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7. 월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340-397) 기념일

                                                                                                                    이사35,1-10 루카5,17-26


                                                                   하느님 꿈의 실현

                                                                    -하느님의 감동-


새벽 어느 기사를 읽다가 ‘그는 그를 지지하는 자들에게 한 번도 감동을 준 적이 없다.’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감동이 사라진 시대같습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을 감동시킨 것은 믿음인데 이런 믿음의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진선미眞善美의 삶이 감동을 줍니다. 신망애信望愛의 삶이 감동을 줍니다. 


그대로 하느님을 닮은 아름다운 품위의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꿈과 희망, 비전의 사람들입니다. 삶의 꼴을 잡아주는 꿈이자 희망, 비전입니다. 사람만이 꿈과 희망, 비전을 지닙니다. 이런 꿈이 사라질 때 본능적 욕망만 남습니다. 너무 살기 힘들다 보니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꿈과 희망, 비전도 가꾸도 돌보고 키워야 합니다. 나이 들어 세월 흘러도 이런 생생한 꿈이, 희망이 있어야 영원한 청춘의 삶입니다. 이 또한 평생과정입니다. 과연 우리의 꿈은, 희망은, 비전은 무엇인지요? 거짓 꿈과 희망, 비전도 많습니다. 


영원한 꿈이자 희망, 비전은 하느님뿐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예언자들이 그러했고 교회의 성인들이 그러했습니다. 예수님의 영원한 꿈은 하느님의 나라였습니다. 예수님의 평생 삶이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전력 투구한 삶이었습니다. 영원한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의 모범이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 역시 언제나 꿈꾸는 분이며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입니다. 어찌보면 예수님은 물론 예언자들과 교회의 성인들 역시 하느님의 꿈이 현실화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을 통해 하느님의 꿈은 실현됩니다. 하여 대림시기는 하느님이 꿈꾸는 시기이고 성탄시기는 하느님의 꿈이 실현되는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아름답고 감동을 줍니다. 이런 하느님의 꿈이 있는 이들은 결코 세상 풍랑에 휘둘리거나 휘말려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처럼 그 존재 자체로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제가 지금도 잊지 못하는 영어 잠언이 있습니다.


“As you are, so is the world”

참으로 오랜만에 떠오른 글귀입니다. ‘네 수준만큼의 세상이다’, 바로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하느님의 꿈을 지닌 밝고 맑은 사람이 있으면 저절로 그 주변도 밝고 맑아지는 법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가, 복음의 예수님이 그런 분입니다. 


두 분 다 하느님의 꿈의 사람입니다. 이사야의 하느님 꿈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길다 싶지만 그대로 일부를 인용합니다. 그대로 대림시기 세상사에 지친 우리를 일깨우는 선사禪師의 죽비 같은 말씀입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너희는 맥풀린 손에 힘을 불어 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하느님께서 오시어 너를 구원하신다.”


하느님을 꿈꾸는 대림시기, 주님의 말씀이 우리 모두를 고무하고 격려하며 감동케 합니다. 이어 주님은 대림시기 하느님 꿈의 실현 내용을 구체적으로 예시합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대림시기 바로 오늘 여기 거룩한 미사의 때가 바로 하느님의 꿈이 실현되는 그때입니다. 우리 마음의 눈이 열리고 마음의 귀가 열리며 위축되어 마음의 다리저는 우리가 사슴처럼 기쁨으로 뛰는 미사시간입니다. 


말못하는 마음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고 우리 내면의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내면의 사막에서는 은총의 냇물이 흐릅니다. 바로 파스카의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꿈꾸는 시간이자 동시에 하느님의 꿈이 실현되는 미사시간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이사야의 하느님의 꿈이 그대로 실현되는 오늘의 복음입니다. 믿음의 눈입니다. 중풍병자의 동료들은 믿음의 눈으로 하느님의 꿈인 예수님을 찾았고 만났습니다. 이들의 믿음에 감동하신 주님의 치유의 응답입니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동료들의 믿음 덕분에, 죄의 용서를 통한 영혼의 치유에 이은 육신의 치유로 전인적 치유의 구원을 받은 중풍병자입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네 평상을 들고 집으로 가거라.”


그들은 모두 하느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주변 모든 이들도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합니다. 하느님을 찬양할 때 살아나는 믿음이요 하느님의 꿈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치유하시고 우리를 통해 당신 꿈을 친히 실현시키십니다.


“보라, 우리 하느님이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시리라.”(이사35,4ㄷㅂ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90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2016.3.22. 성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2 316
2989 정주(定住)의 열매 -내적 힘과 평화(inner strength and peace)-2016.3.23. 성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3 422
2988 "주님을 기억하라"-기억(anamnesis)에 대한 묵상-2016.3.24. 주님 만찬 성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6.03.24 271
2987 답은 '주님의 십자가’ 하나 뿐이다-2016.3.25. 주님 수난 성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5 343
2986 “알렐루야! 주님 부활하셨습니다!”-2016.3.26. 토요일 부활 성야 프란치스코 2016.03.26 260
2985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1
2984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 -늘 새로운 시작-2016.3.28.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8 301
2983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주님과의 만남과 회개-2016.3.29. 부활 팔일 축제내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9 504
2982 눈높이 사랑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2016.3.30.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3.30 423
2981 회개의 깨달음, 회개의 일상화-2016.3.31.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3.31 264
2980 삶의 의미, 삶의 중심 -부활하신 예수님-2016.4.1. 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4.01 506
2979 평생 공부工夫, 평생 학인學人-2016.4.2.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4.02 133
2978 삶은 축제祝祭이지 고해苦海가 아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2016.4.3.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프란치스코 2016.04.03 390
2977 삶의 목표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2016.4.4. 월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4.04 575
2976 귀가歸家 준비 -아름다운 죽음-2016.4.5. 화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480-560?) 별세 축일 프란치스코 2016.04.05 293
2975 구원의 행복은 발견이자 선택이다 -하느님 중심의 삶-2016.4.6. 부활 제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4.06 183
2974 영원한 생명-2016.4.7. 목요일 성 요한 밥티스타 드 라 살 사제(1651-171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4.07 194
2973 분별력(分別力)의 지혜 -하느님의 선물-2016.4.8. 부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4.08 209
2972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 인생 항해航海 여정-2016.4.9. 부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4.09 263
2971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