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23.부활 제4주간 화요일                                                       사도11,19-26 요한10,22-30

 

 

 

예수님 중심의 내적일치의 공동체 삶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공동의 집, 지구 만세!”

 

제 좋아하는 만세칠창으로 시작한 하루입니다.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이 한창인 요즘, 때가 되니 어김없이 밤마다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강론을 씁니다. 노래보다는 울음소리처럼 들립니다. 어제 4월22일은 “지구의 날(Earth Day)”이었습니다. 세기의 예언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공동의 집과 세계 평화를 위한 담대한 행위의 긴급한 호소를 반복하셨습니다. 참으로 생태적 회개가 절박한 시점입니다.

 

“우리 세대는 많은 부요함을 남겼으나,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는데 실패하고 있고 평화를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파멸로 치닫는 지구이자 우리 공동의 집의 장인들이, 관리인들이 되라는 불림을 받고 있다.”

 

뜬구름 잡는 막연한 영성이 아니라 발딛고 있는 땅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성찰도 밑받침해야 건전하고 건강한 영성이겠습니다. 교황님의 관심사는 하늘과 땅 전분야를 망라하고 있고 특히 공동의 집인 지구에 대한 관심은 남다릅니다. 옛 어른의 말씀도 우리의 구도 여정에 귀한 가르침이 됩니다.

 

“고되더라도 힘주어 뻗은 걸음이 발자국이 깊고, 느리더라도 우직한 걸음이 가장 먼곳을 간다.”-다산.

“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뤄지고(대기만성大器晩成)’ 큰 소리는 듣기 어렵고, 큰 형상은 모양이 없다.”-도덕경

 

진리 추구의 구도자라면 한결같이 소리없이 묵묵히 우보천리(牛步千里),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겸손히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함을 배우고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삶의 중심, 공동체 중심을 새로히 견고히 하는 것입니다. 

 

사제생활 초기부터 35년동안 한결같이 강론시 강조해온 주제 말마디가 ‘삶의 중심’,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였습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를, 몸담고 있는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습니다. 저절로 이뤄지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의 영원한 중심인 파스카의 예수님과 날로 깊어지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가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공부중의 공부가, 평생공부가 이런 공동체의 중심인 예수님 공부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알아가고 닮아가는 공부와 더불어 겸손과 온유가 따르고 개인은 물론 공동체의 내적일치도 날로 깊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평생 추구하는 예수님은 어떤 분입니까? 고맙게도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자기계시를 통해 예수님의 정체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생략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혼자는 추상이요 환상입니다. 공동체와 격리된 고립단절이 지옥입니다. 공동체의 중심인 예수님이요, 혼자가 아닌 더불어 착한목자 예수님을 따르는 더불어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더불어 따르지만 획일적이 아니라 각기 고유의 자리에서 고유의 모습으로 따릅니다. 획일성의 일치가 아니라 다양성의 일치임을 깨닫습니다. 아버지와 예수님은 하나이기에 예닮의 여정은 하닮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모두가 공동체의 중심인 예수님을 향하지만 삶의 자리는 다 다릅니다. 내 삶이나 공동체의 내적일치는 이런 예수님과 일치와 더불어 함께 갑니다. 참으로 예수님과 깊어지는 사랑과 신뢰의 내적일치와 더불어 이웃형제들과의 관계도 날로 깊어집니다. 바로 이런 심정의 고백이 요즘 자주 부르는 성가 61장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이 세상 부귀 영화와 권세도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예수의 크옵신 사랑이여.

 이 세상 모든 영예와 행복도 슬픔과 괴로움 밀려와도

 영원히 주님만 의지하리.

 세상 즐거움 다버리고 세상 명예도 버렸네

 주 예수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세상 어떤 것과도.”

 

이런 성가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로 고백할 때 주님과의 관계도 날로 깊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수행을 주님 사랑의 표현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예수님과 날로 깊어지는 사랑과 신뢰의 삶이 영원한 생명의 삶이요, 결코 누구도 우리를 빼앗아갈 수 없는 평화와 안정(安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저절로 무지와 허무로부터,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점차 해방되어 참 자유인의 삶이겠습니다. 

 

바로 이런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삶의 빛나는 모범이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바르나바입니다. 그가 얼마나 좋은 품성을 지닌 교회공동체의 바람직한 인물인지 다음 묘사가 입증합니다.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바르나바는 안티오키아 교회에 사절로 파견됩니다. 다음 단락의 묘사가 바르나바가 얼마나 사심없는 아름다운 품성에 주님과 깊은 친교의 상태에 있는 그리스도의 사람이자, 교회의 사람인지 잘 드러납니다.

 

‘안티오키아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주님 사랑에 기인한 꾸밈없는 순수와 열정에서 샘솟는 기쁨의 사도 바르나바요, 이런 삶자체가 그대로 사랑의 주님의 현존이요 빛나는 복음 선포가 됩니다. 이어 소외되어 외톨이가 된 사울을 타르수스에서 안티오키아 교회에 끌어 올리니 그의 적극적 동료애, 형제애가 감동적입니다. 

 

사울과 함께 만1년동안 안티오키아 교회에 머물며 신자들을 가르치니 바르나바는 명실공히 그리스도의 사람이자 교회의 사람임이 입증됩니다. 이때부터 안티오키아 신자들은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됐다니 괄목할 만한 사건입니다. 당시 그리스도교의 4대 중심지는 예루살렘,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 로마였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의 선물과 더불어 당신 중심의 내적일치를 견고히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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