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0.12.29.화요일 성탄 팔일 축제내 제5일                                               1요한2,3-11 루카2,22-35

 

 

 

명품名品인생을 삽시다

-사랑의 봉헌-

 

 

 

각자 고유의 명품인생을 살라고 하느님으로부터 선사된 인생입니다.

바둑에서 길이 남을 기보를 명국名局이라 하며 이런 뛰어난 명국을 남긴 이를 기성棋聖이라 합니다. 길이 남을 보물같은, 고전같은 그림을 명화라 하며 이런 뛰어난 명화를 남긴 이를 화성畫聖이라 합니다. 늘 언제나 유행을 타지 않고 한결같이 빛을 발하는 물건이 명품입니다. 

 

고전이나 보물처럼 세월이 흘러도 짐이 아니라 선물처럼 늘 새롭게 느껴지는 명국이요. 명화요, 명품이요, 명필입니다. 실용적 사고가 만연된 인스탄트 소비주의 시대, 문사철文史哲, 시서화詩書畵를 구비具備한 옛 출중한 선비들 같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깊고 향기로운 이들이 참 그리운 시절입니다. 친필로 쓴 긴 옛 선비들의 긴 서간체 글이나 주고 받은 시문詩文을 대할 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누구나의 소망이 명국인생이요 명화인생이요 명품인생일 것입니다. 바둑을 좋아하는 모 정치인을 보면 과연 고수高手라는 감탄이 저절로 들곤 합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온유하고 겸손하고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아마 2-3단이라 하는데, 그분의 기풍과 더불어 인품을 짐작하게 하는 말마디에도 공감이 갑니다.

 

“저는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배웠습니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크게 보고, 멀리 내다보가, 전체를 봐야 합니다. 바둑에서 국지전의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늘 반면 전체를 보면서 대세를 살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꼼수가 정수에 이길 수 없는 이치도 같습니다.”

 

인생은 그대로 한 판의 바둑과 같습니다. 결정적 패착없이 악수를 두지 말고 꼼수나 암수에 걸리지 말고 완성해야 하는 명국인생입니다. 저도 참 바둑을 좋아해 고등학교 시절에는 바둑에 밤새웠던 일이 많습니다. 지금도 명국 기보를 보면 흥미가 발동하나 수도원에 들어온 후로는 바둑을 끊었습니다. 시간과 정력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생을 닮은 바둑의 원리는 깊이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바둑은 하수나 동급의 사람과 두면 늘지 않습니다. 고수와 둬야 늡니다. 저에게 명국 인생의 상대 분은 주님이십니다. 주님과 인생 대국을 하며 명국인생을 사는 것이 간절한 소망입니다. 

 

도중에 포기함이 없이 죽는 그날까지 평생 한결같은 끈기와 노력과 정성으로 완성해야 가는 각자 고유의 명화인생, 명품인생, 명필인생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입니다. 결고 비교하여 우열을, 호오를 말할 수 없는 각자 고유의 명국인생, 명화인생, 명품인생, 명필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이의 전형적 모범이, 원형이 주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닮은 성인성녀들이 각자 고유의 명국인생, 명화인생, 명품인생, 명필인생을 사신 분입니다. 제가 볼 때 명품인생의 모범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며 명국인생의 정말 영적 고수입니다. 

 

누가 뭐래도 개의치 말고 주님의 눈만 생각하며 온갖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다하여 주님과 함께 제모습, 제크기, 제색깔, 제향기를 발하는 아름다운 명품인생을 만들면 됩니다. 이런 인생 역시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하느님께 선물로 받은 인생을 내 노력으로 완수해갈 때 비로소 명품인생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시메온이 명품인생의 모범입니다. 예수님을 봉헌한 마리아와 요셉 역시 명품인생의 모범입니다. 명품인생, 명화인생, 명국인생의 비결은 단 하나 평생 한결같은 아름다운 봉헌의 삶에 달렸습니다. 믿는 이들 누구나 한결같이 아름다운 봉헌의 삶에 충실할 때 명품인생이 됩니다. 

 

사랑의 봉헌, 봉헌의 깊이, 봉헌의 향기, 봉헌의 품위, 봉헌의 아름다움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언행이 야비하고 천박한 것은 이런 봉헌의 영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봉헌은 삶의 의미입니다. 봉헌의 삶보다 인간을 고양하고 품위있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봉헌이란 말마디보다 더 깊고 그윽한 말마디로 없을 것입니다.

 

평생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의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시메온의 위에는 늘 성령이 머물러 계셨다 하며, 마침내 탄생하시는 아기 예수님을 만나 품에 안고 감격에 벅차 아름다운 찬미가를 부릅니다. 끝까지 기다리며 봉헌의 삶을 살다가 어둠이 지나가자 참빛인 주님을 맞이한 시메온입니다. 우리가 매일 끝기도때마다 바치는 찬미가입니다.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요,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찬미가의 끝대목처럼 이민족의 빛이요, 이스라엘의 영광으로 최고의 명품인생을 사실 예수님께 대한 예언입니다. 참으로 죽을 때까지, 십자가에 달려 죽을 때까지 순종하며 봉헌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셨던 참 아름다운 주님이셨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시메온의 마리아 성모님에 대한 예언입니다. 마리아 성모님 역시 영혼에 칼에 꿰찔리는 온갖 아픔과 비움의 여정을 통해 온전히 예스YES의 삶, 봉헌의 삶을 사심으로 마침내 최고의 명품인생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봉헌의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사도요한이 제1독서에서 답을 줍니다.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므로 그리스도처럼 살면 됩니다. 형제애를 통해 봉헌 삶의 진위가 드러납니다. 

 

“누구든지 그분의 계명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됩니다.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분 안에 머무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도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 안에는 진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결같이 주님의 계명인 형제애를 실천할 때 봉헌생활의 완성이요 명품인생, 명국인생, 명화인생이 완성됩니다. 역시 명품인생의 답이자 길은 사랑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위도 형제애를 통해 그대로 검증됩니다. 그러니 함께 하는 형제들은 형제애를 실천하라 주어진 구원의 도구이자 ‘천국의 사다리’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봉헌의 삶에 항구함으로 명품인생, 명국인생, 명화인생을 살 수 있는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12.29 08:48
    "누구든지 그분의 계명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됩니다.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분 안에 머무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도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72 자비와 지혜의 주님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2024.3.18.사순 제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8 125
3371 “보라, 예수님을!” -새계약의 예수님, 순종과 섬김의 예수님,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님- “보고 배워 닮아갑시다!”2024.3.17.사순 제5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7 112
3370 예수님은 누구인가? “예수님 만나기, 예수님 알기, 예수님 살기” -날마다 새롭게!-2024.3.16.사순 제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6 116
3369 참 자기 인식 -하느님 탐구, 참나의 탐구-2024.3.15.사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5 126
3368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영적 승리의 삶-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사세요!”2024.3.14.사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4 157
3367 “하닮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아버지의 자녀다운 삶-2024.3.13.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3 128
3366 “생명수의 샘, 생명수의 강” 이 되어 삽시다!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2024.3.12.사순 제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2 143
3365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4.3.11.사순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1 90
3364 구원의 행복은 선택이자 은총이다 -회개하자, 감사하자, 믿자- “지상 천국의 삶”2024.3.10.사순 제4주일(Laetare 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1 125
3363 주님께서 원하시는 의롭고 겸손한 기도와 삶 -회개와 겸손, 진실과 사랑-2024.3.9.사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9 112
3362 회개의 여정 -회개와 사랑, 새로운 삶-2024.3.8.사순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8 153
3361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님 “늘 예수님편에 서자”2024.3.7.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7 205
3360 사랑이 답이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 분별의 잣대-2024.3.6.사순 제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6 135
3359 “너 자신을 알라”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이다-2024.3.5.사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5 152
3358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의 무지가 문제다 -답은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인 회개뿐이다-2024.3.4.사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4 154
3357 “어떻게 참된 신자로 살 수 있을까요?” -성전사랑, 계명준수, 지혜추구-2024.3.3.사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24.03.03 144
3356 너무나 자비하신 아버지 하느님 -"나는 누구인가?"-2024.3.2.사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2 151
3355 하느님의 ‘꿈쟁이’자 ‘꿈나무’인 우리들 -하느님 꿈의 실현-2024.3.1.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1 169
3354 “삶도 행복도 선택이다!” -회개의 일상화-2024.2.29.사순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9 148
3353 “어떻게 살아야 하나?”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2024.2.28.사순 제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8 12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