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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9.대림 제2주간 금요일                                                            이사48,17-19 마태11,16-19

 

 

 

참 스승이자 인도자, 구원자이신 주님

-신뢰와 경청-

 

 

 

어제는 근래 보기 드문 참 평화롭고 포근한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원장수사 부친의 문상차 대구를 방문했던 날이었습니다. 함께 간 도반도 시종일관 시중을 들며 함께 해줬습니다. 방문했던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밝고 평화롭기가 흡사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어둡고 무거운 슬픈 분위기는 전혀 감지할 수 없었습니다.

 

“아, 참 잘 사셨구나! 선종의 복된 죽음을 맞이하셨구나!”

 

저절로 나온 고백이었습니다. 영정 사진도 흡사 오늘 날씨처럼 평화롭고 고요해 보였습니다. 떠나면서 함께 연도를 바쳤고 원장수사에게도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파스카의 기쁨과 평화가 가득한 축제 분위기 같았습니다. 영정 사진에서 본 생전 야고보 아버지의 분위기였습니다. 새삼 선종의 복된 죽음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길 빕니다!”

 

30년 동안 함께 했던 수도도반과도 나눈 메시지입니다. 백요셉 수사는 1992년 입회했으니 올해로 함께하기 만30년입니다.

 

“극진한 배려와 친절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다 오세요!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프란치스코 수사님! 감사드립니다. 조심해서 잘 올라가시고 남은 하루도 주님 안에서 기쁘고 생동감이 넘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마침 잠시 대구에 거주하는 예수성심자매회 회장 자매의 메시지도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15년 이상 한결같이 예수성심자매회를 섬겨온 참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슬기로운 자매입니다.

 

“신부님, 제가 장례식장에 가니 신부님께서 막왔다가셨다 하던데 어제 말씀해 주시면 점심이라도 같이 하실 걸 그랬어요. 대구까지 오셨는데 뵙지도 못했네요. 고생하셨어요. 조심해서 올라 가셔요!”

 

상경도중 열차안에서 책을 보려다 포기했습니다. 참 오랜만에 차창 풍경이 ‘살아 있는 책’처럼 눈에 와닿았기에 차창밖 풍경의 자연성경책을 내내 관상했습니다. 날씨처럼 평화롭고 고요한 창밖 풍경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도 참 좋은 분의 환대로 잠시 저녁식사를 나눴습니다. 참 오랜만의 깨끗하고 정갈한 담백한 식사였습니다. 하여 두루두루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스승이자 인도자이신 주님께서 시종일관 어제 하루 함께 해 주셨음을 한밤중 강론을 쓰면서 늦게야 깨닫습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어제 만난 형제자매들이었습니다. 어제 하루 삶의 중심에 참 좋은 스승이자 인도자이신 살아 계신 주님이 늘 함께 해 주셨던 것입니다. 지금서야 저절로 나오는 시편 고백입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

 

참으로 늘 신뢰와 경청을 다해야 할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자 인도자이신 주님이심을 오늘 말씀 묵상을 통해 새삼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 두 말씀에서 주님의 깊은 아쉬움과 좌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자들의 수준이 너무나 미달되기 때문입니다. 두 경우 다 우리의 참된 회개를 촉구합니다.

 

스승이자 인도자이신, 구원자이신 주님께 대한 신뢰와 경청이 턱없이 부족하고 순수와 사랑도 없습니다. 제1독서 이사야서 말씀은 그대로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의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희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아,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새삼 주의를 기울여 주님의 말씀을 경청함이 영성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말씀에 주의를 기울여 경청할 때 그 놀라운 결과가 참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주님의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우리들에 대한 주님의 깊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자리하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도 대동소이합니다. 역시 무감각하고 공감할줄, 반응할 줄 모르는 완고한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탄식입니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시공을 초월하여 예나 이제나 늘 상존하는, 참으로 무딜대로 무뎌진 공감 능력을 상실한 세대임을 깨닫습니다. 이들의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께 대한 곡해가 그 증거입니다. 두 분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 색안경을 쓰고 심히 왜곡해서 봅니다. 이 또한 우리의 부정적 모습입니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말한다.”

 

모두가 영원한 스승이자 인도자, 구원자이신 주님의 말씀을 주의를 기울여 듣지 못한 때문입니다. 새삼 주님을 신뢰하고 겸손히 귀기울여 듣는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분도규칙도 “들어라!”로 시작되며, 예언자들이 한결같이 외친 말씀도 “들어라!” 였습니다.

 

하늘에서 끊임없이 내리는 비가 딱딱하게 굳은 대지를 부드럽게 하듯 끊임없이 주님의 말씀을 경청할 때 마음은 열리고 부드러워집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경청함은 은총의 하늘비와 같습니다. 초 겨울에 어울리지 않지만 문득 “봄비”란 제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하늘 은총

내 딸아이 하나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2005.4

 

시쓴지 1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합니다. 정말 봄비같은 딸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이 화두처럼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바로 하느님의 지혜인 예수님을 뜻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자 인도자,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왜곡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전생애를 통해 하느님의 지혜가 옳다는 것이 환히 드러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주님을 삶의 중심에 스승이자 인도자로, 구원자로 모신 우리 제자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런 주님을 마음 깊이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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