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4.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에페1,11-14  루카12,1-7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라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매일 평생 끊임없이 시편성무일도와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세상에 하느님 찬양의 기쁨을, 행복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어제에 이어 계속되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베풀어진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찬양입니다. 1장 3절부터 14절까지 한문장 그리스어 원문으로 계속되는 하느님 찬양입니다. 다음 고백이 무한한 힘의 원천이 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 고백에서 자연스럽게 추출된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라’는 강론 제목에 이어 부제로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입니다. 복음이 과제라면 에페소서는 답을 줍니다. ‘미래가 없다’, ‘희망이 없다’는 요즘 회자되는 말마디입니다. 미래가, 희망이 없을 때 지옥입니다. 그러나 믿는 우리는 감히 ‘그리스도가 미래이자 희망’이라 고백합니다.


희망의 태양이신 그리스도입니다. 제가 요셉수도원에 살면서 가장 많이 찍고 믿는 이들에게 선물하는 카톡 사진이 바로 일출日出 장면입니다. 늘 찍어도 늘 새로운 황홀한 일출 장면입니다. 그대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희망의 태양이신 그리스도와 더불어 사라지는 불신과 불안, 두려움 등 온갖 부정적 어둠의 세력입니다. 바로 믿는 이들의 마음 하늘 안에 늘 빛나는 희망의 태양 그리스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출 장면입니다.


온 누리를 밝히며 떠오르는 태양은 그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 때 그대로 세상을 비추는 태양같은 삶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위한 진리의 말씀, 곧 구원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안에서 믿게 되었을 때,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매일의 거룩한 미사를 통해서 역시 성령의 인장을 받는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소유로서 속량될 때까지, 이 성령께서 우리가 받을 상속의 보증이 되시어, 하느님을 영광을 찬양하게 하십니다. 우리의 영원한 정주처가 바로 ‘그리스도 안’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게 해주시는 성령이십니다. 그리스도뿐 아니라 성령 역시 우리의 희망임을 깨닫습니다.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조심하여라”


속물화俗物化의 위험을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주님은 바리사의 위선도 결국은 폭로될 것임을 확언하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결같이 진실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진실의 감동이요 진실의 승리입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연설문 한 대목을 잊지 못합니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사람의 일관된 진실한 삶의 자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부단한 하느님 찬양의 삶이 한결같은 삶, 개방적 삶을 살게 합니다. 그리스도교는 비의적 신비 종교가 아닙니다. 어둠을 활짝 밝히는 태양같은 그리스도교입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복음의 위력입니다. 태양 같은 복음입니다. 이런 복음의 빛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주님은 우리를 당신의 벗이라 부르시며 세상 무엇도 두려워하지 말라 하십니다.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만을 두려워하라 하십니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수님께서 강조하실 때 말투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두려워할 때, 경외할 때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이어 예수님은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말 것을 다시 강조하십니다.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에 한 마리도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참새보다 더 귀하다.”


바로 오늘날 두려움에 떠는 모든 이들에 대한 주님의 복음 말씀입니다. 하느님 친히 우리 하나하나를 기억하신다는 것입니다. 얼마전 38년전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제자가 보내준 카톡 한 구절도 생각납니다.


“선생님, 사진으로 뵈오니 꿈만 같아요. 하나도 변함없는 인자한 얼굴표정 그대로 이셔요. 넘 깜짝 놀랐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셨거든요. 왜 그때 생각하면 짠한지 몰라요.”


특히 ‘짠하다’는 표현을 잊지 못합니다. 하느님 역시 우리 하나하나를 ‘짠한 마음’으로 기억하실뿐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계십니다. 요셉 수도원 십자로 중앙에 모두를 환대하는 예수님 부활상 밑 바위판에 새겨진 성구입니다.


“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


수도원 정문 돌판의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이란 수도원 모토와 한쌍을 이루는 말씀입니다. 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살 때 흔적없이 사라지는 두려움의 어둠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의 일출과 더불어 사라지는 밤의 어둠처럼 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고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믿음을 선물하시어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을 말끔히 몰아내십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몸을 내어주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사람들! 그분이 당신 소유로 뽑은 사람들!, 주님은 하늘에서 굽어보시며, 모든 사람을 살펴보신다.”(시편33,12-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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