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10. 금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58) 축일 

2코린9,6ㄴ-10 요한12,24-26



하느님 중심中心의 삶

-섬김, 따름, 나눔-



수도사제생활 30년 통털어 강론 주제로 참 많이 사용한 말마디가 ‘삶의 중심’입니다. 예나 이제나 여전히 중요한 ‘삶의 중심’이란 말마디입니다. 삶의 기본이자 기초가 삶의 중심입니다. 삶의 중심이 본질적이라면 기타의 것들은 부수적입니다. 삶의 중심을 잃는 것보다 큰 재앙은 없습니다.


어제 면담성사중에도 새삼 깨달은 것이 삶의 중심입니다. 삶의 중심이 불분명하니 본말전도의 복잡하고 혼란한 삶이요 모래위에 집짓기 같은 삶입니다. 쉽게 무너지면서도 그 원인을 모릅니다. 하여 여전히 악순환의 반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믿는 이들의 삶의 중심은 하느님입니다. ‘내 중심의 삶’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진정 하느님을 믿는, 하느님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여 우리 수도자들을 하느님 만을 찾는 ‘하느님의 사람’이라 정의합니다. 


수도생활은 함께 사는 것이요, 함께 사는 것이 수도생활의 어려움이요, 함께 사는 것이 도닦는 것이라는 제 지론입니다. 함께 사는 것은 답이 없습니다. 너무 다른 사람들이 수도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 수 있는 까닭은 모두가 공동체의 중심인 하느님을 바라보며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아니곤 수도공동체는 불가능합니다. 삶의 중심에 저절로 따라오는 삶의 균형과 질서입니다. 구체적 하루 삶을 드러내는 수도원 일과표도 하느님 중심으로 기도와 공부와 일이 균형과 질서를 이루고 있습니다. 감정따라, 기분따라, 마음따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일과표 따라 살아감으로 수도공동체의 견고한 일치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은 막연하지 않습니다. 섬김과 따름, 나눔이 그 내용을 이룹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예감한 절박한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그대로 예수님 당신의 죽음으로 인한 결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비유입니다. 비유의 핵심은 선교의 풍요로운 결실을 맺기위해 죽음은 필연이라는 것입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죽음을 통한 부활에 따른 풍요로운 결실을 상징합니다.


바로 애오라지 하느님 아버지 중심의 삶이었기에 이런 자발적 순교의 죽음도 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순교입니다. 지금도 사랑의 순교적 삶을 기쁘게 자발적으로 사는 이들은 세상 곳곳에 많습니다. 이들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섬김과 따름, 나눔입니다.


섬김의 모범이신 주님을 섬기고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파스카의 영성’이 있을 뿐입니다. 하여 분도 성인은 당신 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로 정의합니다. 평생 주님과 형제들을 겸손한 사랑으로 섬기며 주님을 따르는 수도형제들입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믿는 이들의 모든 공동체 역시,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섬김과 따름은 둘이자 하나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따름으로 주님을 섬기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섬김과 따름의 삶이 바로 축복입니다. 다음 예수님 말씀이 입증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도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구원은, 주님은 멀리 밖에 있지 않습니다. 주님을 섬기고 따르는 오늘 지금 여기가 바로 주님을 만나는 구원의 자리입니다. ‘섬김serving’과 ‘따름following’에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나눔sharing’의 삶입니다. 섬김과 따름은 나눔의 생활로 활짝 꽃피어나기 마련입니다. 사랑의 섬김과 따름, 사랑의 나눔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의 진위를 판가름하는 ‘섬김-따름-나눔’입니다. 없어서 못 나눈다는 것은, 못 준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사랑만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형제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제1독서 바오로 사도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억지로 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넘치도록 할 수 있게 됩니다.”


온갖 선행의 나눔을 통해 주님을 섬기고 따를 때 넘치는 주님의 축복이요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구원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부단히 주님을 섬기고 따르면서 나눌 때 바로 거기가 구원의 자리요, 죽어가면서 많은 열매를 맺는 삶입니다. 


저는 이런 희생적 사랑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을 만납니다. 말그대로 주님과 함께 공동체의 중심이 된 분들로 섬김과 따름, 나눔에 항구한 분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섬김과 따름과 나눔의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잘되리라, 후하게 꾸어 주고, 자기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이! 그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으리니, 영원히 의인으로 기억되리라.”(시편112,1.5-6). 아멘.

  • ?
    안젤로 2018.08.10 07:33
    구원은, 주님은 멀리 밖에 있지 않습니다
    주님을 섬기고 따르는 오늘 지금 여기 바로 주님을 만나는 구원의 자리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15 믿음의 여정旅程, 믿음의 전사戰士, 믿음의 훈련訓鍊 -무지에 대한 답은 믿음뿐이다-2023.3.28.사순 제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8 266
3014 사랑의 지혜 -“죄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2023.3.27.사순 제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7 277
3013 공동생활(共同生活)의 축복과 아름다움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2023.3.26.사순 제5주일 프란치스코 2023.03.26 268
3012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사랑과 겸손, 경청과 순종, 찬미와 감사-2023.3.25.토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3.25 279
3011 하느님 중심의 삶 -악인(惡人)이 아닌 의인(義人)으로 삽시다-2023.3.24.사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4 278
3010 회개의 은총 -겸손, 자비, 지혜-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다”2023.3.23.사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3 263
3009 주님과 만남의 여정 -하루하루가 "새 하늘과 새 땅, 새 날"이다-2023.3.22.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2 275
3008 떠남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3.3.21.화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 별세 축일 프란치스코 2023.03.21 265
3007 한결같은 배경의 의인 -성요셉 예찬-2023.3.20.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3.20 335
3006 개안開眼의 여정 -빛의 자녀답게 삽시다- 프란치스코 2023.03.19 266
3005 참된 기도와 회개의 은총 -겸손, 신의, 예지-2023.3.18.사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8 268
3004 회개의 은총, 회개의 축복, 회개의 여정 -경천애인(敬天愛人)-2023.3.17.사순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7 276
3003 하느님 중심의 삶 -“경청과 겸손, 순종의 삶”-2023.3.16.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6 273
3002 사랑은 율법의 완성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2023.3.15.사순 제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5 271
3001 인생은 “자비의 학교”이다 -기도와 회개, 용서와 자비의 사람이 됩시다-2023.3.14.사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4 634
3000 참되고 멋진 믿음 -선입견, 편견이 없는, 겸손하고 순수한 믿음-2023.3.13.사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3 266
2999 깨달음의 여정 -세상의 구원자 주님과의 만남-2023.3.12.사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23.03.12 262
2998 자비하신 아버지의 사랑 -하느님의 기쁨-2023.3.11.사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1 270
2997 "꿈꾸는 사람이 됩시다" 꿈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 하느님의 승리 -요셉, 예수님, 성인들-2023.3.10.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3.10 267
2996 회개의 여정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 라자로”- 프란치스코 2023.03.09 282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