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삽시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2020.11.27.연중 제34주간 금요일

2020.11.27.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묵시20,1-4.11-21,2 루카21,29-33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삽시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

 

 

 

‘새 하늘과 새 땅’

 

말마디만 들어도 마음이 설렙니다. 예언자들을 늘 마음 설레게 한 하늘 나라의 비전이자 꿈인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묵시록 후반부에 나오는 말마디입니다. 사도 요한이 환시를 통해 본 영적현실에 대한 고백입니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묵시21,1-2)

 

‘새 하늘과 새 땅’은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희망입니다.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할 하느님의 선물,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연한 선물이 아닌 치열한 영적 투쟁의 결과,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고진감래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앞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말론적 심판의 막바지에 천년통치의 천년왕국이 있고 이어 사탄의 패망, 마지막 심판,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의 선물이 주어집니다. 그대로 치열한 영적전쟁후의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의 나라 선물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영적전쟁이요 우리 믿는 이들은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성서나 교회의 모든 성인들 역시 주님의 충실한 전사들이었습니다. 사랑의 전사, 평화의 전사, 믿음의 전사들이었습니다. 어제 읽은 기사가 문득 생각납니다.

 

“노년에 한발짝씩 다가갈수록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인자하고 지혜로우며 관조하고 달관하는 노년은 매우 드물다는 사실이다.---나는 인자함을 포기한 대신 묵묵히 자식과 제자의 비난을 받아들이던 소설 주인공 올리브 키터리지처럼 의연함을 가지고 늙고 싶다. 노년의 품위란 통제권의 연장이 아니라 그 상실을 의연히 받아들임으로써 얻을 수 있다는 걸 그녀를 통해서 배웠기 때문이다.”(한겨레;2020.11.26. 한은형)

 

이런 노년의 품위 역시 자기와의 영적전투에 깨어 항구히 노력할 때 가능함을 깨닫습니다. 새삼 영적전쟁중 깨달아 체험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입니다. 궁극의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을 앞당겨 살아야 할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이런 궁극의 꿈이 우리에게 부단한 영감과 힘의 원천이 됩니다. 우리를 늘 새롭고 놀랍게 합니다. 이런 면에서 영적 전쟁 수행중인 주님의 전사들은 이상주의자이자 동시에 현실주의자들입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의 나라를 앞당겨 사는 현실주의자들입니다. 다음 행복기도문의 고백처럼 사실 눈만 열리면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 나라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 나라이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 나라를 사는 이들이 진짜 신비가들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 모두의 가능성이 신비가입니다. 이상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인 주님의 신비가이자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이의 결정적 모범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십니다. 무화과 나무의 비유를 통해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기 시작한 하느님의 나라를 깨달아 알라는 것입니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믿음의 눈이 열릴 때 자연 현상을 통해서,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말씀을 통해서, 성사聖事를 통해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의 나라가 오늘 지금 여기 실현되고 있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만이 영원합니다. 하느님의 말씀 자체이신 예수님 자신이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 나라의 실현입니다. 이런 주님의 말씀과 일치가 깊어져 주님을 닮아갈수록 우리 또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될 것입니다. 그대로 주님의 은총의 선물입니다. 

 

주님이 소망하는 바도 우리 모두 하느님의 나라를 앞당겨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사는 것입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롭고 행복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의 나라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다음 주님 말씀과 시편의 화답송 고백도 우리를 고무하고 격려합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묵시21,3ㄴ).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 그들은 더욱더 힘차게 나아가리이다.”(시편84,5.6.8ㄱ).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