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28.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예레18,1-6 마태13,47-53

 

 

“깨달음의 여정”을 살아가는

하늘 나라의 제자들

-기도와 회개, 분별과 선택, 협력과 훈련, 종말과 심판-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한평생, 나는 주님을 찬양하리라.

사는 동안, 나의 하느님 찬송하리라.

 

행복하여라,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고, 

주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시편146,1-2,5)

 

오늘로서 ‘그물의 비유’를 마지막으로 마태복음 13장 일곱 개의 하늘 나라의 비유들은 끝납니다. 엊그제의 ‘가라지의 비유’와 흡사한 '그물의 비유'로 초점은 종말 심판에 있습니다. 제1독서 예레미야서의 옹기그릇과 옹기장이 비유와 관련되어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좋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줍니다. 오늘도 여러 단상斷想들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1.정확히 10년전 요셉 수도원 25주년을 맞이하여 25년 수도공동체 역사를 묵상하며 내린 결론같은 진리 넷입니다. 우리 삶만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연성경책을 통해서도 절절히 깨닫는 진리입니다.

 

1.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2.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3.모든 것은 다 필요했다.

4.지금을 살자(carpe diem).

 

요즘 들어 매미 노래 소리 한창입니다. 이 또한 한 때입니다. 다 지납니다.-

 

-2.제1독서 예레미야서 옹기장이의 비유를 묵상하던중 떠오른 성가 49장 옹기장이가 생각났습니다. 역시 우리 삶에 대한 좋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줍니다. 내용이 좋아 2절까지 보기 좋도록 배치하여 인용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른 우리의 한결같은 협력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옹기장이 손에든 진흙과 같이

내게 있는 모든 것 주님 손에서 

님뜻따라 나의 삶이 빚어지리니

가르치심 마음 새겨 들으렵니다

 

옹기장이 손에든 진흙과 같이

내가 가진 모든 것 주님 안에서

님의 모습 내 얼속에 새겨졌으니

기쁨중에 당신 말씀 행하렵니다.

 

-3.시편 127장 앞부분 말씀도 생각이 납니다. 이와 더불어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다”, “일을 계획하고 꾸미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일을 이루시는 것은 하느님이 하신다.”는 진리도 새삼 깨닫습니다.

 

“주께서 집을 아니 지어 주시면,

그 짓는 자들 수고가 헛되리로다-

주께서 도성을 아니 지켜 주시면,

그 지키는 자들 파수가 헛되리로다

 

이른 새벽 일어나 늦게 자리에 드는 것도,

수고의 빵을 먹는 것도 너희에게 헛되리리-

주님은 사랑하시는 자에게

그 잘 때에 은혜를 베푸심이로다.”-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저에게 그 잘 때에 은혜를 베풀어 주셨기에 그 짧은 시간 단잠을 자고 일어나 이른 새벽 날마다 쓰는 강론입니다. 새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삶의 자세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게 됩니다.

 

-4.오늘 복음의 비유를 대할 때 늘 둘이 생각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疎而不漏)”, 하늘의 그물이 크고 성긴듯해도 결코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즉 죄를 지으면 반드시 하늘로부터 벌을 받는 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마디입니다. 그 누구도 하느님의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으니 결국 죽음을 통해서 그물망에 걸려 들어 올려지면서 종말이요 심판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연상되는 우린 인생 여정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구하는 말마디로 제가 늘 염두에 두고 사는 진리입니다.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로 내 인생여정을, 일년사계一年四季, 일년 사계절로 내 인생여정을 압축했을 때 지금 어느 시점時點, 지점地點에 위치해 있겠느냐에 대한 자각과 확인입니다. 삶의 환상이나 거품은 말끔히 걷히고 남은 선물인생, 본질적 깊이의 투명한 삶을 살 것입니다.

 

-5.“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답입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될 것입니다. 내일을 하나도 걱정할 바 아닙니다. 어제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입니다. 오늘이 내일의 미래입니다. 오늘 잘 살면 내일은 내일대로 하느님이 잘 해 주실 것입니다. 

 

휴가로 보내는 날들이 아까워 휴가 안간지 수십년입니다. 일과 놀이가, 삶과 휴가가 하나된 삶이니 새삼 무슨 휴가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 떠나 하느님 집에 가면 끝없는 안식의 휴가라는 생각도 떠나지 않습니다. 

 

2012년 이후 10년동안, 아니 앞으로도 살아 있는 그날까지 제 좌우명 고백기도는 다음 하나일 것입니다. 참 많이도 인용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 싶으면 인용할 것입니다. 삶을 깊이 들여다 보면 하늘 아래 새것은 없고 거룩한 반복, 새로운 반복이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게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아멘.”-

 

우리 사부 성 베네딕도는 물론 옛 사막의 수도승들의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이구동성의 말씀입니다. 죽음있어 삶은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종말론적 파스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저에게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하루의 영적전투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요, 이른 새벽 그날의 강론을 쓰며 하루를 새롭게 여는 시간입니다. 

 

그대로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의 삶”이 습관화된 듯 합니다. 8년전 산티아고 순례여정도 살아 있는 그날까지 계속되는 느낌입니다. 이때 가장 행복했고 설렜던 시간은 날마다 새벽 배낭을 등에 메고 길을 떠날 때 였습니다. 삶은 부단한 “떠남의 여정”이란 진리를 절감했습니다.

 

단상들이 길었습니다. 이런 단상들을 바탕으로 오늘 말씀을 보면 그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되어 살 수 있는 비결이 다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물의 비유를 통해 늘 종말 심판을 염두에 두고 하루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옹기장이 하느님의 일에, 하느님의 뜻에 최대한 협력을 잘 해드리자는 것입니다.

 

이래야 하느님 마음에 들고 내 마음에 드는 내 고유의 삶의 옹기그릇도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위적 외형적 성형수술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습니다. 참 좋은 내 고유의 삶의 옹기그릇을 하느님과 잘 협력하여 만들어 갈 때 내면의 아름다움은 저절로, 서서히 주님을 닮은 참나의 깊고 신비로운, 아름답고 품위있는 외모外貌의 얼굴로 변모시켜 주실 것입니다. 

 

오늘이 깨끗하고 반듯하며 아름다우면 내일은 저절로 깨끗하고 반듯하며 아름답기 마련입니다. 안이 깨끗하고 반듯하며 아름다우면 밖은 저절로 깨끗하고 반듯하며 아름답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지혜로운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되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로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지혜로운 분별과 선택, 주님뜻에의 협력과 훈련, 종말과 심판을 염두에 두고 치열히 절박한 마음으로 분투의 노력을 다하며 하루하루 진인사대천명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일곱의 하늘 나라 비유를 가르쳐 주신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시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분발을 촉구하시며 우리 모두 지혜로운 하늘 나라의 제자들이 되어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새삼 우리의 삶은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ever old, ever new)’, ‘깨달음의 여정’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이들은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마태13,51-52)

 

이런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집주인처럼 날마다의 삶도 강론도 그랬으면 소원所願이겠습니다. 끝으로 카나다에서 교황님의 제17주일 조부모와 노인의 날 미사시 강론 결론으로 끝맺습니다.

 

-“젊은이들이여 노인들이여, 조부모들과 손주들이여, 모두 함께 합시다.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그리고 함께 우리 꿈꾸도록 합시다(Young and old, grandparents and grandchildren, all together. Let us move forward together, and together; Let us dream)”-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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