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3.13.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요나3,1-10 루카11,29-32

 

 

 

회개의 여정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우리 삶은 회개의 여정입니다. 한 두 번의 회개가 아니라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무지의 어둠으로부터 해방이요 날로 주님을 닮아 참 내가 되어 갑니다. 하느님 없이는 회개도 없고 회개없이는 겸손도 없습니다. 메티노니아 회개에 이은 코이노니아 친교요, 디아코니아 봉사입니다. 회개는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시작이자 기초임을 깨닫습니다.

 

눈만 열리면 무수히 발견되는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입니다. 해마다 거기 그 자리에 어김없이 피어나는 부활의 봄에 봄꽃들 또한 회개의 표징이자 희망의 표징입니다. 수도원 본관 ‘자비의 집’ 옆문 밖 낮은 자리에 맨 먼저 피어난 수선화 두 꽃송이를 보며 쓴 글입니다.

 

-“자리 탓하지 않는다/자리잡아 뿌리내리면

  거기가 자리다

  감사하다/늘 거기 그 자리

  봄되면 해마다

  새롭게 피어나는/수선화!

 샛노란 하늘 사랑 가득 담았다.”-

 

샛노란 하늘 사랑 가득 담은 수선화 또한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입니다. 바로 거기 정주의 그 자리에서 늘 새롭게 시작하라는 회개의 표징입니다. 끊임없이 회개할 때 성공적 ‘정주의 삶’이지만, 회개가 없으면 타락한 ‘안주의 삶’이 뒤따릅니다. 회개의 효소酵素가 부패인생을 향기 그윽한 발효인생으로 바꿔줍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행복기도중 한 대목입니다.

 

-“주님/눈이 열리니/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천국이옵니다.”-

 

회개로 눈이 열렸을 때 한 눈 가득 들어오는 무수한 회개의 표징들이자 하느님의 선물들입니다. 이런 회개로 깨어있는 영혼들에겐 모두가 하느님의 기적이요 선물들입니다. 새삼스런 기적이 아니라 일상의 삶이 기적입니다. 여기서 저절로 솟아나는 찬미와 감사의 응답입니다.

 

어제 강론 주제가 ‘기도’였다면 오늘은 ‘회개’입니다. 사순시기에 참 적절한 주제입니다. 어제 ‘무지에 대한 답은 기도뿐’이라 했는 데,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임을 또 깨닫게 됩니다. 회개로 눈이 열릴 때 겸손이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꾸짖는 군중들, 바로 회개가 없어 눈이 가려진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 세대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참 악한 세대입니다. 무지의 악입니다. 요즘 과연 인간의 진보가 가능한지 회의감이 들때가 있습니다.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상식도 양식도 없는 천박한 철부지 정치인들의 언행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입니다. 

 

요나의 표징이 가리키는 바 바로 주님의 표징입니다. 예수님의 삶 자체가 빛나는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입니다. 바로 우리가 거행하는 이 거룩한 미사전례가 주님의 회개의 표징입니다. 주님을 만나 회개하여 새롭게 시작되는 우리의 삶입니다. 회개를 통한 겸손이요 인간 품위의 회복입니다.

 

지체없는 회개입니다. 오늘 바로 제1독서 요나서의 니네베 사람들이 참 좋은 회개의 표징, 회개의 모범입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요나의 회개의 선포에 지체없이 회개로 응답하는 니네베 사람들입니다. 내적 무너짐에는 약이 없습니다. 끊임없는 회개만이 내적으로 무너지지 않게 합니다.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높은 사람부터 낮은 사람까지, 나중에는 니네베 임금까지 회개에 참여하고 전 나라 사람들이 거국적으로 회개에 참여합니다. 바로 사순시기 교회에 주는 가르침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40일 연중피정같은 회개의 시기, 사순시기입니다. 일년 영적농사가 이 사순시기에 달렸습니다.

 

회개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 또한 신속합니다. 하느님께서 참으로 기뻐하시고 사랑하시는 영혼들은 바로 회개하여 당신께 돌아 온 영혼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시고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는 재앙을 거두셨습니다.

 

우리의 날들이 연장되는 것은 회개의 기회를 위함입니다. 살아있을 때 회개이지 죽으면 회개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와 늘 함께 계신,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모시는 파스카의 예수님이 우리의 영원한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입니다. 주님 친히 당신이 회개의 표징임을 천명하십니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 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솔로몬보다 더 큰 현자중의 현자가, 요나보다 더 큰 예언자중의 예언자가 바로 우리가 미사중 모시는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수도자들은 ‘회개의 시스템’ 같은 일과표에 따른 삶으로 끊임없는 회개의 삶을, 회개의 여정을 살아 갑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회개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우리 또한 이웃에게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이 되어 살 수 있게 하십니다. 끝으로 자작 좌우명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애송시중 회개의 여정을 상징하는 한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끊임없는 회개가 있어 맑게 흐르는 강같은 내적여정의 삶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緩慢)하게 또 격류(激流)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편51,12). 아멘.

 

 

 

 

 

 

 

 

 

 

  • ?
    고안젤로 2019.03.13 10:12
    주님, 지금 살고 있음은
    모든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03 배움의 여정 -하느님의 은총, 인간의 무지-2018.11.13.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11.13 114
3102 성전 정화 -말씀의 은총-2018.11.23.연중 제33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1.23 114
3101 새 하늘과 새 땅 -창조와 구원-2019.4.1.사순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01 114
3100 치유의 은총 -천형天刑이 천복天福으로-2020.6.26.연중 제1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6.26 114
3099 개안開眼의 여정 -주님과의 끊임없는 만남-2020.11.16.월요일 성녀 제르투르다(1256-1302) 동정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11.16 114
3098 온전한 구원의 삶 -개방, 경청, 공감, 수용, 지혜- 2020.12.11.대림 제2주간 금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12.11 114
3097 지혜의 눈 -우리가 카인이다- ​​2021.2.15.연중 제6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2.15 114
3096 날마다 새롭게 -부패인생이 아닌 맛과 향이 뛰어난 발효인생을 삽시다-2021.2.16.연중 제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2.16 114
3095 참 기쁨과 행복의 삶 -바라보라, 감사하라, 나아가라-2021.3.14.사순 제4주일(Laetare주일) 1 프란치스코 2021.03.14 114
3094 섬김의 사랑, 섬김의 여정, 섬김의 학교 -성덕의 잣대-2021.4.29.목요일 시에나의 성녀 카타니라 동정 학자(1347-138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4.29 114
3093 진리와 생명의 하늘 길이신 예수님 -“두려워하지 마라, 믿어라, 따르라”-2021.4.30.부활 제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4.30 114
3092 “저에게 가장 큰 스승은 수도공동체입니다" -주님 중심의 참가족-2021.7.20.연중 제1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7.20 114
3091 파스카의 꽃-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삶-2021.8.23.연중 제21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8.23 114
3090 “와서 보시오.” -늘 새로운 주님과의 만남, 형제들과의 만남-2021.8.24.화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8.24 114
3089 성인이 됩시다 -하루하루가 선물이자 과제요, 평생이자 영원의 구원입니다-2021.8.28.토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8.28 114
3088 주님께서 원하시는 의롭고 겸손한 기도와 삶 -회개와 겸손, 진실과 사랑-2024.3.9.사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9 114
3087 “보라, 예수님을!” -새계약의 예수님, 순종과 섬김의 예수님,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님- “보고 배워 닮아갑시다!”2024.3.17.사순 제5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7 114
3086 떠남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4.3.21.목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480-547) 별세 축일 프란치스코 2024.03.21 114
3085 “축하합니다!” -예수님 부활 만세, 우리들 부활 만세-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2024.3.31.주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24.03.31 114
3084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우리의 존재 이유-2024.5.4.부활 제5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5.04 114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