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3.목요일 우리 연합회의 수호자      성녀 오딜리아 동정(662~720) 대축일

                                                                                       이사35,1-4ㄷ.5-6.10 1코린7,25-35 루카11,33-36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기쁨, 초연, 순수-

 

 

방금 부른 동정녀 공통 저녁성무일도 세 후렴의 가사와 곡이 아름다워 다시 나눕니다.

 

“1.나는 주님을 위하여 순결을 보존하여 찬란히 빛나는 등불을 들고 신랑인 당신을 마중나가나이다.”

“2.행복하여라,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뵈오리다.”

“3.나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 자리 잡았도다.”

 

특히 세 번 째 후렴은 지금은 프랑스에 계신 예전 떼제 마르코 수사님이 참 좋아했던 구절입니다. 오늘은 우리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의 수호자 성녀 오딜리아 동정 대축일입니다. 독일 알자스 지방 출신으로 시각장애인의 수호성인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 먼 시각 장애인으로 태어나 불우한 삶을 살다가 12세 때 세례를 받는 순간 성유가 눈에 닿았을 때 눈이 열렸다는 전설같은 일화가 있습니다. 이후 수녀원에 들어가 수녀원 원장까지 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루멘채치스Lumen Caecis!”, “눈먼이들에게 빛을!” 참 기분좋은 오딜리아 베네딕도 연합회 모토입니다. 바로 성녀의 눈 뜬 기적에 기적에 근거한 오딜리아 연합회의 선교 영성을 단적으로 요약한 말마디입니다. 사랑의 기적입니다. 성녀의 지극한 하느님 사랑에 의한 기적입니다. 

 

정도의 차이일뿐 무지에 눈먼 사람들입니다. 육안은 멀쩡해도 심안이나 영안이 어두운 맹인같은 사람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점차 영안이 밝아져야 할 ‘개안의 여정’중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삶은 여정입니다. 하느님 향한 여정중의 사람들입니다. 하여 여정 앞에 붙는 말도 참 많습니다. 개안의 여정, 회개의 여정, 믿음의 여정, 겸손의 여정, 사랑의 여정, 순종의 여정, 자유의 여정등 끝이 없습니다. 삶의 여정 중에 주님께 가까이 이르게 되고 주님과의 관계도 깊어가면서 주님을 닮아가게 되니 바로 우리 삶의 여정은 ‘성인聖人이 되어가는 여정’이라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는 것은 우리 삶의 의미이자 목표입니다. 불자들은 만나면 “성불成佛하십시오” 인사한다는데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성인聖人이 되십시오” 인사하면 되겠습니다. 허무에 대한 답이 바로 사랑의 성인입니다. 주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깊어가면서 주님을 닮은 성인이 되어가는 여정중의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받은 우리 믿는 이들의 마땅한 의무와 책임이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요즘 대대적 전지가 대충 끝난 수도원 정원을 바라보는 것도 큰 기쁨입니다. 부수적인 가지들 다 잘라버리고 본질만 남은 나뭇가지들 사이, 너머 가득한 하늘 배경에 참 많이 눈길이 갑니다. 단순할수록 투명하게 드러나는 하늘 배경, 바로 성인들이 그러합니다. 텅 빈 충만의 성인들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마침 써놓은 글입니다.

 

-하늘이 보이고/세상이 보이니 참 좋다

 시원하다/탁트인 시야다/참 과감한 전지다

 부수적인 것들 다 떨어내고/본질로 서 있는 겨울 나무들

 바라봄이 기쁨이다/성인들 같다

 단순할수록/투명하게 드러나는 하늘 배경/주님이시다!

 자꾸 눈길 가는/나무들 사이 너머 하늘 배경/주님이시다!-

 

성인이 되고 싶습니까?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주님 사랑의 구체적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오늘 대축일 미사 배치된 말씀마다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첫째, 기뻐하십시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의 주제입니다. 사랑의 기쁨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사랑의 주님을 만날 때 샘솟는 기쁨입니다. 주님은 기쁨의 샘입니다.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기쁨이 없다면 허전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하여 고백성사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을 써드릴 때 가장 많이 찍어 드리는 스템프가 “웃어요”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이사야 말씀이 우리를 기쁨으로 약동케 합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맥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마라.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이어 주님을 만날 때의 놀라운 기적을 묘사합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기적입니다. 내적으로, 영적으로 완전히 회복된 전인적 구원을 상징합니다. 기쁨의 치유, 기쁨의 구원입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을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바로 대림시기 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오늘 지금이 그때입니다. 바로 주님의 사랑의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과 하나되는 순간 온전한 치유의 구원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정작 무서운 것은 육신의 장애가 아니라 마음의 장애입니다. 사랑의 기쁨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마음의 장애를 치유합니다. 

 

둘째, 초연하십시오.

사랑의 초연함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이탈과 초연입니다. 세상 굴레와 우상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입니다. 이탈의 기쁨, 초연의 기쁨이 참 맑고 밝은 사랑의 기쁨입니다. 저절로 기품 있고 향기로운 삶입니다. 

 

참으로 이웃에게 집착없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 무엇도 하느님께 대한 사랑,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에 앞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결혼 유무에 상관없습니다. 결혼하든 않든 하느님 중심의 삶을, 그리스도의 중심의 삶을 살아야 마음이 갈리지 않습니다. 

 

때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의 말씀은 바로 성인처럼, 세상 무엇에도 매이지 않은 참 자유로운 종말론적인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들이 성인입니다. 주님을 사랑할수록 이런 초연한 이탈의 종말론적인 삶입니다. 참으로 품위 있고 충실하게 주님을 섬기는 성인같은 삶입니다.

 

셋째 순수하십시오.

순수와 열정은 영적 삶의 기본 자질입니다. 주님을 사랑할수록 마음의 순수요, 마음의 순수에서 샘솟는 열정의 사랑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입니다. 

 

우리 눈은 우리 몸의 등불입니다. 우리 눈이 맑을 때는 온몸도 환하고 성하지 못할 때에는 몸도 어둡습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살펴 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온몸이 환하여 어두운 데가 전혀 없으면, 등불이 그 밝은 빛으로 우리를 비출 때처럼 우리 몸이 온통 환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참 은혜롭습니다. ‘사랑-마음-눈-몸’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눈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항구하고 열렬한 주님 사랑으로 마음이 순수해질 때 눈빛도 맑고 밝게 빛납니다. 사랑으로 순수해져서 마음과 눈이 맑고 밝게 빛날 때 몸도 치유되어 맑고 밝게 빛납니다. 사랑이 모두임이 드러납니다. 말그대로 하느님의 자녀, 빛의 자녀, 사랑의 사람이 됩니다. 바로 이런 이들이 성인입니다.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고 불림 받고 있습니다. 비상한 성인의 아니라 참 내가 되는 평범한 성인입니다. 바로 성인의 되는 것이 우리 평생과제이고 우리 삶의 의미이며, 고해인생, 허무인생에 대한 유일한 답입니다. 주님은 성녀 오딜리아 대축일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성인이 되는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1.기뻐하십시오.

2.초연하십시오.

3.순수하십시오.-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8,12). 아멘.

 

 

  • ?
    고안젤로 2018.12.13 10:29
    주님 주신 성인이 되는 가르침을 오늘 세상에서
    기억하고 생활속에서 실천합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77 하느님의 기쁨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2020.11.5.연중 제3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1.05 134
3076 하느님의 기쁨 -회개의 삶-2019.11.7.연중 제3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07 167
3075 하느님의 기쁨 -하느님을 닮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자-2018.3.3. 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03 163
3074 하느님의 기쁨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읍시다-2019.3.23.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3.23 150
3073 하느님의 기쁨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2021.11.4.목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1538-158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1.04 135
3072 하느님의 기쁨 -“부끄러워 합시다. 그리고 회개합시다”-2022.3.27.사순 제4주일(장미주일, Laetare 주일) 프란치스코 2022.03.27 177
3071 하느님의 궁극적 승리 -“인내의 승리, 찬미의 승리”-2022.11.23.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3 194
3070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 -너희는 인내로서 생명을 얻어라-2023.11.29.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9 156
3069 하느님의 감동, 예수님의 감동, 우리의 감동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2020.1.17.금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17 218
3068 하느님의 ‘살아 있는 보물 창고’ 수도공동체 -참 좋은 도반들-2022.8.14.연중 제20주일 프란치스코 2022.08.14 292
3067 하느님의 ‘꿈쟁이’자 ‘꿈나무’인 우리들 -하느님 꿈의 실현-2024.3.1.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1 171
3066 하느님을 한결같이 사랑합시다 -하느님 중심의 삶- 2020.2.15.연중 제5주간 토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2.15 136
3065 하느님을 찾으라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집, 하늘의 문이다”-2023.7.10.연중 제1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7.10 327
3064 하느님을 찾는 회개의 여정-2016.10.4. 화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0.04 169
3063 하느님을 찾는 평생 여정 -순례자巡禮者이자 구도자求道者인 우리들-2020.1.5.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1.05 137
3062 하느님을 찾는 인간 -진리의 영이 무지에 대한 답이다-2022.5.25.수요일 성 베다 베네빌리스 사제 학자(672/673-73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5.25 154
3061 하느님을 찾는 여정 -체험, 겸손, 회개, 열매-2019.3.24. 사순 제3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3.24 136
3060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2016.6.1. 수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6.01 192
3059 하느님을 배웁시다 -위로와 격려, 치유의 봄비같은 하느님-2022.3.13.사순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2.03.13 216
3058 하느님을 닮고 싶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속한 우리들-2020.12.17. 대림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0.12.17 129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