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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4.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창세22,1-19 마태9,1-8

 

 

 

믿음의 여정

-시험, 침묵, 순종, 축복, 치유-

 

 

 

우리 삶은 ‘믿음의 여정’입니다. 아브라함의 파란만장한 삶이 바로 믿음의 여정임을 보여줍니다. 믿음도 보고 배웁니다. 보고 배우는 것이 어찌 믿음뿐이겠습니까? 삶도 죽음도 사랑도 희망도 겸손도 친절도 순종도, 모든 수행도 보고 배웁니다. 그러니 우리 삶은 평생 ‘배움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의 중풍병자의 동료들로부터, 또 제1독서 창세기의 아브라함으로부터 믿음을 배웁니다. 사실 성경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우리가 성경의 사람들로부터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배우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믿음은 무엇입니까?

 

첫째, 믿음은 시험입니다. 

끊임없는 시험인생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계속되는 믿음의 시험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시험입니다. 물론 시험관은 하느님이십니다. 매일매일이 새롭게 받는 시험지 한 장 같습니다. 하루가 끝나면 하루 살았던 답안지를 제출하는 우리들입니다.

 

저 역시 매일 하루를 시작하면서 새벽부터 시험지를 작성하듯 숙제를 하듯 강론을 씁니다. 첩첩산중, 하루하루가 넘어야 할 산같기도 하고 시험이자 숙제같기도 합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시험이요, 죽어야 끝나는 시험인생입니다. 최종 시험은 죽음 인데 시험날자를 모르기에 늘 깨어 죽음 시험 준비를 해 놔야 할 것입니다.

 

오늘 아브라함도 참 어려운 시험을 봅니다. 고향을 떠난 이후 참 쉬운날이, 쉴날이 없는 아브라함입니다. 하루하루가 믿음의 시험이자 시련의 날들이었습니다. 가정사도 롯과의 관계도 무엇하나 쉬운 일은 없었습니다. 오늘 시험은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제물로 봉헌해야 하는 참 힘든 시험입니다.

 

‘그 무렵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하고 부르시자’로 시작되는 첫 말마디가 아브라함이 시험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피할 수 없는 시험이요,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해야 믿음의 여정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둘째, 믿음은 침묵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의 생래적 특징은 침묵과 고독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침묵은 기도입니다. 침묵은 사랑입니다. 침묵은 깨어있음입니다. 침묵은 개방입니다. 텅 빈 진공 상태의 닫힌 침묵이 아닙니다. 침묵의 목적은 둘입니다. 하나는 잘 듣기 위한 침묵이요, 하나는 말로 짓는 죄를 피하기 위한 침묵입니다.

 

오늘  제1독서를 보십시오. 온통 침묵의 분위기입니다. 군더더기 말이 온통 생략되고 본질적 말과 행위만 남았습니다. 아브라함의 깊은 침묵을 통해 그의 하느님 향한 깊은 신뢰의 믿음과 사랑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늘 제자리에 깨어 준비되어 있는 경청의 사람,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라함아!” 부르실 때 마다 어김없이, 지체없이 “예, 여기 있습니다.” 응답하고 나서는 침묵의 사람, 경청의 사람, 아브라함입니다. 얼마나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아브라함인지 깨닫습니다. 침묵중에 귀기울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경청(傾聽, 敬聽)’은 영성생활의 기초이자 기본입니다.

 

셋째, 믿음은 순종입니다.

사랑의 침묵, 사랑의 경청, 사랑의 순종입니다. 지체없는 순종을 통해 입증되는 믿음입니다. 순종은 영성의 잣대이자 성숙의 잣대입니다. 가을철 열매가 잘 익었을 때 저절로 잘 떨어지듯이 영적으로 성숙됐을 때 지체없는 순종입니다. 성 요셉과 마리아는 물론 모든 성인들이 한결같이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성덕의 잣대가 순종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순종의 사람은 결코 변명하지도 핑계대지도 않습니다. 아브라함의 순종을 통해 얼마나 그의 영성이 무르익었는지 봅니다.

 

하나뿐인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친 아브라함은 그대로 하나뿐인 외아드님 예수님을 인류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신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순종을 능가하는 예수님의 순종입니다. 십자가에 달려서 죽으시기까지 순종을 통해 자신을 비운 아드님 예수님이셨습니다. 

 

온갖 고난과 시련을 순종의 계기로 삼으신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러니 믿음의 여정은 순종의 여정이요 우리 모두 순종의 인생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임을 깨닫습니다. 마지막 순종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순종의 인생 학교 졸업입니다.

 

넷째,믿음은 축복입니다.

순종의 믿음이요 순종의 축복입니다. 하느님께 순종할 때 하느님도 사람에게 순종하십니다. 순종을 통해 엄청난 축복을 받는 아브라함이요 당대뿐 아니라 후대의 믿음의 후손들인 우리도 축복을 받습니다. 후반부 구절이 생생한 증거입니다.

 

“네가 나에게 순종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힘든 순종의 시험을 통과한 후 브에로 세바를 향해 길을 떠날 때 아브라함의 믿음은 한층 성숙되었을 것입니다. 참된 자유 역시 순종의 열매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물론 우리의 시험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인생 시험이고 최종 시험이 시험 날자도 모르는 죽음입니다. 

 

다섯째, 믿음은 치유입니다.

내 믿음보다 교회공동체의 믿음의 은혜가 헤아릴 수 없이 큽니다. 개인 믿음은 약해도 교회공동체의 믿음은 강합니다. 복음의 중풍병자는 동료공동체의 믿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중풍병자를 평상에 뉘어 예수님께 데려 왔을 때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동료들의 믿음 덕분에 죄를 용서 받음으로 영혼이 치유된 중풍병자입니다. 이어지는 중풍병자에 대한 주님의 말씀은 육신의 치유는 물론 온전한 치유를 뜻합니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믿음은 치유입니다. 믿음을 통해, 교회공동체 형제자매들의 믿음을 통해 영육의 전인적 치유를 체험하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사제는 신자들을 대신하여 미사중 영성체전, “저희 죄를 헤아리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주님의 뜻대로 교회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 기도합니다.

 

믿음의 여정중인 우리들입니다. 믿음의 은혜가, 축복이 헤아릴 수 없이 큽니다. 믿음은 시험이자 침묵이요 순종이요 치유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더해 주시며 영육의 치유도 선물하십니다. 세상에 미사보다 더 좋은 힐링의 치유도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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