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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29.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주일) 

사도1,1-11 에페1,17-23 루카24,46-53

 

 

승천昇天의 삶

-희망, 기쁨, 승리-

 

 

아름다운 성모성월 5월, 계속되는 파스카 축제 부활시기에 맞이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인 오늘입니다. 홍보주일에 청소년주일이요,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순교자들과 성 바오로 6세 교황 기념일이지만 주일이라 기념미사는 봉헌하지 않습니다만 참 경사가 겹친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음의 귀로 경청하기’를 주제로 제56차 홍보주일을 맞아 “서로에 대한 경청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사람들에게 귀기울이는 데에 우리 시간의 일부를 기꺼이 내어 주는 것이 애덕의 첫 번째 행동”이라며 “소통과 대화를 원하면 경청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매일이 승천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하늘에 올림 받으신 이날 참으로 이웃은 물론 하늘의 소리를, 하느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듣는 경청敬聽이 영성생활에 얼마나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승천 대축일을 맞이하니 새삼 친근하게 느껴지는 하늘입니다. 사실 불암산 기슭 요셉수도원에 몸담고 정주한지 34년, 아마 가장 많이 하루에도 수없이 바라본 불암산 배경의 하늘일 것입니다. 이젠 예전의 그냥 그런 하늘이 아니라 구원의 하늘길, 하늘문이 열린 느낌의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죽음을 뜻하는 귀천歸天, 소천召天이란 말마디와 더불어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라 시도 정답게 떠오릅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누구나 소망하는 주님의 승천처럼 느껴지는 이런 아름다운 귀천의 죽음일 것입니다. 새삼 하루하루 날마다 하늘 향한 고결하고 품위있고 향기로운 승천의 삶을 살아야 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됩니다. 아침성무일도시 7절까지 계속됐던 찬미가와 미사시 본기도도 아름다웠고, 방금 부른 화답송 시편은 얼마나 흥겨웠는지요! 찬미가 1절과 더불어 그대로 인용해 봅니다.

 

1.“세상의 모든이가 갈망하는 주님의 날 밝아 왔으니

 세상의 희망이신 구세주예수 이날에 하늘높이 오르셨도다”-찬미가

 

2.“전능하신 하느님, 성자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저희를 들어 높이셨으니, 저희가 기쁨에 가득 차 감사의 제사를 바치며,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 나라에 저희의 희망을 두게 하소서.”-본기도

 

3.“환호소리 높은중에 하느님 오르시도다, 하느님 오르시도다.”-화답송 후렴

 

이 모두가 우리에게 승천의 삶을 부추깁니다. 언젠가의 승천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천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어떻게 승천의 삶을 삽니까? 희망과 기쁨, 승리의 삶을 통해서입니다.

 

첫째, 희망의 삶입니다.

승천의 삶은 희망의 삶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희망입니다. 희망이 있어야 사랑도 믿음도 인내의 기다림도 가능합니다. 참으로 부단히 배우고 훈련해야할 희망의 덕입니다. 교황님은 2025년 희년의 모토를 “희망의 순례자들”이라 명명했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하늘길 향한 순례 여정중인 희망의 순례자들인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궁극의 희망은 승천하신 그리스도이시며, 또 가시적 희망의 빛나는 표지가 교회입니다. 이를 입증하는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이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능력을 펼치시어,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 또한 만물을 그리스도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의 머리로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은혜로운 말씀인지요!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희망의 순례 여정중 궁극의 목적지가 되고, 그분의 지상 교회는 빛나는 희망의 이정표가 됩니다. 교회의 이정표 따라 하루하루 살아갈 때 그대로 성공적 승천의 삶이요 궁극의 희망의 목적지인 하늘에 무사히 도착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 거룩한 미사보다 더 좋은 희망의 이정표도 없습니다.

 

둘째, 기쁨의 삶입니다.

희망은 기쁨의 샘입니다. 희망의 삶은 기쁨의 삶으로 직결됩니다. 승천의 삶은 그대로 기쁨의 삶입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이요,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입니다. 화답송 시편도 승천의 기쁨을 노래했습니다. 이런 승천의 기쁨을 앞당겨 살게 하는 찬미의 기쁨입니다.

 

“만백성 너희들은 손뼉을 쳐라.

 기쁜소리 드높이 주님 부르라.

 주님은 지존하고 지엄하시다.

 온누리 크옵신 임금이시다.”

 

승천의 삶에서 샘솟는 기쁨이요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찬미의 기쁨, 찬미의 행복이 참으로 우리를 살게 하며 하루하루 하늘 향한 승천의 삶을 촉진促進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후반부, 제자들을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갔을 때 찬미의 기쁨을 노래한 제자들이 참 좋은 모범이 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

 

흡사 미사 끝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우리 각자 삶의 자리가 예루살렘 성전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강복을 받고 주님께 경배한 후,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받아 찬미의 기쁨, 찬미의 삶을 살아야 할 우리들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하느님 찬미의 의무입니다.

 

셋째, 승리의 삶입니다.

주님의 승천은 빛나는 승리의 표지입니다. 참으로 승천의 삶을 살 때 기쁨의 삶이요 승리의 삶입니다.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주님의 승리에 참여함으로 이미 승리의 삶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승천하신 주님과 함께 할 때 천하무적天下無敵 영적 승리의 삶입니다. 찬미가 아름다운 2절을 나눕니다.

 

“위대한 투쟁으로 개선하시고, 세속의 우두머리 패망한 다음

 성부께 당신얼굴 보여드리며, 승리한 육신영광 봉헌하셨네.”

 

이런 승리의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의 삶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에는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우리 영적승리의 자리는 바로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주님 승천시 넋을 놓고 바라보는 제자들에 대한 주님 천사의 따끔한 일침입니다. 갈릴래아 역시 우리 삶의 자리를 상징합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만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바로 우리 마음의 하늘 깊이에 현존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이 바로 영적승리의 삶의 원천이 됩니다. 바오로 사도의 에페소서에서 바치는 기도가 감동적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1.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2.여러분이 그분을 알게 되고, 3.여러분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4.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5.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6.또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 지를 그분의 강한 능력의 활동으로 알게 되기를 빕니다.”

 

무지의 눈이 열릴 때 이런 엄청난 헤아릴 수 없는 은총의 선물들임을 깨달아 알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과 일치의 여정, 희망의 순례 여정에 충실하는 것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과 일치의 희망의 순례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격려 말씀입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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