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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22.재의 수요일                                                 요엘2,12-18 2코린5,20-6,2 마태6,1-6.16-18

 

 

 

회개와 기쁨의 거룩한 사순시기

-올바른 수행자의 삶-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95,7.8)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하루하루 “오늘”이 회개의 날이자 사순절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로부터 받은 카톡 메시지가 고마웠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게 익어 성숙되어 가는 영적 삶을 살아야 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됩니다. 이 거룩한 은총의 사순시기, 참 좋은 격려와 자극이 됩니다.

 

“신부님, 멋지세요!”

 

뜬금없는 메시시가 궁금해 즉시 누군가 물었고 이어 온 답신입니다.

 

“안녕하세요. 카톡에 사진이 올라와서 멋지다는 생각에 반가워서 말씀드렸어요. 저는 2주전 남자 아이들과 피정 다녀온 자매입니다. 드문드문이지만 갈때마다 신부님이나 수사님들 연세드시는 모습이 보기 좋고 아름다워 하느님께 감사드리게 됩니다.”

 

오늘 2월22일 재의 수요일부터 바야흐로 은총의 거룩한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회개와 올바른 수행의 영적훈련으로 삶의 질서를 바로 잡고 주님과의 관계를 새롭고 깊이하는 복된 시기입니다. 베네딕도 규칙에 소개된 “제49장 사순절을 지킴에 대하여”라는 내용이 은혜로워 후반부 3개절만 생략하고 전부를 나눕니다. 여전히 오늘날도 귀한 가르침과 깨우침이 됩니다.

 

“수도승의 생활은 언제나 사순절을 지키는 것과 같아야 하겠지만 이러한 덕을 가진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이 사순절 동안에 모든 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온전히 순결하게 보존하며, 다른 때에 소홀히 한 것을 이 거룩한 시기에 씻어내기를 권하는 바이다.

 

이것은, 우리가 모든 악습들을 멀리하고, 눈물과 함께 바치는 기도와, 독서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통회와 절제에 힘쓸 때, 합당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소의 섬김의 분량에 어떤 것을 이 시기에 더 늘일 것이니, 곧 특별한 기도와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절제이다.

 

그리하여 각자는 성령의 기쁨을 가지고 자기에게 정해진 분량 이상의 어떤 것을 하느님께 바칠 것이다. 즉 자기 육체에 음식과 음료와 잠과 말과 농담을 줄이고 영적 갈망의 기쁨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릴 것이다.”

 

결코 우울하고 어둡고 무거운 고행의 사순시기가 아닙니다. 아니 그 반대로 성령의 기쁨을 가지고 올바른 수행에 힘쓰며 영적 갈망의 기쁨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리는 복된 은총의 사순시기입니다. 베네딕도 규칙 전장을 통털어 “기쁨”이란 단어가 오직 제49장에만 2회 나온다는 사실이 참 각별하게 생각됩니다. 

 

그러니 성령의 기쁨, 영적 갈망의 기쁨으로 부활 축일을 기다리며 자발적 올바른 수행생활에 충실해야 하는 회개의 사순시기입니다. 우리 삶의 여정이 회개의 여정이지만 특히 사순시기는 그러합니다. 오늘 독서는 회개와 화해에 대하여 복음은 사순시기 올바른 회개의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 요엘 예언자의 말씀이 현실감있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주님의 말씀이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너희는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어,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여라. 백성을 모으고, 회중을 거룩하게 하여라.”

 

교회 전례 공동체에 속한 하느님의 백성 모두가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돌아올 것을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은총의 사순시기, 개인적이자 공동체적 회개가, 무엇보다 생태적 회개가 절실한 때요, 전쟁과 재난에 시달리는 전 세계 나라들의 회개가 참 절박한 시기입니다.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누구보다 종교 지도자들, 정치 지도자들이 참으로 진지하게 회개와 더불어 시편 화답송 후렴을 바치며 주님의 자비를 청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면 요엘 예언서처럼 주님께서도 당신 땅에 열정을 품으시고, 당신 백성을 불쌍히 여기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화답송 시편 51장,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제하의 시편을 깊이 되새겨야 할 재의 수요일입니다.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주소서.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시고, 순종의 영으로 저를 받쳐주소서.”

 

회개와 함께 가는 화해요 화해의 기쁨과 평화입니다. 이어지는 바오로 사도의 하느님과 화해하라는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요,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사순시기 하루하루가 은혜로운 때요, 구원의 날이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여기에 걸맞는 올바른 수행이 바로 복음에서 소개되는 사순시기 대표적 수행인 올바른 기도, 올바른 단식, 올바른 자선입니다. 회개의 진정성은 이런 올바른 수행을 통해 입증되며 열매를 맺습니다.

 

세 수행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바 위선자들처럼 사람들에게 보이는 수행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말한다.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다.”라고 못박으며 절대 이런 위선적인 수행을 하지 말라 하십니다. 하느님만이 아시는 참으로 진실하고 겸손한 수행, 하느님 중심의 수행을 하라 하십니다. 순서로 하면 기도, 단식, 자선으로 입증되는 회개의 진정성입니다. 

 

첫째, 올바른 기도입니다.

하느님과의 소통으로 관계의 회복을 뜻하는 올바른 기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둘째, 올바른 단식입니다.

나와의 소통으로 나와의 관계의 회복을 뜻하는 올바른 단식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셋째, 올바른 자선입니다.

이웃과의 소통으로 이웃과의 관계 회복을 뜻하는 올바른 자선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제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한결같이 진실하고 겸손한, 감쪽같이 숨겨진 올바른 수행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수행이요, 닫힌 이기적 수행이 아니라 하느님께 활짝 열린 기도의 수행, 자신에게 활짝 열려 있는 단식의 수행, 이웃에 활짝 열려 있는 자선의 수행입니다. 참된 회개와 함께 가는 이런 올바른 자발적 기쁨의 사랑의 수행이 우리를 참으로 순수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일년 영적 농사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특별 영적훈련의 은총의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부활 축일을 기다리며 자발적 기쁨으로 참된 회개와 더불어 진실과 겸손의 올바른 수행에 전념해야할 은총의 거룩한 사순시기, 간절한 마음으로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께 도움을 청합시다. 주례 사제가 머리 위에 재를 얹어 주시며 하신 다음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은총의 사순시기 내내 진실하고 겸손한, 자발적 기쁨의 회개의 수행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창세3,1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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