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12.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살아 계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

 

 

 

“거룩하신 그 이름 자랑하여라.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시편105,3)

 

인간 영혼의 병에 최고의 만병통치약이 뭔지 아십니까? 파스카의 희망,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평화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중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선사되는 파스카의 희망이, 파스카의 기쁨이, 파스카의 평화가 최고의 명약입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만남중의 최고의 만남이 부활하신, 살아계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평화, 파스카의 선물, 파스카의 주님이 참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요즘 부활시기의 말씀은 온통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해마다 읽게 되는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불구자를 치유하는 장면은 언제 들어도 신이납니다. ‘아름다운 문’이라고 불리는 성전문 곁에서 구걸하던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걸인의 치유입니다. 성전문을 들어서려던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자선을 청하는 불구자를 유심히 바라보고 나서 불구자에게 말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그가 무엇인가를 얻으리라고 기대하며 그들을 쳐다보는 순간, 말그대로 아이컨택트 눈맞춤이 발생합니다. 서로간의 만남에 아이 컨택트의 눈맞춤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요! 아마도 요한과 함께 베드로는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그윽한 사랑의 눈길로, 부활하신 주님의 눈길로 태생 불구자를 바라봤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 말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태생 불구자를 치유한 베드로의 이 말마디는 얼마나 멋지고 감동적인지요! 말하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자 그는 즉시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니 모두가 경탄하고 경악합니다. 얼마나 신바람 나는 장면인지요! 요한과 베드로 사도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니 이런 놀라운 치유입니다. 태생 불구자의 치유로 정말 말그대로 '아름다운 문'이라는 성전 문이 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일치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사도야말로 최고의 영적 부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보다 더 좋은 보물은 없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일치의 삶을 살기에 이런 치유의 선물입니다. 정말 우리가 곤궁중에 있는 이들에게 이런 부활하신 주님을 선물할 수 있다면 최상, 최고의 선물이 될것입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부활하신, 살아계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교회의 전례가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임을 저는 참으로 많이 강조했습니다. 도대체 주님과의 만남보다 더 큰 축복은 없습니다. 두 사도가 이런 치유의 기적을 행할 수 있음은 평소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 일치의 삶을 살았기에 가능했습니다. 행복기도중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중에

 주님을 만나니 

 주님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살아계신 주님과 만남의 선물이 바로 위로와 치유, 정화와 성화,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입니다.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이 아니곤 세상 어디서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겠는지요! 거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주님의 무상의 은총의 선물입니다. 

 

도대체 모든 것을 지녔어도, 기쁨이 없다면, 평화가 없다면, 희망이 없다면, 자유가 없다면, 치유가 없다면, 위로가 없다면 삶은 얼마나 황량할까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바로 이 모두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살아 계신 파스카 주님을 만날 때의 무상의 선물들입니다. 제가 참 많이 강조했던 인간 영혼의 고질적 질병인 무지와 허무의 병에 대한 유일한 궁극의 처방은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몰아내는 주님 말씀의 빛입니다. 이래서 무지와 허무의 병의 치유에 주님과 만남의 여정을 강조하는 까닭입니다. 참으로 영혼의 건강에, 무지와 허무의 병의 치유에 주님과의 만남보다 더 결정적인 처방은 없습니다. 한마디로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은 미사를 통한 주님과의 만남뿐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래서 주님과 만남의 일상화, 생활화를 이뤄주는 우리가 평생 끊임없이 날마다 바치는, 우리의 평생 거룩한 의무인 찬미와 감사의 시편공동전례기도와 미사공동전례기도 수행이 그처럼 고마운 것입니다. 이런 거룩한 공동 전례 수행의 부단한 선택과 훈련 및 습관화보다 영육의 치유와 건강, 영적 성장과 성숙에 도움이 되는 수행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루카복음은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을 전하고 있습니다. 앞서는 성경말씀을 통해 주님을 만났고 후에는 빵을 떼어주실 때 주님을 알아뵈니 말그대로 오늘 복음은 말씀전례와 성찬전례로 이뤄진 미사전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로 다음 두 제자의 고백은 그대로 말씀전례의 은총에 대한 고백입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어, 두 제자의 환대에 부응하여 집에 들어가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시자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니 그대로 성찬전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니 우리 믿음의 여정에 주님과의 만남을 일상화해주는 말씀전례와 성찬전례로 이뤄진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가 우리의 영적 삶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만나는 우리 모두를 끊임없이 정화하고 성화하시며,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십니다.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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