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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2.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에페4,7-16 루카13,1-9

 

 

공동체 생활의 은혜

-감사, 회개, 사랑, 찬미-

 

 

모든 일이 잘 되고 심신이 홀가분하니 꼭 부활한 느낌에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찬미와 감사의 시편 공동 전례기도가 더욱 고맙고 절실해 집니다. 요즘 하루하루 삶이 좀 더 간절해지고 절실해지고 절박해지는 느낌입니다. 요즘 병원 치료를 통해 정성을 다하는 의료진의 모습이 깊이 마음에 감동으로 와 닿습니다.

 

어제 저녁 시편 공동 전례기도 때 순간적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하느님 찬미를 통해 살아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살았을 때 찬미이지 죽으면 찬미도 못합니다.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을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찬미”임을 깨닫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촉발된 이런 깨달음은 그대로 회개로 직결됨을 봅니다.

 

찬미하라 연장되는 날입니다. 찬미와 더불어 사랑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날이 계속됨이 기뻤습니다. 찬미의 기쁨, 사랑의 기쁨, 사랑의 찬미입니다. 감사하라, 회개하라, 사랑하라, 찬미하라고 선사되는, 연장되는 하루하루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믿는 이들의 삶의 전부이고 보람이자 행복입니다. 

 

살아있을 때, 감사와 회개, 사랑과 찬미이지 죽으면 모두가 끝입니다. 감사, 회개, 사랑, 찬미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인생인데 얼마나 비본질적이고 헛된 데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지요. 이렇게 살아서 찬미하고 사랑할 수 있음이 참 기뻤습니다. 남은 세월 더욱 주님을 찬미하고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깊은 평화를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우리 마음 깊이에는 인과응보, 상선벌악 생각이 애초부터 잠재해 있음을 봅니다. 무슨 시련이나 불행한 일이 있을 때 순간 “왜?”라는 질문과 더불어 원인을 죄에서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죄의 잘못으로 벌 받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제 어느 자매와 미사 신청 시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평화를 빕니다. 신부님, 아들의 친구 부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살, 세 살, 다섯 살, 세 아이를 남기고 갔습니다. 넘 맘이 아파 미사 열대 청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어떻게 사망했습니까?”

“자세한 것은 모르고 둘이 자살했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보아오던 아이인데 지금은 눈물만 나네요.”

“그래도 그렇지, 어린 아이 셋을 남겨두고 자살이라니!”

“올해 자살한 사람들이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자살을 원하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체의 판단은 유보해야 합니다. 단지 우리 모두의 회개를 촉구하는 표징으로 읽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라는 굵은 글자의 제목이 마음에 충격으로 와 닿습니다. 빌라도가 죽인 사람들, 실로암 탑이 무너져 죽은 사람들에 대하여 일체의 판단을 유보하고 회개하라는 예수님의 촉구입니다. 모두가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실로암 탑이 무너져 내린 경우도 예수님의 똑같은 말씀이 반복됩니다.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후렴처럼 반복되는 말씀이 그대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죄가 없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은혜로 살고 있는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어지는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가 바로 회개의 절박성을 가르쳐 줍니다. 주인이 하느님이라면 포도 재배인은 예수님이고,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회개가 절박한 우리들입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베어내겠다는 주인에게 포도 재배인의 간청입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회개하라 연장되는 나날임을 깨닫습니다. 살았을 때 회개이지 죽으면 회개도, 사랑도, 찬미도, 감사도 없습니다. 살아있는 날 동안 끊임없는 회개로 마음의 땅을 갈아엎고 기도와 말씀 실천을 통해 신망애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분발,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고립단절의 절망이 지옥입니다. 이래서 혼자의 삶이 아니라 더불어의 삶입니다. 혼자의 여정이 아니라 더불어의 여정입니다. 혼자 고립단절의 절망이 자살에로 이끕니다. 혼자의 성장이 아니라 더불어의 성장이요, 혼자의 회개와 동시에 더불어의 회개도 절실합니다. 

 

회개는 혼자의 외로움에서 더불어 풍요로움과 충만함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혼자의 고립단절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형제들은 고립단절 되어 홀로 있는 이들을 공동체에 합류시켜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에페소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일치’에 대한 귀한 가르침을 줍니다. 회개는 죄로부터 돌아서는 것과 동시에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생활을 통해 완성되는 회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주님께 깊이 결속함은 그대로 공동체에 결속됨을 뜻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이 은총으로 각자의 직무를 수행할 때 더불어 그리스도의 몸도 성장합니다. 점차 직무에 충실하면서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진행되는 사랑의 성장입니다. 형제들의 끊임없는 회개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참으로 정교한 사랑의 유기체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회개는 이처럼 공동체에 깊이 합류함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와 깊어지는 일치 중에 완성됩니다. 죄로부터 떠나는 회개만 있고,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와 합류의 일치가 없으면 회개는 반쪽입니다. 결코 외로움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와 당신과의 일치를 날로 깊이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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