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18.부활2주간 화요일                                                              사도4,32-37 요한3,7-ㄱ.8-15

 

 

 

날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는 삶

-부활하신 주님 중심의 공동체-

 

 

 

등잔밑이 어둡다고 늦게서야 깨달았습니다. 성서의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로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바로 내 가까이 수도원에서 잘 살아가는 형제들이, 또 세상 한 복판에서 잘 살아가는 내 잘 알고 있는 지내는 형제자매들이 바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임을, 교회의 살아있는 성인들임을 요즘 새롭게 깨닫습니다. 

 

제가 어제 예로 들었던 분들은 물론, 여기저기 세상 곳곳에서 살아가는 도반들이 바로 그분들임을 깨닫습니다. 엊그제 교황님의 주일 강론이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후반부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부활하신 분을 공동체에서 찾으십시오. 공동체 없이, 예수님을 발견하기는 힘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토마스에게 주어진 초대는 우리 모두에게도 타당합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분을 어디서 찾습니까? 어떤 특별한 사건에서, 특별하고 놀라운 종교적 현상에서, 유일하게 감정적이고 감상적인 차원에서입니까? 그렇지 않다면 공동체에서, 교회에서, 비록 완전치 않더라도 거기 머물면서 도전을 받아들이면서 합니까?

 

우리의 한계들과 실패들, 즉 그 모든 한계들과 실패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어머니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거기에 이제부터 영원토록 우리에게 충격으로 와닿는 그분 사랑의 가장 큰 표지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랑의 이름으로, 예수님 상처의 이름으로, 우리의 팔을 쾌히 벌려 삶에 상처받은 이들을 껴안고 있는지, 하느님의 자비로 어느 하나 배제하지 않고 모두를 환영하고 있는지 묻도록 합시다. 

 

하느님이 모두를 환영하는 것처럼 한 형제, 한 자매로서 모든 이를 환영하도록 합시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환영하십니다(God welcomes everyone). 자비의 어머니인 마리아여!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가 모두를 환영하는 가정이 되도록 우리를 도우소서.”

 

그렇습니다. 토마스가 부활하신 분을 만난 것은 그가 몸담고 있는 제자 공동체를 통해서 였습니다. 우리 역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야 할 자리는 크든 작든 내 몸담고 있는 교회 공동체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내 공동체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오늘 교회 공동체의 롤모델이 제1독서 사도행전의 교회공동체입니다. 아마도 역사적 사실의 기술이기보다는 이상의 표현일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理想鄕의 공동체입니다. 이런 공동체는 우리의 힘으로 성취할 수 있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의 선물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부활하신 주님께, 성령님께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협조해드리는 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성령의 은총으로 날마다 새롭게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는 것입니다. 바로 사도행전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그대로 하느님 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내 몸담고 있는 작은 교회 공동체가 지향해야할 롤모델입니다. 늘 읽어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그들 가운데 궁핍한 이는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말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았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의 필요에 따라” 공산주의 원리는 바로 여기서 착안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이들이 꿈꾸는바, 지향하는 바는 자유와 평등이, 사랑과 정의가 조화롭게 실현된 자발적 사랑의 공산주의 공동체입니다. 바로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으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하느님 나라 공동체입니다. 이런 공동체는 순전히 은총의 선물이자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날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 주님을 닮아갈 때 가능한 하느님 나라 교회 공동체입니다. 정말 은총과 더불어 한결같은 분투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예수님은 니코데모는 물론 우리를 향해 다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야 할 것을 강조하십니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을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같다.”

 

참으로 이런 불고 싶은 대로 부는 바람처럼, 성령따라, 사랑따라 자유롭게 사는 이들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날마다 부활하신 주님과 일치를 이뤄주는 미사은총이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새삼 우리 삶의 중심은, 늘 바라보고 일치를 지향해야 할 분은 다음 십자가와 부활의 파스카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바로 우리가, 미사에 참석하여 부활하신 주님의 성체를 모시는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은 사람들입니다. 날마다 위로부터, 영에서 새롭게 태어남으로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살게 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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