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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19.부활 제3주간 월요일                                                                  사도6,8-15 요한6,22-29

 

 

 

파스카의 삶

 -하늘로부터,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삶-

 

 

 

잠잠해질줄 모르는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기후위기가 현대 탐욕에 바탕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자본주의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계속된 심판처럼 생각됩니다. 하나뿐인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기 위한 하느님의 비상 조치인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인간의 회개가 하느님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듯 합니다. 정말 회개가 여전히 미흡할 때는 코로나가 끝나도 더한 재앙을 보내실지 예측 불가합니다.

 

참으로 늘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끊임없는 회개의 삶, 파스카의 삶이 절실하고 절박합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분리시켜 지옥으로 이끄는 쓰고 나쁜 열정이 있듯이, 악습에서 분리시켜 하느님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끄는 좋은 열정이 있습니다. 바로 사부 성 베네딕도의 말씀입니다. 나쁜 탐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탐욕의 청정욕淸淨慾도 있는 것입니다. 한결같고 끊임없는 하느님을 찾는 갈망과 배움에 대한 사랑은 말그대로 좋은 열정, 청정욕입니다.

 

파스카의 은총이, 파스카의 기적이,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나쁜 열정을, 나쁜 탐욕을, 좋은 열정, 좋은 탐욕의 청정욕으로 바꿔주심을 믿습니다. 엊그제와 어제는 참 아름답고 싱그러운 신록의 기쁨, 파스카의 기쁨 가득했던 분위기의 참 좋은 청명한 날이었습니다. 숨쉬는 공기도 향기로워 밥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이었습니다. 방문했던 분들에 드린 덕담도 생각납니다.

 

“아름답게 사시라고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수도원에 선물 피정 보내주셨네요!”

“참 아름다운 삶의 부부입니다. 4/5는 성인부부가 되셨으니 남은 1/5도 오늘 날씨처럼 아름답게 사세요.”

 

한 피정자와 장년부부에 대한 덕담德談에 이어 갸륵한 예비 신혼 부부가 고백성사차 들렸기에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과 더불어 세 기도문(행복기도,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성령께 바치는 기도)을 함께 읽게 했고, 주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기념촬영도 했습니다. 이어 사진과 함께 메시지도 나눴습니다.

 

-“참 잘 어울리는 멋진 아름다운 부부입니다.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신부님 말씀 새기며 오늘 맑은 날씨처럼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아름다운 신혼 예비부부의 답신이었습니다. 좋은 사람은 희망입니다. 박노해 가스팔 시인의 ‘다시’란 시가 생각납니다. ‘다시’란 제목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런 희망이 되는 참 좋은 사람은 끊임없는 회개로 늘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파스카의 사람입니다. 하느님만을 찾는 참 좋은 열정의, 청정욕의 진리 추구의 사람입니다. 말그대로 끊임없이 위로부터, 하늘로부터, 영에서 태어나는 사람입니다. 이래야 아래로부터, 땅으로부터, 육에서 태어난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과연 나는 어느쪽인지요? 참 중요한 물음입니다. 요한복음 다음 주님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

 

말 그대로 위로부터, 물과 성령으로, 영에서 태어난 사람이 바로 참 자유로운 파스카의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정말 희망입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끊임없이 우리 모두 위로부터, 영에서 다시 태어나는 파스카의 시간입니다.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파스카의 신비를, 파스카의 기쁨을 사는 파스카의 사람으로 변모시켜줍니다. 오늘 말씀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확연해 집니다.

 

사도행전의 스테파노와 적대자들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마치 하늘과 땅, 영과 육의 대조같습니다. 백성가운데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키는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위로부터, 영에서, 하늘로부터 태어난 사람을 상징합니다. 마지막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처럼 보였다.’는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반면 아래로부터, 땅에서, 육에서 태어난 적대자들은 스테파노와 논쟁했지만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합니다.

 

복음도 같은 맥락입니다. 표징이 아닌 배불리 먹었기에 주님을 찾는 아래로부터, 땅에서, 육에서 태어난 이들의 각성을, 회개를 촉구하는 다음 주님의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오늘 복음의 절정이 되는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주님 말씀과 성체를 모시는 우리들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이 우리의 파스카의 삶에 결정적 답이 됩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참으로 하늘에서, 위로부터 오신 분, 예수님을 한결같이, 항구히, 충실히 믿는 일이 하느님의 일이며 우리를 파스카의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청해야 할 믿음의 은총입니다. 새삼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파스카의 은총, 파스카의 삶뿐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근본적 자아초월의 삶은, 내적변화의 삶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좀처럼 변하지 않음을 뜻하는 우스개 말같은 ‘원판 불변의 법칙’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간혹 사람이 변질變質됐다고 말하는데 변질이 아닌 본질本質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가구처럼 말입니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한다는 말도 있고, 사람은 고쳐쓸수 없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참으로 파스카의 삶만이, 참된 회개의 삶만이, 주님의 은총만이 우리의 본질을 변화시켜 주님을 닮게 한다고 믿습니다. 무수한 성인들의 회심과 회두, 회개의 삶이 생생한 증거입니다. 참으로 끊임없는 회개와 파스카 삶을 위해 청해야 할바 샘솟는 좋은 열정, 청정욕입니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정화淨化하시고 성화聖化하시어 날로 당신을 닮게 하십니다. 화답송의 평범한 말씀이 오늘 말씀을 요약합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시편119,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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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4.19 08:39
    "사랑하는 주님, 주님주신
    감사의 새로운 하루 주님을 향한 항구한 믿음과 희망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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