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7.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1요한5,14-21 요한2,1-11

 

 

 

삶의 중심; 주 예수님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

 

 

 

어제 뜻밖에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2016년도 교황청에서 마리아의 종 수도회의 에르메스 론키 수도자가 사순시기 동안 행한 피정 강의들을 모은 <복음이 나에게 물었다; 물음표는 복음이 우리 내면에 던지는 낚시 바늘입니다> 제목의 책이 휴게실에 굴러 다니기에 단 번에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의 머리말에 이어 후기의 마침 감사 인사가 좋아 그 전문을 인용합니다. 유머와 겸손, 진심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명문입니다.

 

“에르메스 론키 신부님, 신부님의 노고와 묵상과 열정에 대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부님은 아낌없이 많은 것을 나눠주셨습니다.

저도 복음을 읽고 복음을 꿈꾸라는 말씀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하늘을 푸르게 그리듯이 꿈을 하나의 환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꿈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꿈꾸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성인들이 가졌던 그 용기 말입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이 중국에 도착하기 위해 그 땅을 마주하고 가지셨던 용기를 떠올려 봅니다.

저는 교황청에서, 책상에서, 감실 앞에서, 같은 꿈을 위해 싸우는 겸손한 봉사지를 생각합니다. 신부님은 아십니다. 교황청에 꿈을 꾸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일 우리 모두가 좀 더 많은 꿈을 꾼다면 교황청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스갯 소리지만 소방관들을 불러야 할지도 모릅겠습니다. 에르메스 론키 신부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성서의 인물들이 한결같이 하느님을 꿈꿨던 사람 꿈쟁이였습니다. 창세기의 요셉은 물론이고 복음의 예수님도 평생 하늘 나라를 꿈꿨던 분입니다. 우리의 꿈중의 꿈은 아마도 “주, 예수님” 꿈일 것입니다. 얼마전 선종하신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이 그 대표적 꿈쟁이였습니다. 평생 예수님 얼굴을 그리워하여 평생 예수님을 꿈꿨던 분이라 마지막 임종어, “주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말마디도 교황님의 전 삶을, 꿈을 요약합니다. 저는 ‘저는’ 과 ‘당신을’이 생략된 짧은 “주님, 사랑합니다.”라는 우리말이 더 좋습니다.

여러분도 주님을, 하느님을 꿈꾸는 꿈쟁이가 되고 싶습니까? 답은 단하나 주 예수님을 열렬히 한결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제 행복기도 서두가 좋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하느님 꿈의 실현을 위해 자나깨나 호흡에 맞춰 “주 예수님, 사랑합니다” 끊임없이 기도로 바치시길 권합니다. 22년전 써놓고 애송했던 “별꿈”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늘 예수님을 그리며 꿈을 꾸는 저에게도 꿈이란 주제는 너무 중요합니다.

 

“풀잎들

 밤새

 별꿈 꾸며 뒤척이며

 잠못 이루더니

 

 아침

 풀잎마다 맫힌

 영롱한 별무리

 이슬 방울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네”- 2000.10.1.

 

정말 평생 꿈꿔야할 대상은 “주 예수님”입니다. 제가 볼 때 주님의 애제자 요한 역시 평생 예수님을 꿈꿨던 분입니다. 꿈은 이뤄진다는 결정체 말씀이 제1독서에서 사도 요한을 통해 다음처럼 아름답게 고백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압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꿈꿀 때 주님을 점점 잘 알게 되고 주님의 뜻에 따라 기도하게 되니 기도는 응답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절로 우상들은 멀리하게 될 것입니다. 주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시니 주 예수님을 꿈꿀수록 참 하느님을 꿈꾸는 것이고 하느님의 뜻을 점점 잘 알아갈 수 뿐이 없습니다. 

 

오늘 카나의 혼인잔치는 얼마나 멋진 꿈의 실현입니까? 예수님의 꿈과, 성모님의 꿈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되니 이런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의 표징이 일어납니다. 일곱의 표징중 첫 번째입니다. 예수님의 꿈은 이렇게 표징을 통해 이뤄짐을 봅니다. 참고로 예수님의 꿈이 이뤄진 일곱 표징을 소개해 드립니다.

 

1.카나의 혼인 잔치(2장)

2.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심(4장)

3.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심(5장)

4.오천명을 먹이심(6장)

5.물위를 걸으심(6장)

6.태생 소경을 고치심(9장)

7.라자로를 살리심(11장)

 

얼마나 멋진 꿈쟁이 예수님이요, 꿈을 이뤄주신 멋진 하느님이신지요! 표징마다 따라 붙는 두 말마디도 은혜롭습니다. 

1.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2.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 구원의 표징으로 드러나는 예수님 꿈의 실현입니다. 

 

오늘 카나의 혼인 잔치를 통해 이뤄지는 꿈의 실현은 얼마나 흥겹고 가슴 설레게 하는지요! 성모님의 확고한 인내의 믿음은 그대로 성모님의 꿈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줍니다. 철석같이 아드님을 믿으시는 성모님입니다. 누구보다 주 예수님을 사랑하신 성모님의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스런 모습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지체없이 성모님께 달려가 전구를 청하십시오. 어머니의 청은 예수님께는 0순위입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기탄없이 믿고 사랑하는 아드님께 속내를 털어 놓으신 성모님이요,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예수님의 속깊은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이어 꿈이 이뤄지는 과정이 참 은혜롭고 아름답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예수님 아드님에 대한 성모님의 절대적 신뢰와 순종을 반영합니다. 성모님의 믿음과 사랑의 순종에 감격하신 아드님 예수님이요 때가 되자 하느님의 응답이자 꿈의 실현입니다.

 

“물독에 물을 채워라.”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얼마나 멋진 예수님이요 하느님이신지요! 과방장은 신이 나서 신랑을 불러 말합니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참으로 주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한결같이 열렬히 사랑하며 꿈꿀 때, 주님은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을 통해 우리의 꿈을 이뤄주시며 우리 또한 당신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이 되어 주님 꿈을 현실화하며 살게 하십니다. 

 

삶의 중심에 주 예수님을 모시고 살 때 꿈은 이뤄져 고해인생은 축제인생으로 바뀝니다. 저절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란 고백이 나옵니다. 위에서 언급한 책에 나오는 신부님의 고백 일부 내용을 인용합니다.

 

“제가 믿는 하느님은 카나의 혼인잔치의 하느님, 유쾌한 사랑이 넘치는 축제의 하느님, 술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베타니아의 향유를 좋아하시며, 사랑을 기적이 싹트는 자리로 만드시고, 연회를 즐기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고, 존재의 기쁨, 신앙의 기쁨을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잔치를 통해 당신 향한 우리의 꿈을 이뤄주시고 고해인생을 축제 인생으로 바꿔주시며, 우리 모두 당신 구원의 표징, 영광의 표징, 믿음의 표징이 되어 신나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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