友가 바로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영적전쟁에 승리의 비결은 단 하나 날로 주님과의 전우애戰友愛를 깊이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에게 주시는 평생 전우이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

 

어떤 사면초가의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엇하나도 잃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손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 우리 각자 존엄한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얼마전 병자성사 차 방문했던 95세 고령의 사촌 형수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극심한 병고중에도 얼굴과 정신은 한없이 밝고 맑았고 눈빛도 초롱초롱했으며 음성 또한 또랑또랑했습니다. 그대로 믿음의 승리, 정신의 승리를 상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이렇게 맑고 빛나는 얼굴과 눈을 본적이 없습니다.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

 

오늘 복음의 결론입니다. 오늘 하루뿐 아니라 평생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할 화두 같은 말씀입니다. 영적전쟁에 끝까지 인내로 견뎌내는 자가 궁극의 승리자입니다. 인내의 상급이 생명입니다. 인내로서 생명을 얻는 구체적 수행은 무엇입니까?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영적승리의 삶에, 인내로서 생명을 얻는 삶에 매일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 묵시록의 승리한 이들은 바로 영적전쟁에 승리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종 모세와 어린양의 노래를 부릅니다. 바로 우리가 금요일 저녁기도 성무일도 때마다 교회와 연대하여 바치는 묵시록 5장 3-4절 까지의 승리의 찬가가 영적 승리의 삶을 살게 합니다. 하느님의 결정적 승리를 우리의 승리로 만드는 데 이런 하느님 찬미와 감사보다 더 좋은 영적무기는 없습니다. 내용이 은혜로워 승리의 찬가를 일부 인용합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주님의 길은 의롭고 참되십니다. 주님, 주님을 경외하지 않을 자 누구이며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자 누구입니까? 정녕 주님 홀로 거룩하십니다.”

 

우리가 바치는 매일의 이 거룩한 주님 찬미와 감사의 미사 은총보다 영적전쟁에 결정적 도움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인내로서 생명을 얻는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리라.”(묵시2,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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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8.11.28 06:52
    주님만 보고 항구한 믿음만이 구원의 길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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