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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9.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1코린9,16-19.22ㄴ-27 루카6,39-42


                                                                          평생 공부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공부-


오늘 복음 내용도 놓치고 싶지 않고 독서의 바오로의 치열한 삶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참으로 ‘영원한 현역現役’의 바오로 사도입니다. 바오로의 삶이 바로 복음에 대한 답을 줍니다. 정말 주어진 제 사명使命에, 소명召命에 충실한 이들은 절대 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제일도 태산 같은데 남의 일에 참견하고 간섭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하느님 탐구, 자기탐구의 공부에 전념하여 하느님을 알아가고 자기를 알아감으로 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지와 교만으로 남을 판단합니다. 


오늘 복음은 산상수훈의 거의 막바지에 위치합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는 주제에 속합니다. ‘남을 비판하지 마라’ ‘남을 판단하지 마라’ 성서마다 약간씩 달랐습니다. 자기를 몰라서, 남을 몰라서 심판이요 비판이요 판단입니다. 수도자들의 고백성사 내용도 거의 이런 내용입니다.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른 잘못된 판단으로 후회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보는 순간 선입견이 작용하는 것, 아마 이것이 원죄의 흔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외관을 보고 심판하거나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자주 깨닫게 됩니다. 상대방의 내적 사정이나 동기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병이 참 심각한 병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죄입니다. 무지의 병에서 기인하는 탐욕이요 교만입니다. 공부중의 평생공부가 하느님을 아는 하느님 공부, 자기를 아는 자기 공부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알아감이 겸손이요 지혜입니다. 남을 절대 판단하거나 심판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연민의 눈길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봅니다. 정말 하느님도 모르고 자기도 모르기에 어리석음에 교만이요 무자비한 판단입니다.


1독서의 바오로 사도처럼 사는 것입니다. 참으로 진실하고 겸손하고 지혜로운 삶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의 위선적 삶이 스며들 수 없습니다. 독서의 서두를 외람되게도 ‘복음 선포’를 제 경우의 ‘강론’으로 바꾸어 읽어 보면서 바오로의 진정성을 마음 깊이 헤아려 봅니다.


“내가 강론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강론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내가 자유의사로 이 일을 한다면 나는 삯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는 수 없이 한다면 나에게 직무가 맡겨진 것입니다. 


내가 받는 삯은 무엇입니까? 내가 강론을 하면서 그것에 따른 나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강론을 거저 전하는 것입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정말 주옥같은 바오로의 고백에 감히 제 경우를 대입해 보니 마음에 절절히 와닿습니다. 진정 겸손한 자유인이요 복음의 일꾼, 섬김과 종의 영성의 대가大家인 바오로입니다. 참으로 진실하고 겸손한 주님의 일꾼으로 살 때 자유인이요 남을 판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단 바오로뿐 아니라 나름대로 복음 선포의 사명이 주어진 우리 모두가 본받고 싶은 삶의 자세입니다. 


다음 바오로의 격려 말씀도 감동입니다. 영원한 현역의 바오로 사도가 우리의 열정과 분발을 촉구합니다. 이렇게 살 때 100% 깨어있는 삶이요, 무지와 위선의 병은 저절로 치유되고, 주님과 나에 대한 앎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삶의 허영도 환상의 안개도 말끔히 걷힐 것이며 비로소 오늘 지금 여기를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달리십시오. 모든 경기자는 모든 일에 절제를 합니다. 그들은 썩어 없어질 화관을 얻으려고 그렇게 하지만, 우리는 썩지 않는 화관을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목표가 없는 것처럼 달리지 않습니다. 허공을 치는 것처럼 권투를 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믿는 이들에게도 그대로 감동으로 와닿는 바오로의 고백입니다. 아프면 아픈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내 페이스대로 완주하는 것입니다. 주님이 보는 것은 등수가 아니라 각자 제 페이스대로 끝까지 완주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매사 최선을 다하는 진실되고 겸손한 삶이요 영원한 현역, 영원한 학인의 깨어있는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이렇게 살 수 있도록 격려하시고 위로하시며 힘을 주십니다.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행복하옵니다, 마음속으로 순례의 길을 떠날 때,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시편84,5-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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