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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11. 월요일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480-547)대축일

                                                                                                             잠언2,1-9 콜로3,12-17 루카22,24-27


                                                                           섬기는 사람


오늘은 서방 수도생활의 아버지이자 유럽의 수호자이신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 대축일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감동을 주는 수도성인입니다. 성인의 규칙서는 불후의 영적 고전이 되었고, 그레고리오 대 교황의 ‘베네딕도 전기’는 성인의 거룩한 생애를 잘 전해 주고 있는 역시 불후의 영적 고전입니다.


오늘 복음에 앞선 부속가의 내용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성인의 면모에 대한 묘사에서 그분의 거룩한 모습이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태양같은 생명으로 많은 후손 얻은 그는 아브라함과 같도다.

 작은 굴에 있는 그를 까마귀의 복사로써 엘리야로 알리네.

 강물에서 도끼 건진 성 분도를 엘리사 예언자로 알도다.

 무죄 덕행 요셉같고, 장래일도 알아내니 야곱처럼 알도다.”


위에 열거된 모든 성인의 성덕을 합쳐 놓은 분과 같은 성 베네딕도라하니 성인께 대한 수도후배들의 흠모의 정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게 합니다. 베네딕도 성인은 참으로 완덕의 수도성인이었습니다. 성 베네딕도의 영성하면 떠오르는 것이 제 자작시 산과 강입니다.


“밖으로는 산/천년만년/임 기다리는 산

 안으로는 강/천년만년/임 향해 흐르는 강”


산이 상징하는 바 ‘정주서원’이요, 강이 상징하는 바 끊임없는 수행의 노력을 뜻하는 ‘수도승다운생활' 서원입니다. 바로 '산과 강'의 영성을 살았던 베네딕도 성인이자 그 후배수도승들입니다. 사실 성인은 몬테카시노 산에서의 수도생활중 거의 산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 집니다. 새삼 정주의 상징과도 같은 불암산을 배경한 요셉수도원이 얼마나 복된지 깨닫습니다.


밖으로는 산, 안으로는 강의 비유가 재미있습니다. 강론과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6세기의 성 베네딕도를 산같은 분이라면, 12세기의 성 프란치스코를 강같은 분으로 견주곤 합니다. 중용과 절제의 산같은 성 베네딕도라면 시인이자 신비가인 성 프란치스코는 강 같은 분입니다. 마치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에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두 분의 배치가 하느님의 절묘한 섭리처럼 생각됩니다.


산과 강의 영성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섬김의 삶입니다. 늘 그 자리의 정주의 삶을, 늘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섬김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주옥같은 2독서 내용을 모두 포괄한 삶이 바로 섬김의 삶입니다. 섬기는 사람이 실로 거룩한 사람이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를 입은 사람입니다. 용서의 사람, 사랑의 사람, 평화의 사람, 감사의 사람이 바로 섬기는 사람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단 하나 섬김의 영성뿐이요, 직무가 있다면 단 하나 섬김의 직무가 있을 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도 이를 분명히 합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이냐, 아니면 시중들며 섬기는 이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라는 구절이 늘 신선한 충격이요 감동입니다. 바로 우리 공동체의 중심에서 우리를 섬기는 분으로 늘 현존하시는 주님이 바로 섬김의 롤모델입니다. 평생을 하느님과 사람을 섬기는 삶에 정진하신 주님이 아닙니까?


섬김의 두 차원을 명심해야 합니다. 주님을 섬기는 것과 사람을 섬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공동전례를 통해 주님을 직접적으로 섬기며 주님을 섬기듯 형제들을 섬깁니다. 둘은 구별될 지언정 분리되지는 않습니다. 주님을 섬김은 형제들을 섬김으로 표현되어야 하고 형제들을 섬김으로 주님을 섬기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말 주님을 잘 섬기는 자가 형제들도 잘 섬기게 됩니다. 


바로 이런 섬김의 공동체가 성 베네딕도의 비전이자 꿈이었습니다. 섬김의 공동체는 바로 하늘나라 공동체의 실현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베네딕도는 성규 머리말 끝부분에서 그의 소망을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섬기는 학원을 설립해야 하겠다.”


비단 베네딕도 공동체만 아니라 믿는 이들의 모든 공동체가 주님을 섬기는 학원공동체입니다. 공동체의 중심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섬길 때 저절로 이웃 형제들을 섬기게 됩니다. 주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것을 배우는 것은 끝이 없습니다. 주님을 섬기는 학원에는 졸업이 없으니, 평생 섬기기를 배워야 하는 평생학인인 우리들입니다.


마음을 다해 주님을 찾고 섬길 때 더불어 깊어가는 섬김의 삶입니다. 오늘 1독서의 결론은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네가 은을 구하듯 그것을 구하고 보물을 찾듯 그것을 찾는다면 그때에 너는 주님 경외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얻으리라. 주님께서는 지혜를 주시고 그분 입에서는 슬기가 나온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지혜이자 섬김입니다. 사랑이 지혜이듯 섬김service이 지혜wisdom입니다. 섬기는 삶에 충실할 때 지혜의 원천이신 주님을 만납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는 지혜로운 사람은 바로 섬기는 사람입니다. 참으로 믿을만한 영성의 잣대도 섬김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섬김, 순종의 섬김, 겸손의 섬김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당신 말씀과 성체로 우리 모두를 섬기시며 우리 또한 찬미와 감사로 주님을 섬기는 복되시간입니다. 우리가 섬김의 삶에 항구할 수 있음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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